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미국 현지시각) 클로비스온콜로지(Clovis Oncology)의 ‘루브라카’(Rubraca 성분명 루카파립, rucaparib)가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의 우선심사 대상으로 선정된 데 이어 라이벌인 아스트라제네카와 미국 머크(MSD)의 ‘린파자캡슐’(Lynparza 성분명 올라파립, olaparib)도 지난 20일 동일 적응증에 우선심사 대상으로 승인됨에 따라 양자 간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들 PARP억제제에 대해 그동안의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우선심사에 들어가 올 2분기 중 결과 도출할 예정이다.
FDA는 작년 유럽종양학회 연례회의(European Society for Medical Oncology, ESMO) 연례회의에서 발표된 린파자의 3상 임상시험 데이터에 근거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 린파자는 당시 췌장암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66%까지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
BRCA1, BRCA2 또는 ATM 돌연변이를 가진 남성 암환자는 린파자 치료로 암 악화 없이 중앙값 7.4개월의 무증상기간을 보였다. 이는 존슨앤드존슨(얀센)의 ‘자이티카정’(Zytiga) 또는 화이자 및 아스텔라스의 ‘엑스탄디연질캡슐’(Xtandi)와 같은 차세대요법으로 치료받은 환자의 경우 3.6개월에 비해 의미있는 결과로 해석된다.
MSD의 글로벌 임상개발 책임자인 로이 베이네스(Roy Baynes) 수석부사장(SVP)은 “린파자가 게임 체인저라고 생각한다”며 “린파자는 3개의 유전자변이 중 하나를 보이거나 또는 상동재조합복구(homologous recombination repair, HRR) 유전자 변이를 보인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클로비스는 이미 2018년 여름에 글락소스미스클라인 계열사인 테사로(Tesaro)의 ‘제줄라캡슐’(Zejula)과 린파자를 앞서는 전립선암 치료효과를 보여준 바 있다. 오는 5월 15일까지 루브라카의 전립선암 적응증 허가 여부가 나온다. 반면 린파자는 난소암·유방암·췌장암 치료제로서 제줄라와 루브라카를 압도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전립선암 분야에서는 루브라카를 추격하는 입장이다.
FDA의 기조는 린파자에 대한 규제 완화이며 그 결과 지난달 31일 췌장암 승인이 떨어졌다. 이 승인은 임상시험 피험자 규모가 작고 췌장암 치료효과를 판독하는 영상판독 기술에 한계가 있다는 FDA 자문 패널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