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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美FTC, 일루미나의 퍼시픽바이오社 12억달러 인수합병 승인 거부
  • 송인하 기자
  • 등록 2019-12-19 12:01:00
  • 수정 2020-09-15 11:5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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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cBio의 롱리드시퀀싱 기술발전 및 가격경쟁 저해 판단 … 내년 8월 청문회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일루미나 본사 전경
미국 연방무역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 FTC)가 DNA 염기서열 분석 시장의 최강자인 일루미나가 신흥 라이벌 회사인 파시픽바이오(Pacific Biosciences, PacBio)를 12억달러에 인수하려는 시도가 실질적인 경쟁에 유해하다고 판단, 인수 절차에 제동을 걸었다고 19일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FTC는 임시 규제나 연방 정부의 금지 명령이 내려질 수 있도록 근거를 명확히 마련할 예정이며, 일루미나가 행정법원에 청문절차를 밟는 동안 현재의 사업에 지장이 없도록 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게일 레빈(Gail Levin) FTC 경쟁국 부국장은 “독점적 기업이 잠재적인 경쟁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이번 거래는 독점기업의 시장 장악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인수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FTC 청문은 2020년 8월에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DNA 염기서열 분석기 시장의 최강자인 일루미나는 또다른 라이벌 회사인 퍼시픽바이오를 주가에 71% 프리미엄을 얹혀 인수키로 계약을 맺었다. 일루미나의 2017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27.5억달러, 7억2000만달러임을 감안할 때 12억달러를 쏜 것은 큰 결정이 아닐 수 없었다.
 
퍼시픽바이오가 개발해온 3세대 긴염기서열분석(long-read sequencing technology)을 흡수하기 위해서다. 이 기술은 게놈 중 희귀질환 등에서 나타나는 다양하고 구조적인 변이를 더 쉽게 찾아낼 수 있다. 반면 일루미나는 짧은 염기서열을 빠른 속도로 분석해내는데 강점이 있어 이를 보완하는 기술이 필요했다.
 
일루미나는 DNA를 무작위로 여러 조각으로 나눈 뒤 여러 번 염기서열을 분석해 조각난 DNA 정보를 하나로 합치는 반면 퍼시픽바이오는 나노기술을 이용해 주로 긴 DNA 염기서열을 분석한다. 일루미나가 DNA 염기서열분석에서 최강자가 된 것은 10여년 전만해도 한 사람의 DNA전체 염기서열(게놈)에 1000만달러가 들였으나 일루미나는 이를 1000달러로 낮췄기 때문이다. 퍼시픽바이오의 방법으로는 현재 1만2000달러가량이 든다.
 
긴염기서열분석 분야에서 옥스퍼드나노포어(Oxford Nanopore)도 나노 구멍을 이용한 DNA 분석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일루미나는 퍼시픽바이오의 기술 정확도가 더 높다고 판단해 인수키로 했다는 관측이다. 퍼시픽바이오 인수합병이 성사될 경우 long-read sequencing 시장은 2017년 6억6000만달러 규모를 2022년 25억달러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으로 기대됐다.
 
FTC는 퍼시픽바이오가 더 정교한 차세대 염기서열분석기술 개발을 통해 관련 가격을 낮춰야 하고 80%대에 달하는 일루미나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만약 두 회사가 합병되면 양사 간 long-read sequencing 및 short-read sequencing 경쟁을 통해 혁신이 이뤄지고 신제품을 개발하려는 동기가 감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루미나 대변인은 FTC 결정과 관련, “동의하지 않는다. 규제 승인 절차를 거쳐 인수를 추진하겠다”며 “퍼시픽바이오 인수는 업계와 고객들에게 이롭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퍼시픽바이오 관계자는 언급을 피했다.
 
이번 FTC 결정이 인수를 가로막는 첫번째 타격은 아니다. 이미 지난 10월 영국 시장경쟁국(Competition and markets authority, CMA)은 “합병은 시장경쟁을 심대하게 훼손할 것”이라며 “영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소수의 경쟁자만을 남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세대염기서열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을 놓고 각축전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나노포어(Nanopore) 기술의 대표주자인 옥스퍼드나노포어가 신규 장비를 시장에 내놓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온테라(Ontera, 옛 Two pore guys) 등은 기존 나노포어 기술을 변형시키며 지카바이러스 진단키트 등을 개발하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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