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 전립선비대증(Benign Prostatic Hyperplasia, BPH)은 요도 주위 전립선이 비정상적으로 커져 소변 배출에 장애가 있는 상태로 50대 이상 남성에서 많이 발병한다. 대한비뇨기과학재단에 따르면 2014년 전립선비대증 진료인원은 101만8226명으로 2010년 77만1862명 대비 약 32% 증가했다. IMS헬스 데이터에 따르면 2014년 국내 전립선비대증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2074억원으로 고령화로 따라 더 커질 전망이다.
이 질환의 치료제는 크게 전립선과 방광 근육을 이완시켜 배뇨증상을 개선하는 교감신경 알파1수용체 차단제와 남성호르몬 생성을 저해해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로 나뉜다.
알파차단제는 복용한 지 2주 후부터 배뇨증상이 빠르게 개선된다. 증상이 가볍고 전립선 크기가 40㎖ 미만일 때 치료효과가 더 우수하다.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는 최소 6개월 이상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급성요폐·전립선비대증 수술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장기간 복용해야 효과가 나타나지만 그만큼 약제 효능 유지기간도 알파차단제보다 긴 게 장점이다.
여러 임상에서 알파차단제가 국제전립선증상점수(IPSS)을 약 35~40% 낮추고 최대 요속을 약 20~25%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했다. 반면 전립선 크기가 작아지지는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흔한 부작용에는 기립성저혈압·어지럼증·두통·피로 등이 있으며, 코막힘·사정장애·홍채이완증후군 등도 드물게 보고되고 있다.
알파1수용체는 1A·1B·1D 아형으로 나뉜다. 알파1A 수용체는 전립선에, 알파1B 수용체는 혈관에, 알파1D 수용체는 방광에 많이 분포한다.
알파차단제의 타깃인 알파1B·1D 수용체는 심혈관계에도 많이 존재해 혈관확장으로 인한 혈압강하 효과가 있다. 따라서 기립성저혈압·어지럼증 등 혈압저하와 관련된 부작용 발생빈도가 높다.
알파1A 수용체는 눈의 홍채이완 근육을 수축시켜 동공을 확대한다. 알파1 수용체 차단제를 복용할 경우 백내장 환자는 동공이 잘 확대되지 않는 홍채이완증후군으로 수술이 어려울 수 있어 다른 계열의 약제로 변경해야 한다.
학회에 따르면 알파1A수용체 선택성이 높은 약제에서 역행성 사정 등 사정장애가 더 많이 보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수용체는 전립선뿐 아니라 정낭에도 많이 분포해 있기 때문이다. 사정장애는 투약 용량을 낮추면 개선된다.
알파 교감신경수용체 1A·1B·1D를 모두 차단하는 오리지널 약제로는 ‘하이트린’(성분명 테라조신, terazoxin, 이하 제조사 일양약품), ‘카두라’(성분명 독사조신, doxazosin, 한국화이자), ‘자트랄’(성분명 알푸조신, alfuzosin, 한독) 등이 있다. 알파수용체 중 1A·1D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약제에는 ‘하루날’(성분명 탐술로신, tamsulosine, 한국아스텔라스제약), ‘트루패스’(성분명 실로도신, silodosin, JW중외제약), ‘플리바스’(성분명 나프토피딜, naftopidil, 동아ST) 등이 있다.
하이트린
알파1 차단제 중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임상데이터가 가장 풍부하다. 애보트가 처음에 고혈압치료제로 개발했을 정도로 혈압강하 효과가 커 고혈압을 동반한 전립선비대증 환자 치료에 유용하다. 다만 혈압을 심하게 낮출 수 있어 기립성저혈압 등 부작용에 유의해야 한다. 임상 결과 정상 혈압의 전립선비대증 환자에서는 혈압저하 관련 문제가 거의 없었다.
카두라
하이트린 만큼 혈압강하 효과가 커 지나친 혈압감소에 유의해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약물이 서서히 방출돼 혈중농도가 오래 지속되는 서방정 제제로 일반 정제보다 복용이 간편하다. 음식물에 영향을 받지 않아 식사와 관계없이 투약할 수 있다. 학회에 따르면 배뇨기능뿐 아니라 발기능·성관계 만족도 등도 개선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같은 성분의 제네릭으로는 한미약품 ‘독사존’이 있다.
자트랄
알파1A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차단하지는 않지만 여러 임상에서 비뇨기에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약으로 밝혀졌다. 서방정 제제로 복용이 간편하며, 음식물과 함께 섭취하면 약 성분 흡수가 더 잘돼 식후복용이 권장된다.
하루날
알파1A·1D 수용체만 선택적으로 차단해 기립성저혈압 관련 어지러움증 발생률이 낮다. 대한비뇨기과학회가 발표한 ‘2015 전립선비대증 진료권고안’에 따르면 다른 알파차단제보다 홍채이완증후군이 더 많이 보고되고 있으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대표적인 제네릭은 한미약품의 ‘한미탐스’, 경동제약의 ‘유로날’, 한국콜마 ‘타미날’ 등이다.
