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희 보라매병원 교수팀 연구 … 남성 기준 40대 환자 53.8%, 50세 이상 77.8% 근감소증 진단
정세희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국내 성인 뇌성마비 환자의 근감소증 유병률이 50%에 육박한다는 연구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정 교수팀은 성인 뇌성마비 환자 80명(평균 연령 42.8세)을 대상으로 DEXA(이중에너지 X선 흡수법)를 이용한 근육량 평가 및 악력 측정, 신체기능 평가를 실시해 근감소증을 진단했다. 이어 건강 관련 삶의 질(health-related quality of life)을 측정하는 EQ·5D 평가지표로 근감소증 여부에 따른 삶의 질 차이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전체 뇌성마비 대상자 중 47.9%가 근감소증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40세 미만 뇌성마비 환자의 65.0%, 40대 환자 53.8%, 50세 이상 환자의 77.8%가 근감소증을 진단받았다.
여성은 40세 미만 환자의 20.0%, 40대 환자 15.4%, 50세 이상의 100%에서 근감소증 진단이 나왔다.
일반인의 경우 40대 근감소증 유병률은 남성이 11.5%, 여성이 4.8%이다. 즉 남성 뇌성마비 환자의 근감소증 유병률은 정상인의 약 5배, 여성 환자는 약 4배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뇌성마비 장애인은 청·장년기부터 근감소증이 발생하기 시작해 빠르기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Q·5D 지표(만점 1점) 분석에선 근감소증이 있는 뇌성마비 환자의 점수가 0.442점으로 근감소증이 없는 환자의 0.634점보다 낮아 건강 관련 삶의 질도 악화되는 것으로 판단됐다.
정세희 교수는 “뇌성마비는 운동기능 장애로 신체활동이 제한돼 근감소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근감소증은 낙상에 의한 골절, 각종 성인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꾸준한 운동치료와 신체활동을 통해 근력과 신체기능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지금까지 뇌성마비라는 질환은 영·유아기와 소아기의 치료 및 재활에만 초점이 맞춰져 성인 뇌성마비 환자의 건강 문제는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다”며 “성인 뇌성마비 환자의 건강 및 삶의 질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의학적·정책적인 관심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