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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씬함이 권력이란 가치에 함몰되면 소소한 행복 잃어버려
  • 유은정 좋은클리닉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등록 2016-06-27 12:53:30
  • 수정 2016-06-30 11: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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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리한 다이어트로 요요현상만 반복 … 날씬하고 예쁜 여성이 오히려 폭식증 보여

‘표준체중보다 적게 나가야 한다’는 믿음은 오늘날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특정 몸매의 이미지를 만족시켜야만 매력적이라는 공식을 심어주었다. 대다수의 사람이 다이어트 강박과 불안감으로 다이어트에 대한 정보를 습관적으로 검색하고 따라 한다. 평생 체중을 자기 마음대로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믿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에게 맞지 않는 다이어트 방법으로 쉽게 포기하게 되고 결국 요요현상과 체중 증가가 반복된다. 이렇듯 무작정 따라하기식 다이어트는 부작용을 일으키며 무리한 체중 감량은 요요현상으로 나타난다.

[이미지1]다이어트와 요요의 반복으로 생긴 ‘나는 해도 안 돼’라는 자기조절감 결핍은 결국 정신적인 스트레스, 우울증, 무력감, 자괴감으로 더욱 과식과 폭식에 매달리게 만든다. 폭식이나 음식중독이 시작되는 시점을 살펴보면 다이어트와 스트레스가 주범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여성들 중에 정상체중임에도 불구하고 더 날씬한 몸매를 만들고자 굶는 방법, 식욕억제제 등 무리한 다이어트를 시도했지만 오히려 다이어트를 하기 전보다 체중이 증가했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이들에게는 우울증, 불면증은 물론 가까운 친구조차 만나기 어려울 정도로 대인기피증이 나타났다. 할리우드 스타들도 이런 경우가 적잖다. 오프라 윈프리, 레이디 가가, 브리트니 스피어스, 린제이 로한, 제시카 심슨 등도 폭식증에 시달린 경험이 있다. 레이디 가가는 공식 홈페이지에 민낯에 속옷만 입은 사진을 공개하며 “나는 15살 이후로 폭식증, 거식증과 싸워 왔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폭식증 환자들은 정크푸드, 고탄수화물 음식, 초콜릿, 케이크, 탄산음료 등 설탕이 많이 들어있고 열량이 높은 음식을 선호한다. 특정 음식에 집착하는 경우도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콜라 1.5ℓ를 한 번에 마신다는 여성도 있을 정도다. 이들은 혼자 먹는 것을 선호한다. 음식이 스트레스를 해소해주긴 하지만 자신의 행동, 즉 먹는 행위에 혐오를 느껴 남에게 자신의 ‘그런 혐오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싫어한다. 폭식하면서 속이 더부룩해지는 등 복통을 느끼며, 구토를 하면 이런 증상이 없어지지만 ‘결국 또 먹어버렸어’ 하는 자책감으로 우울증에 빠진다.

나는 정신과 의사로서 오히려 날씬하고 예쁜 여성들의 상당수가 폭식증을 겪는 것을 발견했다. 폭식증 여성이 다이어트를 하는 진짜 목적은 체중 감량이 아니라, 아름다움이 곧 권력인 세상에서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강렬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식욕조절이 전혀 안 된다면 스트레스, 우울, 짜증, 외로움 등을 달래기 위해 감정적으로 먹고 있는 것이므로 마음이 굶주렸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 원인을 찾아 해결해주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8~2013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에 따르면 폭식증으로 2013년 진료받은 환자 중 20~30대 여성은 전체 진료 인원의 66.5%로 이는 젊은 여성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극심하다는 증거다. 이들은 미모와 날씬함을 대접해주는 사회 분위기에 휩쓸려 성형시술, 무리한 다이어트를 강요받고 있으며 자존감이 낮은 여성일수록 외모의 기준이 현격하게 높아 종종 자기비하에 빠지게 되고 ‘내가 살이 찌면 사람들이 알아볼 것이고 나는 인생의 실패자가 될 것’이라는 강박감에 빠져 다이어트가 삶의 중심을 차지하게 된다. 결국 날씬함이라는 권력을 좇다가 일상의 소소한 모든 행복을 잃어버리고 만다.

유은정 좋은클리닉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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