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주 니덤(Needham) 소재 베라스템온콜로지(Verastem Oncology)가 지난 8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 쥬가이제약사(Chugai Pharmaceutical)와 KRAS 변이 양성 암을 표적하는 신약을 도입키로 하는 라이선스인 협약을 300만달러에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베라스템은 쥬가이로부터 RAF/MEK 억제제 신약후보물질인 CH5126766(CKI27)의 전세계 개발 및 독점판매권을 얻게 된다. 베라스템은 투자자들과 연락해 신약의 가능성 및 개발 관련 업데이트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CH5126766는 베라스템의 초점성유착키나제(focal adhesion kinase, FAK) 억제제인 데팍티닙(defactinib)과 병용해 KRAS 양성인 난소암, 비소세포폐암, 대장암 등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FAK는 세포와 기질 간의 접착에 따른 신호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인산화 효소이다.
또 만성림프구성백혈병(chronic lymphocytic leukemia, CLL)과 소림프구임파종(small lymphocytic lymphoma, SLL)을 가진 젊은 환자들을 위한 1차 치료법으로 재발성 및 난치성 혈액암 치료제 ‘코픽트라’(Copiktra 성분명 두벨리십, duvelisib)도 임상 중이다.
이번 협약에 따라 베라스템은 CH5126766의 개발과 판매를 담당하고 쥬가이에 선투자금 300만달러와 추가 로열티를 지급할 예정이다. 베라스템 측은 “신약의 가능성을 감안해 다양한 파트너십 전략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으나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댄 패터슨(Dan Paterson) 베라스템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KRAS 변이 비소세포폐암 대상 데팍티닙 단일요법 결과를 근거로 내부적으로 데팍티닙과 시너지를 내는 약물 계열을 찾기 위해 전(前)임상 노력을 기울였다”며 “MEK억제제인 CH5126766와 병용했을 때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흥미로운 두 약물의 초기 임상 결과가 쥬가이와 협업하는 계기가 됐으며 공격성 및 재발성이 높은 KRAS 변이 암환자를 위한 병용요법 개발 프로그램을 가속화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올해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개발 계획 및 신약허가 경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계약은 베라스템이 릴리 출신 브라이언 스터글릭(Brian Stuglik) 새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맡은 지 약 6개월 후에 시작됐다. 로버트 포레스터(Robert Forrester) 전 베라스템 CEO가 경영에서 물러난 지 한 달 만에 스터글릭이 임명됐다. 스터글릭은 현재 운영비를 절감하기 위해 회사의 포지션 40여개를 줄일 예정이다.
스터글릭의 전임자인 포레스터는 2011년 베라스템에 COO로 입사한 후 2013년 크리스토프 웨스트팔(Christoph Westphal)를 밀어내고 CEO에 앉았다. 포레스터는 주요 신약후보물질 자산을 마련한 후 애브비와 인피니티가 폐기한 두벨리십을 중심으로 자산을 재편하는 등 파란만장한 시기에 회사를 이끌었다.
현재 코픽트라로 알려진 힘든 경로를 거친 두벨리십은 2018년 FDA에 CLL, SLL, 여포성림프종(follicular lymphoma) 3차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약의 사용을 제한하는 블랙박스 경고문도 받아야 했다. 베라스템 측은 코픽트라가 연간 1000만달러 가량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분석가들은 그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코픽트라의 최고 매출액은 8억5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베라스템은 코픽트라를 재발성 및 난치성 혈액암과 CLL 및 SLL 앓는 젊은 환자들의 1차 치료법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사노피는 작년 특정 지역에 코픽트라를 판매하기로 베라스템과 계약했다.
가야 할 길이 멀고 넘어야 할 장애물도 많지만 베라스템은 이번 거래로 비슷한 성과를 거두기를 바라고 있다. 베라스템은 기사 발표 직전인 7일 종가는 주당 1.26달러였으나 8일 종가는 1.72달러로 급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