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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다운 말고 웰론패딩’ … 비건패션, ‘착한패딩’ 수요 늘어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6-12-29 21:01:30
  • 수정 2017-01-02 19:4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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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NS, 반려동물 가구 늘며 소비 증가 … 필파워 650 안팎이면 보온력 충분

한국에도 ‘비건패션’(Vegun Fashion) 열풍이 불며 모피 불매를 넘어 ‘착한 패딩’을 찾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추세다. 비건패션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모피코트나 패딩점퍼 충전을 위한 거위·오리털 채취 방식에 문제를 느끼며 이를 소비하지 않는 삶의 방식을 택하고 있다. 비건패션은 채식주의를 의미하는 비건(Vegun)에 패션을 합친 말로, 동물을 학대하지 않고 만든 인공소재를 사용한 의류와 잡화를 통칭한다.

지난해 비건패션의 트렌드로 ‘페이크퍼’(fake fur)나 ‘에코퍼’(eco fur) 등이 떠올랐다면 올해는 ‘웰론’이다. 거위나 오리의 솜털을 채운 구스다운·덕다운 패딩 점퍼는 두툼하고 따스해 겨울철을 포근하게 보내도록 하지만 분명 동물학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다운(Down)은 거위, 오리의 가슴과 겨드랑이 부위에 난 솜털을 통칭한다. 솜털은 깃털보다 세밀한 잔털이 더 많고 부드러워서 따뜻한 공기를 머금을 수 있는 함기량이 높다. 다운의 대표적인 원산지는 시베리아, 헝가리, 폴란드 등이다. 북위 45~53도 ‘다운벨트’에서 서식하는 거위나 오리들은 추위를 나기 위한 페더와 다운이 더 풍성하고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는 패딩에 ‘다운’이라는 명칭이 붙으려면 솜털이 최소 75% 이상 함유돼야 한다. 다만 솜털로만 이루어진 패딩은 부풀어 오르는 공간이 적어 보온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어 공기층을 확보하는 억센 깃털을 섞게 된다. 솜털과 깃털의 황금 비율은 8대2 내지 9대1 안팎이다.

문제는 오리와 거위에게서 털을 채취하는 방식이다. 다운 채취는 대부분 살아있는 거위와 오리를 학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수많은 거위와 오리는 도살되기 전까지 수차례 털이 뽑힌다. 최근엔 SNS 등에서 이같은 다운·모피 채취 동영상과 게시글이 떠오르며 ‘꼭 필요한 소비’만 하도록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있다. 과거에 비해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늘어나며 ‘동물권’에 관심이 높아진 것도 한몫 한다.

그렇다고 덜덜 떨며 겨울을 나는 것은 두렵다보니 늘 그렇듯 ‘답을 찾는다’. 이미 시장에는 천연다운 못잖게 따뜻한 화학섬유로 만든 인공충전재가 이미 생산되고 있다. 근래에 나온 것은 아니고 10~20여년 전부터 존재했지만 연구와 개발을 거치며 퀄리티가 상승하는 추세다. 섬유기술이 발달하면서 보온, 방풍, 방수 등 다운 못잖게 극한의 기후에도 견딜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인공충전재가 천연 다운을 절대 따라갈 수 없다고 한다. 천연 다운이 가볍고 따뜻한 것은 솜털의 구조 덕분이다. 거위나 오리의 가슴에 나는 솜털은 중심 핵으로부터 수많은 보푸라기가 뻗어 나온다. 이들 보푸라기들이 공기를 머금어 체열이 빠져나가는 걸 막는 역할을 한다. 또 무게 대비 보온성능은 천연충전재가 월등하며 인공충전재가 훨씬 무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감안해서라도 인공 충전재 패딩을 구입하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가격 면에서는 인공 충전재를 활용한 점퍼가 훨씬 저렴하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소재는 ‘웰론’이다. 포털에서 ‘웰론패딩’은 이미 인기 키워드 중 하나로 부상했다. 웰론은 2004년 국내에서 다운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한 신소재로 저가 패딩의 충전재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폴리에스터 미세 솜털 합성보온재로 오리털을 모방했다.

미국의 화학회사 듀폰은 북극곰의 털을 모방한 충전재를 개발한 바 있다. 공기층은 열전도도가 낮아 내부 온도를 계속 유지시킨 점에 착안, 내부에 공기층이 생기도록 속이 빈 원통 형태의 원사를 엮었다. 이밖에 태양에너지를 흡수해 열에너지로 활용하는 충전재도 개발됐다.

문제는 기존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인공충전재 패딩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패딩에 인공충전재를 넣으면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최근 인공충전재를 활용하고 있는 브랜드로는 △스텔라맥카트니 △노스페이스 △빈폴 △에잇세컨즈 등이 있다.

천연이든 인공소재든 패딩은 공기층이 잘 구성돼 있어야 제대로 보온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이를 ‘필 파워’(Fill Power)라고 한다. 필 파워는 충전재 1온스(28g)를 24시간 동안 압축한 뒤 다시 부풀어 오르는 복원력을 의미한다. 복원력이 좋을수록 열이 밖으로 덜 빠져나가 보온효과가 커진다. 한때 패딩 소매 끝자락에 600, 700 같이 쓰인 숫자는 필 파워를 의미한다. 한국 추위라면 650 정도로 충분하다고 한다.

비건패션을 실천하고 싶다면 패딩 충전재뿐만 아니라 모자까지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겨울용 점퍼는 보온 기능을 위해 모자에 털을 붙이기 마련이다. 대부분 라쿤(미국너구리) 털을 쓰고 있어 옷의 태그 등을 통해 소재를 파악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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