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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매출 톱10 중 3개는 TNF억제제 … ‘휴미라’ vs ‘엔브렐’ vs ‘레미케이드’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6-08-09 18:23:04
  • 수정 2020-09-13 17:2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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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마티스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 생물학적제제 … 효과 빠르고 관절 구조적 손상 저지
TNF억제제 ‘휴미라’(왼쪽부터) vs ‘엔브렐’ vs ‘레미케이드’미국 통계 전문사이트 ‘스태티스타’가 조사한 지난해 의약품 세계 매출 순위에 따르면 종양괴사인자(TNF, tumor necrosis factor)억제제인 애브비의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adalimumab)가 149억5000만달러(약 16조6438억원)로 2위, 암젠의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 etanercept, 화이자 공동판매)이 94억7000만달러(약 10조5430억원) 4위, 얀센의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맵, infliximab)가 82억달러(약 9조1291억원) 6위로 최상위권에 다수 포진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분석한 건강보험 의약품 청구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TNF억제제 계열 바이오의약품의 국내 매출은 1348억원으로 전년 1151억원 대비 17.1% 증가했다. 휴미라의 경우 2014년 448억원에서 지난해 510억원으로 전년 대비 처방액이 13.8% 늘었다. 엔브렐은 2014년 299억원에서 지난해 325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8.7% 상승했다. 레미케이드는 2014년 294억원에서 지난해 317억원으로 전년 대비 처방액이 7.8% 증가했다. 
 
TNF억제제는 종양괴사인자(TNF)가 TNF수용체에 결합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TNF억제제가 TNF와 결합하면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신호전달 과정이 차단됨으로써 염증 억제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이들 바이오의약품은 면역세포가 자신의 관절을 스스로 공격하는 류마티스관절염(RA, Rheumatoid Arthritis)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에서 기존 화학약품보다 치료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환자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엔브렐은 199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생물학적제제 중 세계 최초의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이 약은 암젠이 개발하고 화이자가 판매하고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초기에 관절을 싸고 있는 활막에 염증이 발생한 후 점차 주위의 연골·뼈로 염증이 퍼져 관절의 파괴와 변형을 초래한다. 연령 증가에 따른 관절의 반복적인 사용, 외상에 의한 관절 연골의 노화가 주요 원인인 퇴행성관절염과 달리 류마티스관절염은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다. 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류마티스관절염이 퇴행성관절염보다 무서운 이유는 무시무시한 통증 자체보다 합병증에 있다. 관절 활막에 생긴 염증은 관절손상에 그치지 않고 동맥경화·골다공증·세균감염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미국 류마티스학회(ACR, American College of Rheumatology)가 규정한 류마티스 치료법의 유효성 평가지수 ACR20은 총 7가지 항목 중 △통증 관절수 △종창 관절수 등 증상 관련 2가지 항목이 모두 20% 이상 개선되고 △환자 자신의 통증 평가(시각상사척도 또는 시각적통증시수(VAS, Visual analogue scale) 이용) △환자의 질환 활동성 평가(VAS 이용) △의사의 질환 활동성 평가(VAS 이용) △환자의 신체기능 평가(VAS 이용) △C반응성단백(CRP, C-reactive protein) 또는 적혈구침강속도(ESR, erythrocyte sedimentation rate) 급성기반응물질 측정 등 나머지 5항목 중 3항목 이상이 20% 이상 개선된 상태를 의미한다. ACR50, ACR70은 관련 증상이 50%, 70% 이상 개선된 상태를 뜻한다. 
종창은 세포수가 증가하지 않은 채로 신체 일부분에 염증·종양 등으로 인해 곪거나 부어오른 것을 말한다. 급성기반응물질은 염증(감염·자가면역질환 등)이나 조직손상(외상·수술·심근경색·종양)에 반응해 양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물질을 뜻한다.

최근에는 메토트렉세이트(MTX, methotrexate)를 포함한 기존 항류마티스제제(DMARDs, Disease Modifying Anti-Rheumatic Drugs)와 TNF억제제를 병용해 치료하는 추세다. 항류마티스제제는 염증 억제 효과가 투여 한 달 후에 나타나기 시작해 6개월 후에 최대 효과를 보여 효능 발현이 늦다. 항류마티스제제로 단독 치료한 경우 X-레이 사진을 찍은 결과 병의 진행을 충분히 막지 못하는 한계가 있는 반면 TNF억제제는 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NF는 활성화된 대식세포, 자연살해세포(NK cell, natural killer cell), T림프구(면역세포), 종양세포로부터 생산되는 사이토키닌(cytokinin)의 일종이다. 생체 내에서 특정 종양에 출혈성 괴사를 유도하는 인자로 발견됐다. TNF는 세포막에 결합된 형태와 종양괴사인자전환효소(TACE)에 의해 세포막에서 떨어져 혈액 속을 떠다니는 유리형(free form)으로 존재한다. TNF는 혈중 TNF수용체 2가지 가운데 p55 또는 p75와 결합해 염증반응을 일으킨다.
과잉 생산된 TNF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대식세포를 자극해 연골·뼈·인대 세포 등에 과도한 염증반응을 유발함으로써 증상을 악화시킨다. 
 
