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수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팀은 다발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두 개의 약을 쓰는 기존 방법보다 혁신신약으로 평가받는 ‘다라투무맙(Daratumumab)’을 포함한 제3제요법이 더 우수한 치료성적을 나타낸다는 연구결과를 2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의 의학학술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10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항암치료 후 재발했거나, 치료에 반응하지 않았던 다발골수종 환자 569명을 무작위로 두개 집단으로 나눈 뒤 283명에는 기존 약물치료(2제요법)인 레날리도마이드(lenalidomide)와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을, 나머지 286명에게는 2제요법에 다라투무맙을 더한 3제요법을 적용했다.
13.5개월 뒤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다라투무맙 3제요법군은 18.5%, 2제요법군은 41%으로 크게 차이났다. 종양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줄어든 상태를 의미하는 전체반응률은 3제요법군이 92.9%, 2제요법군이 76.4%였다. 완전관해반응(암세포가 모두 없어진 상태) 비율도 각각 43.1%와 19.2%로 큰 차이를 보였다. 미세잔존질환 음성평가에서도 3제요법군은 22.4%로 2제요법군의 4.6%보다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
다발골수종은 혈액암의 일종으로 골수(뼈에서 혈액을 생성하는 부분)에서 백혈구 일종인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급증하는 것을 의미한다. 형질세포는 뼈를 파괴하는 세포기능을 활성화하고 비정상 단백질을 분비해 콩팥을 망가뜨린다. 혈액을 만드는 세포기능도 억제해 빈혈과 출혈을 초래하고 정상 면역글로불린 생성을 줄여 온갖 감염증을 유발한다.
이 질환은 흔한 암은 아니지만 국내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매년 이 병에 걸리는 사람은 20년 전에 비해 30배 이상 많아졌다. 평균 발병 나이는 66세로 고령화사회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암 중 하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예후가 좋지 않고 치료제도 많지 않아 대부분의 환자가 몇 년 안에 사망했다. 하지만 최근 효과적인 신약이 개발되면서 치료성적이 향상되고 있다.
얀센 바이오테크의 신약 다라투무맙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승인받은 혁신적 치료제로 미국에서는 이미 환자를 대상으로 쓰이고 있다. 임상 적용을 위해 최적화된 단클론항체로 다발골수종 세포 표면에 많이 발현되는 항원인 CD38에 밀접하게 결합해 종양세포의 사멸을 유도한다.
윤성수 교수는 “국내 의료계를 대표해 다라투무맙 3제요법의 우수성을 입증한 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세계 최고 반열에 오른 서울대병원의 임상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다발골수종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3상 임상연구엔 수많은 국내외 연구자가 참여했으며 이중 논문저자로 등록된 사람은 극소수다. 국내에서는 윤 교수가 유일하다. 수백개의 기관이 참여한 일본에서도 단 한 명만이 저자로 등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