미디어레이더 크리젤먼 “정책 입법 연관성 다룬 광고 늘어” … 화이자 150%, GSK 100% ↑
미국 제약회사와 정치가 올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어느 때보다 긴밀해지고 있다. 입법자들은 제약회사에 대한 규제와 정책을 결정할 뿐 아니라 업계의 문화적 인식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인플루언서들과 정치인들을 겨냥한 제약사 광고가 선거 기간 동안 급증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 미디어레이더(MediaRadar)가 광고 판매량와 분석 플랫폼을 근거로 분석한 결과 최근 일요일 아침 TV 토크쇼에 노출되는 광고 지출은 예년에 비해 화이자(Pfizer)는 150%,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는 1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선데이 토크쇼는 전문가들이 정치, 경제, 뉴스를 예측하고 분석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제약사들은 TV가 아닌 미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시사주간지 뉴요커(The New Yorker), 정치전문지인 폴리티코(Politico)와 씨큐롤콜(CQ Roll Call) 같은 인쇄매체에도 광고를 내고 있다. 이 광고는 모두 국가 정책에 관여해 제약사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미디어레이더의 CEO이자 공동창립자인 토드 크리젤먼(Todd Krizelman)은 “이같은 추세는 단지 옳고 그르다는 주관적 논평이 아니라 지금의 현상을 그대로 내보이는 시각일 뿐”이라며 “대통령 선거에 앞서 정보를 알리고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광고가 크게 늘었는데 2016년 대선을 앞두고 보인 경향과는 비슷하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선거 전 광고 내용도 평소와 달라진다. 전형적인 제약사 제품 마케팅 대신 제약사들이 경제에 중요한 이유나 다음 치료제에 투자하고 있는 방법을 다룬 내용의 광고가 많다.
예컨대 화이자의 시리즈 광고는 신약개발 경주가 왜 항상 마라톤인지를 보여준다. 광고는 이 경주가 토끼가 아닌 거북이를 위한 것으로 수천 명의 과학자와 환자뿐만 아니라 수천 개의 화합물과 실험실 테스트를 보여주며, 발굴에서 승인을 통과해 약을 복용하는 데까지 이르는 12년간의 끈질긴 노력을 열거하고 있다. 미국 머크(MSD)의 또 다른 시리즈 광고 역시 발명가로 나선 여러 연구원들과 과학자들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크리젤먼은 “제약사들은 연구원들의 이미지를 착한 사람, 아이를 가진 사람,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부각시킨다. 모든 마케팅이 그렇지만 나는 그것이 합리적인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그들은 세상에서 좋은 일을 하고 있다. 그들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거나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만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제약사의 인플루언서(명망가)를 타깃으로 한 광고는 시청자나 독자들이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도록 마이크로사이트(microsites, 메시지 전달을 위해 축약적으로 구성한 웹사이트)나 전용 웹사이트에 링크를 건다. 이런 사이트는 더 많은 정보와 교육자료를 제공해 제약사들을 긍정적으로 포지셔닝하는데 도움을 준다.
미국내 제약사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신약개발 드라이브에 힘을 받고 있으면서도 고가 난치성질환 및 희귀질환 약에 대한 약제비를 삭감해야 한다는 민주당 성향 정치인과 전문가, 민간 의료보험회사, 공적 의료보험 등으로부터 압박을 당하고 있다. 따라서 제품의 효능보다는 제약산업의 가치와 존재 이유를 설명하는 정책성 광고를 선거에 앞서 더 많이 노출시킬 필요가 있다.
물론 제약산업만 선거 기간 동안 광고 지출을 늘려야 하는 유일한 규제 산업은 아니다. 크리젤먼은 “보험회사들과 코흐 엔터프라이즈(Koch Enterprises)와 같은 민간 지주회사뿐만 아니라 BP 등 에너지기업, 보잉 등 운송회사들도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광고 지출을 크게 늘렸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광고가 이렇게 과장된 것을 직관적으로 분석하자면 집권당의 변화가 주요 규제기관의 수장 선출에 큰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 FTC)의 수장이 정권 교체로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