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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에도 정맥류가? 만성골반통증, 산후조리 문제 아닌 ‘골반울혈증후군’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7-08-08 14:33:36
  • 수정 2017-08-21 14: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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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산 경험 有 30~40대 여성 발병률 높아 … 회음부에 꼬불꼬불한 굵은 혈관 보여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모 씨(38·여)는 몇 달 전부터 유난히 골반통증이 심해 고민이다. 통증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잊을 만하면 다시 욱신거리고, 생리통처럼 배가 묵직한 느낌이 들어 신경쓰인다.
 
박 씨는 “처음엔 생리전증후군을 의심하기도 했지만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업무환경이 문제인 듯해 필라테스 학원을 다니며 자세교정도 받고, 정형외과에서 다양한 검사에 나서며, 심지어 산부인과까지 찾았지만 ‘원인을 모르겠다’는 말만 들었다”며 “남편은 걱정은 커녕 꾀병 아니냐며 놀리는 탓에 기분이 상했던 적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연한 기회에 건강검진을 통해 ‘골반울혈증후군’으로 진단받고 골반통증이 나타난 정확한 이유를 알게 돼 속이 시원하다”고 덧붙였다.
 
출산한 여성이라면 한번쯤 ‘골반통증’을 겪기 마련이다. 임신·출산 과정에서 으레 골반이 넓어진다는 이야길 듣다보니 당연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원인 모를 통증이 간헐적으로 일어난다면 골반울혈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골반울혈증후군은 테일러증후군으로도 불리며 난소정맥 속 판막이 고장나 혈액이 역류하면서 골반 내 정맥총(혈관덩어리)에 울혈이 생기는 일종의 난소정맥류다. 이름조차 어려운 질환이지만 의외로 국내 만성골반통증 환자 10명 중 3~4명이 해당할 정도로 흔하다. 출산한 30~40대 여성이 겪는 만성골반통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골반울혈증후군이 생소한 것은 질병을 찾아내는 과정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난소 쪽에 유발된 정맥류는 혈액을 심장으로 원활히 흘려보내지 못하고 골반에 뭉치며 골반통증으로 이어진다. 이때 환자들은 단순히 ‘골반 주변이 아프다’고만 느낄 뿐, 정확히 난소에 정맥류가 생긴 것을 알 길이 없어 병원투어에 시간을 투자하기 십상이다.
 
김건우 민트병원 정맥류센터 원장(인터벤션 영상의학 전문의)은 “자궁과 골반 주변부는 피부에 비해 신경이 적게 분포돼 있어 통증이 국소화되지 않고 넓은 부위에 나타나 통증이 모호하게 느껴지는 게 특징”이라며 “환자 입장에서는 허리·척추문제, 탈장, 맹장염, 자궁근종 등과 혼동하기 쉽기 때문에 관련 없는 병원을 찾게 되며 치료시기가 더욱 늦어진다”고 말했다.
 
골반울혈증후군은 정맥판막에 선천적으로 이상이 있거나, 출산 등으로 손상되면서 나타나는 게 대부분이다. 출산 횟수가 늘어날수록 증상이 생기거나 악화될 확률이 높고, 반대로 분만 경험이 없는 여성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김 원장은 “임신이 반복되면 골반 속 정맥이 늘어나며 헐거워지고, 출산 과정에서 높은 압력을 받아 손상된다”며 “이때 심장으로 돌아가야 할 혈액이 길을 잃고 정체되며 울혈 증상이 쉽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증상은 골반에 느껴지는 묵직하고 뻐근한 통증이다. 배, 엉덩이 등에 통증이 감지되기도 한다. 생리 직전, 오래 서 있거나 앉아있을 때, 성관계 후 통증이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푹 쉬어주면 증상이 호전돼 이를 가볍게 여겨 치료가 늦어진다. 이밖에 원인 모를 요통을 겪으며, 질염·방광염에 자주 노출되거나, 성교통이 심한 증상이 한 번에 오는 경우에도 정밀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김건우 원장은 모호한 증상보다 골반울혈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지표로 회음부나 사타구니 엉덩이에 꼬불꼬불하고 굵은 혈관이 비쳐 보이는 것을 꼽았다. 허벅지 안쪽, 음부 등에 면발처럼 튀어나온 혈관이 만져진다면 골반울혈증후군일 확률이 높다.
 
이후 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게 된다. 영상의학과를 찾으면 무난하다. 김 원장은 “골반울혈증후군은 산부인과에서 시행되는 일반 초음파보다는 혈관의 기형이 및 흐름을 동시에 파악할 수 있는 도플러초음파를 활용해야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며 “민트병원은 도플러초음파는 물론 자기공명영상(MRI)혈관촬영, 혈관조영술 등 체계적인 영상검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골반울혈증후군으로 진단받은 경우 초기라면 3개월 정도 약물치료를 하며 경과를 지켜본다. 정도가 심하면 색전술을 시행한다. 골반울혈증후군 색전술은 비교적 간단히 방법으로 증상을 개선하는 치료법이다.
 
과거에는 난소에 정맥류가 나타난 경우 자궁을 완전히 적출하는 수술로 여성의 상실감이 컸던 게 사실이다. 반면 골반울혈증후군 색전술은 혈관내 치료법인 ‘인터벤션 시술’의 일종으로 2㎜ 정도 얇은 카테터를 혈관 속에 넣어 역류된 곳을 경화제 등으로 막아 문제 혈관을 차단한다. 피가 모여 늘어난 정맥이 단단히 굳으면서 혈류가 차단돼 증상이 호전되는 원리다. 정체됐던 혈액은 문제 혈관의 주변 정맥으로 고르게 퍼지면서 정상 흐름을 되찾게 된다.
 
김건우 원장은 “골반울혈증후군 색전술은 난소정맥부전과 골반정맥류를 진단과 동시에 치료할 수 있고, 시술 합병증이 없으며, 기존 치료법에 비해 입원 기간이 짧은 게 장점”이라며 “안전하고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의 간단한 시술이면서도 통증 감소 효과가 커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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