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부랑 할머니병’으로 알려진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져 통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허리와 다리 통증을 동반한다. 증상이 요추간판수핵탈출증(허리디스크)과 비슷해 혼동하기 쉽지만 엄연히 다른 질병이다.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는 신체 움직임이 줄면서 허리 주변 인대나 근육이 쉽게 긴장해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척추관협착증은 노화로 척추관내 인대가 두꺼워지고 비정상적으로 부풀어올라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압박을 받아 발생한다. 허리통증과 다리저림 등이 주로 나타난다.
국내 척추관협착증 환자 대부분은 50대 이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결과 2014년 척추관협착증 진료 환자 131만명 중 93.7%(122만8000명)가 5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골이나 뼈 등이 약해지고 퇴행성 변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여성은 남성 환자보다 약 2배 가까이 많았다.
연령별로는 △50대 26만명(19.8%) △60대 38만9000명(29.7%) △70대 44만4000명(33.9%) △80대 이상 13만5000명(10.3%) 순으로 많았다. 즉 70대 이상 노인 10명 중 1명(12.2%)은 척추관협착증을 앓고 있는 셈이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디스크와 달리 허리를 구부리면 통증이 완화되고 허리를 펼 때 아프다. 누워 있다가 일어나기는 힘들지만 일단 움직이면 허리가 조금씩 부드러워져 통증이 가라앉는다. 다리에 통증이 발생하면 가만히 쪼그려앉아 휴식을 취하면 괜찮아진다. 반면 허리디스크는 누워서 쉬면 통증이 덜하고 움직이면 더 아파지는 경향이 있다.
김하늘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협착된 척추관 주변에 염증이 발생하므로 허리디스크로 오인하기 쉽다”며 ”허리를 앞으로 굽힐 땐 별다른 통증이 없는데 뒤로 젖힐 때 심하게 아프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척추관협착증을 예방하려면 복근이나 허리 주변 근육을 꾸준히 강화해야 한다. 허리 코어근육은 척추 퇴행을 막는 효과가 있다. 빠르게 걷기, 수영, 등산, 간단한 에어로빅 등 운동치료를 병행하면 통증억제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핫팩이나 따뜻한 물수건을 환부에 갖다 대는 방식의 온찜질과 반신욕은 기혈순환을 돕고 통증을 줄여준다.
김 원장은 ”잘못된 자세와 생활습관 개선은 척추관협착증 예방을 위해 필요하다”며 “오래 앉아 있는 자세는 서거나 누운 자세보다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이 훨씬 크므로 업무 중간에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돌거나, 스트레칭을 실시해 굳은 척추근육과 인대를 풀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