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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 변신은 어디까지? 혈액암 치료 열쇠로 부상
  • 송인하 기자
  • 등록 2019-10-11 19:23:50
  • 수정 2020-09-16 15: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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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조빌과 병용 투여로 줄기세포 분출 촉진 … 고효율·저비용·안전성 갖춘 줄기세포이식 가능
화이자의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
조혈줄기세포(Hematopoietic stem cell) 이식을 혈액암 치료로 생명을 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효과적인 세포 채취가 어려운 장애가 존재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산타크루즈 캠퍼스(University of California, Santa Cruz) 연구팀은 화이자의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Viagra 성분명 실데나필, sildenafil)가 골수에서 혈류로 줄기세포를 방출해 세포 채취를 용이하게 한다는 근거를 확보했다.
 
줄기세포 이식 전문의는 전통적인 방법인 ‘과립구집락자극인자(granulocyte-colony stimulating factor, G-CSF)’를 사용해 줄기세포를 증식시킨다. G-CSF는 섬유아세포나 내피세포에서 생산되는 당단백질로 골수 줄기세포를 자극해 백혈구 중 과립구의 집단 형성을 촉진하는 인자로 암젠(Amgen)의 ‘뉴포겐(Neupogen 성분명 필그라스팀, filgrastim)’이 대표적인 약물이다.
 
UC 산타쿠르즈 포스버그랩(Forsberg lab) 연구팀은 실험용 쥐(mouse)에서 비아그라와 사노피 젠자임(Sanofi Genzyme)의 조혈모세포 촉진제 ‘모조빌’(Mozobil 성분명 플레릭사포르, plerixafor)을 병용하면 세포 채취의 효율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엘스비어의 ‘스템셀리포트(Stem Cell Reports)’에 발표했다. 모조빌은 면역자극제로서 암환자 혈류에 더 많은 조혈모세포를 흘려 보내도록 유도한다. 이 때 혈액에서 줄기세포를 추출,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이 연구논문의 수석 저자인 카밀라 포스버그(Camilla Forsberg)는 “두 가지 약물은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비교적 신속하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시험이 가능할 것”이라며 “시험이 성공한다면 줄기세포 이식 준비에 새로운 전략을 제공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줄기세포 기증자는 세포 채취 효과를 높이기 위해 채취 수일 전부터 G-CSF를 맞아야 했다. 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피로, 메스꺼움, 뼈 통증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는 고통이 따랐다.
 
연구팀은 이전에 혈관투과성(vascular permeability)을 증가시키면 조혈줄기세포가 골수에서 혈액 속으로 빠져나가는 데 도움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혈관투과성이 높아지면 단백질 등 고분자가 혈관벽을 쉽게 통과할 수 있다. 이에 혈관벽을 이완하는 비아그라가 줄기세포 증식을 촉진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비아그라는 본래 고혈압·협심증 등 심혈관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고안됐고 현재도 폐고혈압 치료제로 유용하게 투여되고 있다.
 
연구팀이 쥐에게 비아그라 1회 경구 투여와 모조빌을 주사제 투여를 병행하자 2시간 만에 혈류로 2500여개의 조혈모세포가 유입돼 대조군 쥐보다 7.5배 증가한 결과가 나타났다. 이와 대조적으로 비아그라만으로는 효과가 없었고, 모조빌 단일치료법은 겨우 3배 정도 증가했을 뿐이었다. 비아그라를 3일간 복용했을 때 조금 더 나은 결과를 얻긴 했지만 연구팀은 단 1회 복용만으로도 뉴포겐을 4일 복용한 성능과 맞먹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연구팀은 비아그라·모조빌 복합제를 투여하고 채취한 줄기세포를 다른 쥐에 이식했다. 그 결과 모조빌만 투여한 쥐의 줄기세포보다 실용적이고 다양한 잠재력을 가진 줄기세포가 생착되도록 탁월한 이식효과를 가져왔다고 보고했다.
 
‘작은 청색 알약’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비아그라는 미국에서 20여년간 발기부전제로 사용됐으며 과학자들은 이 약의 잠재적인 새로운 쓰임새를 찾고 있다.
 
영국 맨체스터대(University of Manchester) 연구팀은 최근 비아그라와 같은 PDE5 억제제(phosphodiesterase type 5 inhibitor)인 릴리의 ‘시알리스 (Cialis, 성분명 타다라필, tadalafil)가 양(羊) 동물모델에서 심부전 진행을 늦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18년 종양면역학(OncoImmunology) 저널에 게재된 연구에서 캐나다 오타와병원연구소(Ottawa Hospital Research Institute) 과학자들은 비아그라나 시알리스와 세크루스(Seqirus)의 독감백신 ‘아그리플루(Agriflu)’를 결합하면 쥐의 수술 후 암 확산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PDE5 억제제가 골수 유래 면역억제세포(myeloid-derived suppressor cells, MDSCs)를 차단해 전이하는 암세포를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가 겨냥하도록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적인 비영리 암연구기관인 항암약물재정립(Repurposing Drugs in Oncology project, ReDO) 연구팀도 난치성으로 악명 높은 교모세포종(glioblastoma) 치료 등을 포함해 다른 약물을 보완하는 PDE5 억제제의 포괄적인 작용기전을 확인했다.
 
포스버그팀은 연구결과를 인체시험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임상 의사와 협력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비아그라·모조빌이 G-CSF보다 가성비 높은 대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하며 “간단한 복용과 향상된 안전성이 더 많은 임상지원자를 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고, 인체 대상 조혈줄기세포이식이 실현하게 될 것”이라고 이번 학술지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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