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글로벌 제약사 테바가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 Opioid) 불법 마케팅과 관련해 수억달러의 배상금을 물어내는 내홍을 겪은 지 얼마되지 않아 이번엔 불법 리베이트(kick back) 논란에 휩싸였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테바는 다발성경화증 신약 ‘코팍손프리필드주’(Copaxone 성분명 글라티라머 아세테이트, glatiramer acetate)과 파킨슨병 치료제 ‘아질렉트정’(Azilect 성분명 라사길린 rasagiline)의 처방을 늘리기 위해 의사들에게 돈을 지불했다고 1년 여 주장해 온 내부고발자와의 소송을 5400만달러에 해결하기로 지난 6일(현지시간) 합의했다. 테바는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들 의약품은 국내서 한독테바가 판매하고 있다.
찰스 아르슈타인(Charles Arnstein)과 호삼 시니시(Hossam Senousy) 전 테바 판매담당자는 외부강사료 명목으로 의사들에게 돈을 주기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어 약 처방을 부탁했다며 2013년 테바를 고소했다. 이들에 따르면 프로그램은 교육적이지 않았으며 단지 약물을 처방하기 위해 의사들에게 돈을 지불하는 통로가 됐을 뿐이었다.
이듬해 미국 법무부는 소송 개입을 거부했고 내부고발자들은 스스로 소송을 진행했다. 형사재판이 아닌 민사재판이 된 셈이다. 테바는 소송을 취하시키려 시도했으나 올해 초 미국의 한 판사가 회사의 약식판결 움직임을 거부했다. 법원은 ‘테바의 공정거래 준수 서면자료에 기술된 내용은 적합해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회사 지침을 제대로 따르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소송 취하를 막았다.
코팍손과 아질렉트 모두 연방보건프로그램의 적용을 받는 의약품이기 때문에 부정청구방지법(False Claims Act) 및 킥백방지법(anti-kickback statute)을 위반했다는 게 소장에 적힌 주장이다. 킥백 방지법은 연방의료프로그램 사업의 소개나 개입을 위해 어떠한 금품이나 그에 상당하는 대가를 받지 못하도록 광범위하게 규제하고 있는 형법이다.
이번 합의는 테바가 연간 30억달러의 비용 삭감과 막대한 부채를 줄이는 등 1년 여에 걸쳐 기업구조조정을 하는 와중에 이뤄졌다. 앞서 테바는 지난해 6월 미국 오클라호마주에서 열리는 오피오이드 재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8500만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오하이오주 자치군 2곳에서 각각 2000만달러와 2500만달러에 해당하는 무료 약품을 제공해 오피오이드 소송을 해결했다. 그러나 이를 제외하고는 전국적으로 퍼져 있는 여러 오피오이드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의 무료 의약품을 제공했지만 아직 합의가 이뤄진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