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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젠 알츠하이머치매 신약후보 ‘아두카누맙’ 무덤에서 되살리기?
  • 송인하 기자
  • 등록 2019-10-24 18:37:17
  • 수정 2020-09-16 10: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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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초 美 FDA에 BLA 신청 … 주요 효능 충족 못했지만 고용량서 약효 자신, 기존 무용성 평가결과 반박
바이오젠은 아두카누맙의 무용성 평과결과를 반박하는 업데이트 프레젠테이션 자사 홈페이지에 올렸다.
잇달아 임상실패의 고배를 마시던 바이오젠(Biogen)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아두카누맙(aducanumab)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바이오의약품 품목허가신청(BLA, biologics license application) 절차를 밟기로 했다. 지난 3월 임상 3상 중간평가 결과 주요 효능을 충족시키지 못해 중단했던 임상시험 데이터를 분석해 아두카누맙을 부활시켰다.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Eisai)가 함께 개발한 아두카누맙은 특정 단백질에만 반응하도록 제조한 단일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로 뇌 속에 쌓이는 노폐물인 베타아밀로이드(Aβ)의 응집을 차단하거나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2015년 임상 1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 3상에서 2건의 임상시험을 동시에 진행했다. 여러 종의 원자 혹은 원자단이 반복 연결되며 형성돼 가장 난해한 베타아밀로이드(Aβ)의 올리고머(oligomer) 형태를 공격하는 기전을 확인했다. FDA 의약품신속심사(패스트트랙) 대상에 오르는 등 성공 가능성이 높은 약으로 꼽혔지만 효능평가 기준 미달로 올해 초 시험을 중단했다.
 
그러나 지난 22일 바이오젠은 기존의 무용성 분석(futility analysis) 결과가 고용량 아두카누맙 치료를 받은 소규모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얻은 데이터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면서 아두카누맙 업데이트 프레젠테이션을 자사 홈페이지에 올렸다. “무용성 분석 결과는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무용성 분석은 개발 중인 의약품이 치료제로 가치가 있는지를 따져 임상시험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바이오젠의 확신에 찬 판단이 잠재적으로 규제당국의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이지만 바이오젠은 외부 고문 및 FDA 논의 이후 내년 초 아두카누맙 승인 신청을 지지할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바이오젠은 임상3상 ‘EMERGE’에서 아두카누맙 고용량을 투여한 일부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기능과 일상생활에서 증상 악화를 늦추는 효과를 확인했으며 심각한 부작용도 없었다. 또 정해진 시험 마감날짜에 따라 기록한 p값이 0.010 혹은 0.031으로 ‘임상치매평가(Clinical Dementia Rating. CDR)’ 척도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증상의 개선이 있었다고 연관지었다. 통상 보통 p값(p-value)이 0.05이하이면 연구결과의 신뢰도가 통계적으로 보증된다. 낮을수록 통계적 유의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3상의 두 번째 임상시험 ‘ENGAGE’에서는 치매척도와 인지기능 테스트에서 위약군보다 못한 결과를 보였다.
 
무용성 분석을 받았던 시기에 바이오젠은 두 임상 시험의 데이터에서 차이를 발견했으나 설명하지 못했다. 현재는 EMERGE에서의 고용량 투여를 개선효과를 유도한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고, ENGAGE 임상에서도 일부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두 시험은 동일하게 설계되었으므로 바이오젠은 왜 EMERGE에 참여한 환자 가운데 고용량 투여군이 비정상적으로 많은지 설명할 방법이 필요하다. 바이오젠은 왜 프로토콜을 변경했는지에 대해 설명해야 할 시점이다. 프로토콜이 바뀌면 임상환자 모집 등록 시기에 따라 연구마다 임상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젠은 이를 예견했으나 자료를 왜곡할 만한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오는 12월 발표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FDA가 바이오젠의 사례를 어떻게 다룰 것이냐다. FDA는 최근 몇 년 동안 과거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미충족 의료 수요를 가진 의약품을 승인하려는 의지를 보여 왔다. 바이오젠의 증빙 서류 제출은 관례에 다소 벗어나 FDA가 새로 정한 기준에 맞춰 준비될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시간) 오전 바이오젠의 주가는 40%이상 급등해 전 거래일 대비 26.11% 오른 채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 뉴욕 투자기업인 제프리스(Jefferies) 분석가들은 투자자들에게 보낸 쪽지에서 “EMERGE 임상결과는 아두카누맙이 기존 약의 효과보다 더 나은 것을 원하는 환자에겐 훌륭하지만, ENGAGE 임상결과에선 완치를 기대하는 환자들에게 훨씬 효능이 떨어져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실은 이와 정반대로 임상치매평가척도는 잠재적으로 부정적인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바이오젠은 “고용량을 투여할수록 환자에서 유익성을 보여 (효능을 입증하는 데)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고 강변했다.
 
바이오젠의 이같은 발표는 제약업계와 증권가를 깜짝 놀라게 했다. J.P. Morgan의 분석가 코레이 카시모브(Corey Kasimov)는 “모든 FOMO(The fear of missing out,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 거래가 다시 돌아온 것을 의미하는가? 우리는 오늘 아침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병 신약후보물질인 아두카누맙이 무덤에서 다시 돌아왔다는 소식에 다소 말문이 막힌다”며 충격을 표현했다.
 
브라이언 아브라함스 RBC 투자분석가는 “ENGAGE 연구에서 나온 데이터는 높은 복용량에서 약이 아무런 효능을 나타내지 않았고 심지어 일부 환자들에겐 더 나쁜 증상까지 나타냈다는 걸 보여줬다”고 반박했다.
 
FDA의 승인이 수년간 미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데이터가 이 정도로 애매한 것을 감안하면 FDA가 승인을 내기 전에 다른 말기 효능 연구 데이터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수 년 간 승인이 미뤄질 수도 있다”며 “만약 규제 당국이 승인을 하더라도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지불하려면 이 약이 질병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보험사를)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두카누맙의 허가 가능성 제기에 국내에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 중인 바이오기업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며 “바이오젠의 성공적인 임상으로 메디프론도 임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고, 줄기세포나 천연물신약 등을 활용해 연구 중인 업체들의 파이프라인 현황과 기술수출의 가능성 여부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놨다.
 
국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업체로 꼽히는 메디프론, 젬백스, 아이큐어, 메디포스트 등도 23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모두 주가가 상승해 바이오젠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메디프론은 심지어 이날 장중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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