트루패스
알파1A수용체 선택성이 높다. 2004년 중외제약이 개발사 일본 키세이제약과 라이선스인 계약을 맺은 이후 5년 만에 국내에 출시됐다. 복용 2~6시간 내 최대 요속을 개선시키는 등 효과 발현시간이 매우 빠르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역행성 사정이다. 기립성저혈압·어지럼증·코막힘 등의 증상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플리바스
알파1D수용체에 선택성이 높은 차별화된 알파차단제다. 동아ST가 2009년 개발사 일본 아사히카세이제약과 국내 판매 독점 계약을 맺은 이후 3년 만에 국내에 출시됐다. 아사히카세이는 고혈압치료제로서 혈압강하 효과가 낮아 개발을 중단하려던 로슈로부터 기술을 도입해 전립선비대증치료제로 재탄생시켰다. 알파1D수용체는 알파1A수용체보다 방광에 많이 분포돼 빈뇨·절박성·요실금·야간빈뇨 등 증상개선에 더 효과적이다.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는 남성호르몬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ihydrotestosterone, DHT) 생성을 막아 전립선 크기를 줄여준다. 이 환원제는 전립선세포 안으로 들어간 테스토스테론을 10배 더 강력한 남성호르몬 작용을 가지는 DHT로 전환한다. DHT는 전립선 성장, 수염·가슴털·코털 등이 자라게 하는 반면 이마와 정수리에 탈모를 유발한다. 이 약 성분을 소량 함유하면 탈모치료제로 활용된다.
이 제제 관련 임상결과, 6개월 이상 복용하면 전립선 크기가 20~30% 줄어 전립선비대증 수술 위험을 감소시킨다. 전립선 크기가 40㎖,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가 1.5ng/㎖ 이상인 중증 전립선 환자에 효과적이다. 복용한 환자 중 30~70%는 증상이 완화되고 최대요속이 1~2㎖/s 증가하나 알파차단제만큼 배뇨장애 증상을 뚜렷하게 개선하지는 못한다. 흔한 부작용은 성욕감퇴·사정장애·여성형 유방 등이다. 남성 태아의 여성화를 유발하기 때문에 임산부는 장갑을 끼고 이 약을 만져야 한다.
5알파환원효소는 주로 피부·간에 분포하는 1형과 간·전립선에 분포하는 2형으로 나뉜다. 효소의 아형 중 2형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오리지널 의약품은 ‘프로스카’(성분명 피나스테리드, finasteride, 제조사 한국MSD)가 있다. 5알파환원효소 1형·2형 모두 억제하는 의약품에는 ‘아보다트’(성분명 투타스테라이드, dutasteride, 제조사 한국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가 있다.
프로스카
혈중 DHT 저해율은 70~76%, 전립선 내 DHT 저해율은 85~90%, 반감기는 약 6시간 20분이다. 복용 6개월 이후부터 혈중 DHT 감소효과가 나타난다. 신장애 환자의 경우 용량을 줄이지 않고 복용해도 된다. 중등 이상의 전립선비대증 환자 3000여명 대상 알파차단제와 병합해 4년간 치료한 임상에서 급성요폐 위험이 위약군 대비 약 57% 감소했으며, 혈중 PSA 수치는 임상 초기보다 약 50%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전립선 크기가 55㎖ 이상인 환자의 경우 수술위험도가 70% 이상 감소했다. 대표적인 제네릭은 중외제약의 ‘피나스타’, JW중외신약의 ‘피로이드’ 등이다.
아보다트
이 약은 5알파환원효소 1형·2형 모두에 피나스테리드보다 강하게 결합해 DHT 생성을 더 빠르고 완전하게 저해한다. 혈중 DHT 저해율은 90~95%, 전립선 내 DHT 저해율은 95% 이상이다. 복용 1개월 후부터 혈중 DHT 감소효과가 나타난다. 신장애 환자의 경우 용량을 줄이지 않고 복용해도 된다. 대부분 간에서 대사가 이뤄져 간부전환자는 사용할 수 없다. 2년간 이 약을 단독투여한 임상연구에서 혈중 PSA는 약 52%, 급성요폐 위험은 약 57%, 수술위험은 약 48% 각각 감소했다. 제네릭으로는 JW중외신약의 ‘네오다트’, 한미약품의 ‘두테드’ 등이 있다.
이밖에 알파차단제·5알파환원효소 억제제 단독 또는 병용으로 치료되지 않는 배뇨장애는 과민성방광치료제인 항콜린제를 함께 투약한다. 대표적인 약으로는 화이자의 ‘토비애즈’(성분명 페소테로딘푸마르산염, fesoterodine fumarate), 아스텔라스의 ‘베시케어’(성분명 솔리페나신숙신산염, solifenacin succinate)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