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약업계 수익성 위한 약가인상 분위기에 역류 … 美 의회 트럼프 탄핵 좌절 여파로 물가인하 압박 예고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바르는 관절염치료제 ‘볼타렌겔’과 알콘의 올로파타딘 성분 점안제가 미국에서 지난 14일 전문약에서 일반의약품(OTC)로 스위치됐다.
올드 브랜드로서 점차 판매량이 줄자 고육지책으로 일반약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볼타렌에멀겔50g’(성분명 디클로페낙 diclofenac)이 일반약으로 나와 있으며 급여로 처방되기도 한다. 히스타민 성분의 알레르기성 결막염 점안제는 국내서 전부 전문약으로 묶여 있는데 이번에 알콘은 미국에서 전향적으로 일반약으로 전환했다. 패터데이(Pataday, 올로파타딘 0.2%, Olopatadine)와 패터놀(Patanol, 올로파타딘 0.1%) 두 품목이다.
오래된 브랜드이지만 유명 제품은 낮은 비용으로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특히 미국처럼 진료비가 높고 병의원 문턱이 높은 데서는 더욱 그렇다.
일반약 전환 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GSK와 알콘은 소비자가 스스로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써도 무방하다는 데이터를 근거로 제시했다. 의료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충분히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입증했다.
볼타렌겔은 200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골관절염 국소치료제로 승인받았다. ‘Pataday Twice Daily Relief’(하루 2회 점안)과 ‘Pataday Once Daily Relief’(하루 1회 점안)은 각각 1996년과 2004년에 허가받았다. 패터데이 하루 2회 점안제는 패터놀로 이름을 바꾸고 알레르기성 결막염 치료제로 승인됐다.
지난 1월 글로벌데이터(GlobalData) 조사 결과 미국 제약업계에서 의약품 가격 책정과 의약품 상환(보험급여)는 올해의 최고 이슈라고 답한 응답자가 49%에 달했다. 그만큼 걱정거리라는 얘기다. 다음으로 14%가 미국의 정치적 분열을 꼽았다. 이밖에 아마존(Amazon)의 의약품 판매 진출, 생물학적제제의 특허만료 등을 우려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과 알콘처럼 가격을 인하하는 방향으로 일반약 전환을 추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올들어 수백개의 의약품 가격이 오히려 올랐다. 올해의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5%로 전년의 6.3%보다 다소 낮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 탄핵 실패의 여파로 미 의회를 중심으로 물가 인하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미국 금융가는 보고 있다.
한국은 진료비용이 낮아 올로파타딘 점안제가 전문약에서 일반약으로 풀려봐야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직접 이익이 작을 수 있지만 안전하고 효용성 높은 약은 일반약으로 많이 풀릴수록 소비자의 접근성과 편의성이 높아진다는 데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참고해야 한다. 특히 안구건조증 치료를 위한 히알루론산 점안액 전부가 전문약으로 묶여 있는 것은 안과의사와 안과 전문 제약사만의 이익을 위해 눈감고 있는 배임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