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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면 부침개 생각나는 이유는? … 소리·냄새 덕분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6-06-27 14:28:31
  • 수정 2020-09-13 18:5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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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마철 보리수단·초교탕·잣국수 추천 … 조리시 자주 손씻고 재료 충분히 익혀야 안전

장마철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은 과감하게 버리고 조리에 사용한 도마와 칼은 세척 후 열탕 관리하는 게 좋다.
해마다 소서(小暑, 올해는 7월 7일) 무렵이 되면 더위와 함께 장마가 시작된다. 최근에는 남아메리카 대륙 일대에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el nino) 현상에 따라 마른 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예전처럼 비가 오는 날이 많지 않지만 곳곳에서 집중호우가 내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 시기엔 호박 등 채소와 밀과 보리가 수확돼 이를 재료로 만든 국수, 수제비, 부침개, 보리수다 등을 자주 먹는다. 보릿고개 시절에도 모가 본격적으로 자라기 직전까지는 그나마 가정에서 직접 이같은 음식을 조리해 먹을 만한 여유가 있었다.

비가 오는 날엔 부침개 생각이 간절하다. 예부터 대부분 농민이었던 조상들은 비가 오면 할 일이 없어져 술을 마셨고 안주로 어울리는 부침개를 주로 먹었다. 이같은 이유로 비 오는 날 대표 음식으로 부침개가 자리잡은 것으로 추정된다. 부침개를 조리할 때 나는 소리와 빗소리가 흡사해 무의식적으로 생각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배명진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교수는 “부침개 부치는 소리와 빗소리의 진폭 및 주파수가 흡사해 비 오는날 부침개가 먹고 싶은 것”이라며 “달아오른 프라이팬에 부침개 반죽을 올렸을 때 나는 ‘치익’하는 소리는 비바람 소리와 비슷하고, 기름 튀는 소리는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빗소리와 유사하다”고 밝혔다.

소리뿐 아니라 냄새도 영향을 준다. 비가 오고 습도가 높은 날엔 평소보다 냄새가 진하게 느껴진다. 게다가 분자의 이동 속도도 느려져 냄새가 한 곳에 오래 머물게 되고 따라서 부침개 냄새가 유난히 짙고 고소하다.

조상들은 부침개 외에도 장마철에 보리수단, 초교탕, 잣국수 등을 즐겨 먹었다.
‘보리수단’은 푹 삶은 보리쌀에 녹두녹말을 묻혀 끓는 물에 삶아 건져 만든 전통음료 중 하나다. 붉은 오미자 국물에 보리쌀알을 띄운 것으로 여름철에 잘 어울린다. 한방에서 보리는 맛이 달고 짜며 성질이 서늘해 소화가 잘 되도록 돕는다. 식체나 설사를 치료하는 효과를 가져 장마철 상한 음식을 먹고 고생할 때 마시면 좋다.

‘초교탕’(草轎湯)은 닭고기, 쇠고기, 도라지, 미나리 등을 밀가루에 풀고 개어 맑은 장국으로 끓인 것으로 궁중 보양식이다. 도라지는 기침, 가래 등 기관지에 좋은 음식이다. 밀은 열을 내려주고 비위를 튼튼하게 하며 허한 기력을 회복시키는 곡물로 알려져 있다.

‘잣국수’에는 다른 부가재료를 섞지 않고 잣만 활용하기 때문에 신선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과거엔 기력이 쇠할 때마다 잣죽을 보양식으로 먹었다. 잣에는 몸에 유익한 지방이 많아 두뇌발육과 뇌기능 활성화에 좋고 철분도 많아 빈혈 예방에 좋다.

장마철에는 후덥지근하면서 끈적이는 날씨가 이어진다. 각종 유해 세균이 쉽게 번식하고 체내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세균은 고온다습한 기후에서 폭발적으로 증식한다. 음식과 물을 통해 옮는 각종 감염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장마철에 가장 주의해야 될 감염질환은 식중독이다. 이 질환은 피부에 서식하는 포도상구균에서 나오는 독소때문에 발생하는데 주로 오염된 손으로 조리할 경우 발생한다. 주요 증상은 구역질, 구토, 두통, 설사 등이 있다.

이질 등 감염성 설사도 주의해야 한다. 감염성 설사는 식중독과 달리 세균의 장내 증식을 통해 발생하고 잠복기간이 8시간에서 5일까지 폭넓다. 주로 복통을 동반한 설사를 유발한다. 특히 이질은 설사와 함께 발열을 동반하며 끈적한 점액성 혈변이 나타난다. 감염성 설사는 증상이 지속될 경우 탈수까지 이어질 수 있어 발병이 의심된다면 병원을 바로 찾는 게 좋다.

감염질환 중 치사율이 가장 높은 것은 비브리오패혈증이다. 고혈압, 당뇨병, 간경화 등으로 고생하는 환자의 경우 치사율이 50% 이상일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바닷물에 사는 비브리오균이 원인으로 여름철 기온이 올라가면 활발해진다. 주로 어패류에 서식한다.

장마철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은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육류나 어류를 먹을 때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수산물은 흐르는 수돗물에 꼼꼼히 씻어야 하며 조리에 사용했던 도마와 칼도 세척 후 열탕 처리해 관리해야 한다. 만성간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 조리한 뒤 음식을 먹는 게 좋다. 병원성대장균의 일종인 O-157균은 야채로도 감염되기 때문에 야채도 익혀야 한다.

음식을 조리하는 사람의 손에 있는 세균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조리 전에는 충분히 손을 씻어야 한다. 육류와 생선을 손질한 도마위에서 과일이나 야채를 써는 것은 금물이다. 냉장실에서도 부패가 진행될 수 있어 여름철에는 가급적 조금씩 조리해 신속하게 먹는 것도 요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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