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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된 커피시장 ‘유기농’ 주목 … 일부선 별 차이없다 주장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6-06-22 12:03:05
  • 수정 2016-06-24 16: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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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체 커피 생산량의 2~3% 차지 … 그늘에서 퇴비 사용해야 최상품 생산

한국은 국민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이 341잔에 이르는 ‘커피공화국’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국내 커피시장 규모를 약 6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과거에는 인스턴트커피를 주로 마셨지만 1990년대 후반 미국 스타벅스가 국내에 본격 진출하면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에스프레소 기반의 커피 소비량이 늘고 있다. 아메리칸 스타일도 결국 에스프레소를 묽게 탄 것과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조금이라도 건강한 식품을 먹기 원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에 따라 유기농커피가 관심을 받고 있다.

유기농커피(Organic Coffee)는 브라질, 에티오피아, 멕시코, 페루 등 40여개 국가에서 재배되고 있다. 전세계 유기농커피 생두 공급량은 약 10만t에 이른다. 이 중 약 50%는 유럽, 약 40%는 북아메리카에 수출되고 있다. 국내 유기농커피 수입량은 전체 원두 수입량에 포함돼 집계되므로 정확한 수치는 알기 어렵다. 국내에서 운영 중인 프랜차이즈 유기농커피 전문점으로는 ‘카페 데 베르’, ‘띵크커피’, ‘카페다’ 등이 꼽힌다.

한수정 경희대 외식경영학과 교수는 논문을 통해 “유기농커피는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것으로 전체 커피 생산량의 대략 2~3%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아직까지 다른 커피에 비해 맛이 얼마나 좋은지,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정리된 연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이미 양적으로 포화된 국내 커피 시장에서 차별화된 유기농커피는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커피는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 지금은 석유 다음으로 교역량이 많은 품목이다. 생산자들은 인건비를 줄이고 커피나무 당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화학비료를 많이 사용한다. 커피는 목화, 담배 등과 함께 단위 면적당 농약 사용량이 많은 3대 작물 중 하나다.

커피는 크게 로버스타커피(robusta coffee)와 아라비카커피(arabica coffee)로 나뉜다. 로버스타는 열대지방의 저지대에서 대량으로 생산되므로 농약을 많이 친다. 아라비카는 고산지대에서 재배하는데 병충해에 약해 약간의 농약이 필수다. 커피는 고산지대의 좋은 햇볕을 받고 자라야 특유의 좋은 신맛을 낸다. 하지만 과도하면 커피 열매에 산성이 많이 함유돼 위산역류, 속쓰림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그늘에서 재배하는 커피는 느리게 자라지만 산성 성분이 적어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

유기농커피를 재배하려면 반경 5마일(약 8㎞) 이내에 화학성분 비료를 뿌리는 곳이 없어야 한다. 커피나무 주변에 그늘을 만들어줄 키 큰 나무를 함께 심는 게 좋다. 화학비료 대신 퇴비를 사용하며 커피나무 밑에 볏짚 등을 깔아 질병 저항력을 높여야 한다. 일반 커피나무 농장에서는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제초제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만 유기농커피 농가에서는 유기농으로 키우는 닭 농장에서 나온 닭 분료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인다.

유기농커피는 일반 원두커피와 비교할 때 맛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커피 원두의 등급은 원두의 밀도가 일정하고 크기가 고르며 생산지의 고도(altitude)가 높을수록 우량한 것으로 판단한다. 여기에 바리스타의 기술과 원두 보관 기간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진다. 유기농커피 원두는 야생 커피에 비해 크지만 일반 재배 커피보다는 작다. 야생 커피 원두는 열매가 작고 영양상태도 균일하지 않아 상품성이 떨어진다.

아직까지 유기농커피 재배가 보편화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복잡한 인증절차도 꼽힌다. 세계적으로 통합적인 인증서를 발부하는 공시기관이 없는 데다 유명 민간기관에서 발행하는 증명서 발급비용도 만만찮아 소규모 농장에서는 인증 자체에 엄두를 내지 않는 상황이다. 참고로 유기농커피를 심사하는 기관으로는 미국의 OCIA(Organic Crop Improvement Association)와 OGBA(Organic Growing and Buying Association), 유럽의 Demeter 등이 있다.

일부에서는 유기농커피와 일반 커피는 큰 차이가 없다고 주장한다. 껍질이 얇아 세척을 해도 유해물질이 남아있는 일반 채소와 달리 커피는 열매가 두꺼운 표피로 몇 겹을 둘러 쌓여 화학물질이 원두 안으로 침투하지 못한다는 논리다. 가공과정에서 물로 여러번 씻고 햇볕에 말린 뒤 뜨거운 온도에서 원두를 볶기 때문에 유해물질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낮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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