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젠&노바티스, 테바, 릴리 이어 4번째 신약 … 2025년 예상 연매출 4억8600만달러
아일랜드 더블린오에 본부를 둔 엘러간(Allergan)의 경구용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CGRP) 억제 급성 편두통 치료제 ‘우브렐비’(Ubrelvy 성분명 우브로게판트, ubrogepant)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CGRP 표적 항체의약품은 중증 두통을 유발하는 CGRP를 차단해 편두통을 예방하는 새로운 약물이다. 편두통 분야는 작년 하반기부터 FDA, 유럽의약품청(EMA) 등 주요 글로벌 허가문턱을 넘기 시작했다.
암젠과 노바티스가 공동 개발한 ‘에이모빅’(Aimovig 성분명 에레뉴맙, erenumab)이 작년 5월 FDA로부터 첫 허가를 받았다. 이어 테바(Teva)의 ‘아조비’(Ajovy 성분명 프레마네주맙, fremanezumab-vfrm)가 지난해 9월 FDA 시판 승인을 받았다. 국내에선 CGRP 억제제 중 최초로 한국릴리의 ‘앰겔러티120밀리그램/밀리리터프리필드시린지주’ (Emgality, 성분명 갈카네주맙, Galcanezumab)가 올해 9월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고, 지난 12월 2일 비급여 출시됐다. 에이모빅과 아조비는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지 않았다.
총 3가지 신약이 요즘 한창 시장점유율율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외신은 우브렐비의 귀추에 주목하고 있다. 외신은 우브렐비와 바이오헤븐파마슈티컬(Biohaven Pharmaceutical)의 경구용 급성 편두통치료제인 CGRP 억제제 ‘리메지판트’(Rimegepant)가 내년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리메지판트는 아직 FDA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우브렐비는 내년 1분기에 시판될 예정이다.
FDA는 임상시험 결과 우브렐비가 대부분 환자의 통증을 빠르게 완화해 위약 대비 효과를 보였으며 메스꺼움, 빛·소리 민감성 등 다른 증상 개선에도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피터 고즈비(Peter Goadsby)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병원 신경학 교수는 “나를 비롯해 환자를 위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굉장히 환영 받는 개발”이라고 말했다.
암젠은 에이모빅을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섰으나 최근 릴리의 앰겔러티가 좋은 반응을 얻는 추세다. FDA는 지난 6월 릴리의 앰겔러티를 편두통(migraine) 외에 군발성 두통(cluster headache) 치료제로 승인한 데 이어 지난 10월엔 급성 편두통 치료제 ‘레이보우’(Reyvow, 성분명 라스미디탄, lasmiditan)도 승인했다.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인 레이보우는 연방 마약단속국(Drug Enforcement Administration, DEA)으로부터 약물 남용 위험 심사를 받은 뒤에야 판매가 가능할 전망이다. 다른 중추신경계 관련 약물처럼 레이보우도 FDA 승인 후 90일간의 DEA 심사를 거쳐 2020년 초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 편두통 표준치료제는 트립탄(triptan) 계열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1990년대에 시판된 트립탄 제제들은 세로토닌 수용체를 자극해 편두통을 막고 염증을 줄이며 혈관을 수축시킨다. 혈관을 수축하는 트립탄의 작용 탓에 뇌·심혈관질환에 위험 요소가 있는 편두통 환자에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되고 있다. 심장마비 또는 뇌졸중 위험이 높은 사람들은 마비, 현기증, 졸음 등의 부작용이 있어 복용하기가 어렵다.
편두통 치료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자 하는 엘러간은 트립탄 제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에게 우브렐비를 대안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하는 인식 전환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엘러간은 다른 경구용 CGRP 억제제인 아토제팬트(atogepant)도 개발 중이다. 엘러간은 지난 6월 애브비와 논의한 인수·합병 계약에 따라 내년에 애브비에 통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