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이자의 벤처캐피탈 회사인 화이자벤처스(Pfizer Ventures)가 지난 4일(현지시간) 프랑스 코트다쥐르주 마르세유시 소재 임체크테라퓨틱스(ImCheck Therapeutics)의 5300만달러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참여했다.
임체크테라퓨틱스는 감마델타(γδ)T세포에 초점을 맞춘 항체 개발 업체이다. 이번 투자금은 고형암 및 혈액암을 적응증으로 갖는 주요 신약후보물질을 임상단계로 진입시키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T세포는 두 개의 돌기에서 형성된 수용체가 있어 다른 세포와 정보를 주고 받는다. 그 중에서 α(알파), β(베타) 사슬로 이뤄진 T세포 수용체를 가지는 것을 알파베타T세포, γ(감마), δ(델타) 사슬로 이뤄진 T세포 수용체를 감마델타T세포라고 한다. T세포의 대부분은 알파베타T세포에 속하며 감마델타T세포는 2~3% 정도이다.
암세포의 40%가량은 암세포임을 표식하는 주조직적합복합체( major-histocompatibility-complex, MHC) 클래스I 유전자 염색체를 생성하지 않아 알파베타T세포로 공격하기 어렵다. 반면 감마델타T세포는 항원과 MHC 표식 없이도 암세포를 감지한다. 암세포에서 나오는 IPP(아이소펜테닐피로인산 isopentenyl pyrophosphate, IPP)뿐만 아니라 지질항원,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감염된 세포 등을 신속하게 발견해 공격하는 특징을 갖는다. 감마델타T세포치료는 면역치료법의 일종으로 환자의 림프구에서 채취한 감마델타T세포를 활성화 증식시켜 다시 체내로 되돌려 바이러스를 공격한다.
2015년에 설립된 임체크는 독일 베링거인겔하임 벤처펀드로부터 시리즈A에서 2000만유로를 투자받은 것을 계기로 2017년 감마델타 T세포 초기 연구에서 입지를 굳혔다. 임체크는 시리즈A 투자금으로 다니엘 올리브(Daniel Olive) 임체크 과학설립자(Scientific Founder)이 토대를 마련한 감마델타T세포 변조 관련 분석으로 사업화를 착수할 수 있었다. 면역-종양학에서 입증된 역량을 기존과 다른 T세포 연구로 이끌게 됐다.
2017년에 계획했던 2020년 임상단계 진입을 앞두고 결행 시점이 바짝 다가오자 임체크는 임상시험을 밀어붙이려면 더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임체크는 항-BTN3A항체인 ICT01의 임상개발 착수가 내년 초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이에 화이자벤처스는 프랑스 공공투자은행(Bpifrance)과 함께 시리즈B 투자를 공동 주도해 신생벤처의 재정 지원에 합류했다. 잇따라 독일 뮌헨 소재 웰링턴파트너스(Wellington Partners), 미국 매사추세츠주 에이전트캐피털(Agent Capital), 미국 캘리포니아주 알렉산드리아벤처투자(Alexandria Venture Investments) 등도 투자 신디케이트(syndicate, 기업연합)에 참여했다. 멤버를 보면 이전 시리즈A 투자보다 더 국제화된 느낌이다. 기존 투자자들도 시리즈B 투자금 5300만달러 중 상당액을 기여했다.
신디케이트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지리적 안배는 임체크의 전략에 반영될 예정이다. 임체크는 미국에서 개발 협업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번에 투자받은 금액의 상당 부분은 임상 1상 용량증가시험(dose escalation trial)에 쓰일 전망이다. 임체크는 ICT01을 고형암 및 혈액암 단일요법으로 먼저 테스트한 후 항PD-1/PD-L1 체크포인트 억제제(MSD 키트루다/로슈 티쎈트릭 등)와 ICT01 병용요법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임상 1상은 BTN3A항체 신약후보물질의 작용이 감마델타T세포를 자극한다는 아이디어를 입증하는 초기 시험이 될 전망이다. 이는 BTN3A 아형(isoform)이 T세포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가 된다.
임체크는 ICT01 외에 이와 유사한 여러 초기 신약후보를 전임상 개발 중이다. 암 분야에서 다른 BTN 표적들을 활성화 또는 억제했을 때의 효과를 탐구하고 있다. 자가면역질환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인 BTN 길항제 신약후보물질도 갖고 있다. 시리즈B 투자유치액의 일부는 자가면역질환 분야에도 지원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