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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잇따른 기면증 치료 신약 허가 … '모다피닐' 독주체제 변동 예고
  • 손세준 감수 김홍진 중앙대 약대 교수 기자
  • 등록 2019-08-27 18:33:30
  • 수정 2023-09-11 1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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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리암페톨·피톨리산트 성분 약 국내 출시 예상 … 제품 다각화·진단 증가로 시장확대 전망
최근 미국 내 기면증 치료제 신약 허가가 이어지면서 향후 국내 시장에 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2018년 이전 국내에서 처방되던 기면증 치료제는 두 가지였다. 2002년 허가된 JW중외제약의 ‘프로비질정(성분명 모다피닐, Modafinil)’과 제네릭(복제약) 제품인 한미약품의 ‘모다닐정’이었다.
 
모다피닐 독주체제가 이어진 지 16년 만에 지난해 6월 한독테바 ‘누비질정(성분명 아모다피닐, Armodafinil)’이 시장에 진출했고 다른 기전을 가진 SK바이오팜 ‘수노시'(솔리암페톨, Solriamfetol), 프랑스 바이오프로제(Bioprojet) ‘와킥스'(피톨리산트, Pitolisant) 등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만큼 국내 출시가 예상된다.
 
기면증은 충분한 수면을 취해도 낮 시간에 갑자기 잠이 오는 질환이다. 뇌가 깨어있도록 각성을 유지하는 물질인 히포크레틴(hypocretin), 오렉신(orexin) 분비가 부족한 사람에서 나타난다. 국내 기면증 환자는 7만~8만명 정도로 추산되며 유병률은 0.002~0.18% 수준으로 희귀난치성질환으로 분류돼 있다.
 
오랜 세월 국내에서 거의 유일한 치료제로 활용된 모다피닐은 프랑스 제약회사 라폰(Lafon)이 개발한 각성유도제로 1998년 미국 FDA가 승인했다. 이후 수면무호흡증에 의한 과다수면, 시차로 인한 업무(Shift work) 등 적응증이 추가됐으며 우울증 병용요법,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만성피로 등으로 처방이 확대되고 있다.
 
도파민재흡수억제제(DRI, Dopamine Reuptake Inhibitor)로서 FDA 의약품 정보에 따르면 각성제의 특성인 의존·남용 가능성과 심각한 부작용 위험성이 있지만 다른 각성제에 비해선 양호한 편이다. 1% 이내로 매우 드물지만 중추신경계 흥분, 정신질환, 혈액 및 림프계 이상 등 발생위험이 있어 미국·유럽·한국 등에서 기면증 치료 목적으로만 사용하고 있다.
 
작용기전은 모두 밝혀지지 않았고 뇌내에서 각성도를 높이는 히스타민(Histamine)과 각성 상태를 유도하는 오렉신(Orexin)의 활동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시험에서 보고된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는 발진, 소화불량, 두통 등이다. 그 외의 부작용은 플라시보 실험군보다 적었다. 한 때 ‘머리좋아지는 약’, ‘미군 각성제’ 등으로 알려지면서 기면증 증상이 없는 일반인 처방이 급증하기도 했다.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금융가, 대학가 등을 중심으로 오남용 사례가 빈번히 발생해 문제가 됐다.
 
일반인이 복용하면 각성 효과는 유의미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관찰되나 그 효과가 주의력에 한정된다는 게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한 정설이었다. 하지만 최신 논문에선 과거 연구결과와 달리 인지능력 및 기억력, 사회성 향상 등 효과를 확인하고 있으며 주의력, 집중 및 각성에 명백한 영향을 줬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감기는 3~4시간인 S-모다피닐과 10~15시간인 R-모다피닐로 나뉜다. 모다피닐은 전자의 성질체를 활용하고, 아모다피닐은 후자에 해당한다. 모다피닐은 1일 1회, 1회 200mg 복용을 원칙으로 하며 400mg을 투여해도 유사한 내약성을 보였지만 200mg 투여보다 효과가 더 우수하다는 명백한 근거는 없다. 짧은 반감기로 효과가 빨리 소멸돼 12시간 기준 2~3정을 복용한다.
 
아모다피닐은 1일 1회 150mg 1정을 아침에 복용하며 정도에 따라 하루 최대 250mg까지 증량해 사용할 수 있다. 1정을 복용하면 12시간 정도 약효가 지속되는 대신 과다 복용하면 생활리듬 유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모다피닐 계열이 아닌 새로운 기전의 신약들도 속속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아일랜드 제약기업 재즈파마슈티컬스(Jazz Pharmaceuticals)는 기면증 또는 폐쇄성수면무호흡증(OSA)에서 과도한 졸림증을 개선하는 ‘수노시(솔리암페톨, Solriamfetol)’ 개발을 완료하고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 치료제는 SK바이오팜과 공동 개발한 신약으로 SK 측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12개국에서 전권을 보유하고 있다.
 
수노시는 성인 기면증 및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에서 과도한 주간졸림증을 치료하는 용도로 허가를 취득한 최초의 이중작용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저해제(DNRI)이다. 기면증 환자에선 75mg 또는 150mg을 1일 1회 복용하고, 폐쇄성수면무호흡증 환자에선 증상에 따라 37.5mg, 75mg, 150mg을 1일 1회 복용하도록 허가받았다.
 
지난 8월 15일엔 프랑스 바이오프로제가 개발하고, 미국 하모니바이오사이언스
(Harmony Biosciences, 나스닥 HRMY)가 미국 판권을 갖고 있는 ‘와킥스’가 미국 FDA로부터 승인받았다.  이 약은 국내에서 지난해 10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미쓰비시다나베파마코리아가 올해 약가 산정 등 절차를 거쳐 내년 중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와킥스의 주성분인 피톨리산트는 히스타민 합성과 분비를 막고 있던 히스타민3(H3) 수용체를 억제해 시냅스(synapse)의 히스타민 양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 이전보다 많은 양의 히스타민에 노출돼 활성이 높아진 히스타민 신경세포는 뇌가 깨어있도록 각성상태를 유지하고 몸에 힘이 빠지는 탈력발작(cataplexy)을 막는다. 
H3 수용체는 대뇌피질, 시상하부의 해마, 기저핵에 위치한다. 
 
이 약은 1일 1회 복용하고 투약 첫 주엔 8.9mg, 2주차엔 17.8mg으로 증량하며 추가 증량이 필요하면 3주차부터 35.6mg까지 투여한다. 신장 손상, CYP2D6(cytochrome P450 2D6) 대사 이상을 가진 환자에선 최대 용량을 17.8mg으로 제한한다. 간 손상 환자는 8.9mg을 14일 이상 투여한 이후에 17.8mg으로 증량한다.
 
국내에선 아직 기면증 질환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으로 향후 진단이 확대되면 치료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다양한 기전을 가진 신약이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기면증 치료제 시장은 새로운 경쟁체제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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