정상적인 TNF는 염증반응과 후천성·선천성 면역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에 TNF억제제는 체내 면역능력을 떨어뜨려 결핵 등 감염과 림프종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영국 류마티스생물의약품학회(BSRBR, British Society for Rheumatology Biologics Register)가 2010년 발표한 류마티스치료제 복용에 따른 결핵유발률은 4년 경과 후 1% 미만 수준이긴 하나 휴미라, 레미케이드, 엔브렐, DMARDs순으로 높았다.
또 생물학적제제는 장기 투여하다보면 약물 자체에 맞서는 항체가 생겨 약효가 떨어질 수 있다.

TNF억제제 ‘휴미라’ vs ‘엔브렐’ vs ‘레미케이드’ 3종 비교표

기전 상 특징
휴미라는 최초로 100% 인간 유전자를 재조합한 면역글로불린G(IgG) 단일클론항체다. 엔브렐은 면역글로불린G 항체의 고정부위(Fc)와 인간 TNF수용체(p75)를 융합한 단백제제다. 레미케이드는 사람·쥐 키메라(이종결합) 항체다. TNF에 달라붙는 항원결합부위(Fab)는 쥐 단백질로, 실질적인 항체반응을 나타내는 고정부위는 사람단백질로 구성돼 있다.

레미케이드는 전체 구성 성분의 25%가 쥐에서 유래된 항체이기 때문에 이를 공격하는 다른 항체물질이 몸에서 더 많이 생겨나 약효가 떨어지는 정도가 휴미라·엔브렐보다 더 크다. 키메라항체 발생으로 인한 면역반응을 줄이기 위해 MTX 등과 반드시 병용투여해야 한다.

휴미라와 레미케이드는 혈액 속 떠다니는 유리형과 세포막에 붙은 부착형 TNF에 모두 결합하는 반면 엔브렐은 혈액 속에 떠다니는 TNF만을 포획한다. 이에 엔브렐은 휴미라·레미케이드보다 염증 억제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나 결핵유발률이 낮은 장점이 있다.
TNF수용체는 세포막에 붙어 있는 경우에만 신호를 전달해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혈액 속에 부유하는 TNF를 붙잡아도 염증이 완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염증반응 시 이렇게 해서라도 TNF 수를 줄여놓으면 염증이 가라앉는 직간접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반감기는 휴미라가 11∼13.7일, 레미케이드 8~9.5일, 엔브렐 4일 순으로 길다. 이상훈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엔브렐은 반감기가 짧아 체내에서 빠르게 배출된다”며 “감염 및 임신 등 다양한 임상 상황에서 이점이 크다”고 말했다.

사용법
휴미라 40㎎의 급여가는 약 42만3000원으로 환자는 이 중 10%만 부담하면 된다. 이들 세 약제 중 가장 비싸지만 투여편의성이 높은 게 큰 장점이다. 40㎎을 2주에 1회 피하주사한다. 병원 방문 없이 자가투여가 가능하다. 주사기 속에 약이 미리 충전돼 있는 프리필드시린지 형태로 출시돼 정확한 용량을 투여할 수 있다. 또 다른 주사제형의 펜 타입은 환부에 대고 클릭하면 주사바늘이 순간 나왔다 들어가면서 약물이 주입돼 주사에 대한 공포감을 줄일 수 있다.
휴미라는 2007년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로 국내 첫 출시됐다. 이밖에 건선 및 건선성관절염, 강직성척추염,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베체트장염, 화농성한선염, 소아 특발성관절염, 소아 골부착부위염 관련 관절염 등 셋 중 가장 많은 적응증을 갖고 있다. 한국애브비와 한국에자이가 공동 판매하고 있다.
       
엔브렐 50㎎와 25㎎의 급여가는 각각 약 15만원, 약 8만5400원으로 환자는 여기서 10%만 부담하면 된다. 50㎎을 주 1회 또는 25㎎을 주 2회 피하주사한다. 병원 방문 없이 자가투여가 가능한 게 큰 장점이다. 주사기 속에 약이 미리 충전돼 있는 프리필드시린지 형태로 편의성이 높고 정확한 용량을 투여할 수 있다.
엔브렐은 2003년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로 국내 첫 출시됐다. 이밖에 건선 및 건선성관절염, 강직성척추염, 소아 특발성관절염 등 적응증을 갖고 있다.  

