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 미로바이오(MiroBio)가 면역세포 조절 연구에 필요한 2700만파운드(한화 395억원)를 시리즈 A에서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면역세포 신호를 자극해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항체 개발에 힘쏟을 예정이다.
옥스퍼드대 혁신과학연구소(Oxford Sciences Innovation, OSI)의 면역학자인 시몬 데이비스(Simon Davis)와 리처드 코널(Richard Cornall)가 설립한 미로바이오는 최근까지 면역신호기전(immune-signaling mechanism) 연구를 진행해왔다. 세포수용체가 신호전달을 할 때 과도하거나 거꾸로 미흡하게 면역반응을 보이는 것을 조심스럽게 줄타기하듯 감시한다는 것을 연구로 규명했다. 비정상적인 면역체계로 발병하는 질환을 더 명확하게 표적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기존 옥스퍼드 바이오연구는 건강한 면역세포를 공격하는 시스템을 저지하는 항체를 활용하는 게 전형적인 패턴이왔다. 하지만 미로바이오는 사고의 전환을 통해 면역반응을 증강시키는 항체를 다양한 연구 끝에 우연히 발굴해 이를 자가면역질환에 적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자가면역질환은 어떤 원인에 의해 자기 신체의 일부를 공격함으로써 일어난다. 하시모토 갑상선염, 자기면역성 용혈성빈혈, 피부경화증 등이 이에 해당한다.
미로바이오에 투자를 결정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시 삼사라바이오캐피털(Samsara Biocapital) 설립자인 스리니 아카라주(Srini Akkaraju) 대표는 “미로바이오는 면역세포활동을 조절하는 혁신적인 접근법을 가지고 있다”며 “수용체 신호전달의 이해와 상세한 병리학적 지식, 약물개발 관련 전문성이 결합돼 다양한 적응을 갖는 의미 있는 신약을 개발할 강력한 잠재성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디어의 잠재력은 OSI와 삼사라의 결합을 이끌어냈고, 영국 런던 벤처기업 애드밴트생명과학(Advent Life Sciences)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계열사 에스알원(SR One)의 후속 투자를 가져왔다. 미로바이오는 이번 투자금으로 선도 과제를 설정하는 동시에 운영진을 꾸릴 계획이다.
하지만 운영진 구축에서 현실적으로 커다란 간극이 존재한다. 미로바이오의 팀 퍼넬(Tim Funnell) 경영 부사장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벤처기업인 서드락앤신코나(Third Rock and Syncona) 출신으로 OSI를 거쳤다. 미로바이오가 바이오벤처나 설립자로부터 경험 많은 인력과 네트워크를 끌어들일 수 있겠지만 퍼넬을 제외하고는 안정감을 갖춘 관리자가 없어 경영이 연착륙할 때까지는 불안 요소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