레미케이드 100㎎의 급여가는 약 38만3000원으로 환자는 여기서 10%만 부담하면 된다. 3㎎/㎏(환자 체중 당 투여량)을 0, 2, 6주 간격으로 3회 정맥주사로 투여 후 매 8주마다 3㎎/㎏을 투여한다. 투여주기가 2개월로 가장 길다. 이 약은 최초 3회 투여 시 3㎎/㎏을 약 2시간 이상에 걸쳐 정맥 주입한다. 첫 3회의 2시간 주입 시 이상반응이 없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중 선별해 이후 정맥주입에서는 주입시간을 1시간 이내로 단축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레미케이드는 1998년 크론병치료제로 미국 FDA의 허가를 받은 최초 생물학적제제로 이듬해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 등으로 추가 승인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크론병, 류마티스관절염, 건선 및 건선성관절염, 강직성척추염, 궤양성대장염 등에 대해 적응증을 획득했다. 2011년 7월 한국얀센은 미국 본사 존슨앤드존슨과 MSD의 합의에 따라 한국MSD로부터 레미케이드 판권을 양수했다.

임상결과

휴미라
애브비는 임상 ‘ARMADA’에서 MTX에 반응하지 않는 불응성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대상으로 휴미라·MTX 병용군과 위약·MTX를 병용 투여한 위약군으로 나눠 치료효과를 비교했다. 연구결과 24주 후 ACR20 반응률은 휴미라 투여군이 67.2%로 위약군 14.5%에 비해 높았다. 휴미라 투여군의 ACR50 반응률은 55.2%, ACR70은 26.9%로 위약군 대비 우월한 효과를 나타냈다.
휴미라·MTX 병용군과 MTX 단독 투여군의 부작용 발현빈도는 비슷했다. 4년간 장기추적한 임상결과 휴미라와 MTX를 사용했을 때 심각한 부작용 발생이 증가하지 않았으며 스테로이드 또는 MTX 사용량을 줄여도 임상적 관해가 유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6개 대학병원에서 류마티스관절염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12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휴미라·MTX 병용군의 경우 치료 24주 후 관절염 임상 증상이 50% 이상 개선(ACR50)된 환자가 43.1%에 달했으나 위약·MTX 병용한 위약군은 14.3%에 불과했다.

엔브렐
초기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4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COMET’ 임상결과 치료 2년 후 엔브렐·MTX 병용군의 57%가 임상적 관해 상태에 도달한 반면 MTX 단독 투여군의 경우 35%만 임상적 관해에 도달했다. 지속적으로 병용 투여한 환자군의 90%에서 관절 손상 진행 여부 판단에 중요한 기준인 방사선적 진행이 관찰되지 않았다
다른 임상 ‘TEMPO’에서는 엔브렐·MTX 병용 투여군의 치료 52주 후 ACR20, ACR50, ACR70 반응률이 각각 85%, 69%, 43%로 나타나 엔브렐, MTX 단독 투여군에 비해 우수한 치료효과가 확인됐다.

레미케이드
송영욱 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ATTRACT’ 임상결과 MTX를 단독 투여한 환자의 관절 손상 진행 비율이 31%인 반면 레미케이드를 처방받은 환자의 경우 0~13%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증상 호전은 레미케이드를 투여한 지 2주 후부터 시작돼 연구 종료 시점인 102주까지 지속됐다. 54주 후와 102주 후에 방사선 검사로 손가락·손목·발가락 관절의 손상 정도를 비교한 결과 구조적 손상이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ASPIRE’ 임상에서는 레미케이드·MTX 병용군의 54주 후 ACR20 반응률은 62%로 위약·MTX를 병용 투여한 위약군 54%에 비해 높았다. 레미케이드 투여군의 ACR50과 ACR70 반응률은 각각 46%와 33%로 위약군의 ACR50 32%, ACR70 21%보다 우수한 치료효과가 확인됐다.    

배상철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생물학적제제는 작용원리와 사용법에서 차별성을 보이나 실제 임상치료에선 효과 차이가 크지 않다”며 “결국 의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선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들 세 TNF억제제는 최근 특허가 만료됐거나 조만간 만료될 예정으로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암젠, MSD, 화이자 등 국내외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오리지널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레미케이드는 유럽 특허가 2013년, 미국 특허는 2015년 만료됐다. 셀트리온은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 ‘램시마’를 유럽 및 국내에 출시했으며, 지난 4월 미국 FDA로부터 이 약의 판매 승인을 받았다. 엔브렐은 지난해 유럽 특허가 만료됐으며 미국에선 2028년까지 만료기한이 연장됐다. 휴미라는 미국에선 올해 말 특허가 만료되며 유럽에선 2022년까지 만료기한이 연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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