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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드럭스토어에 ‘약’이 없다? … 헬스·뷰티 제품 판매에 집중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6-03-28 16:37:01
  • 수정 2016-03-31 16:5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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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선 CJ올리브영 1위, 후발주자 추격 … 관련법 개정해 의약품 판매품목 늘려달라 주장

최근 전국 주요 번화가에 위치했던 ‘드럭스토어’(일반의약품·화장품·건강보조식품 등을 판매하는 소규모 매장)가 동네 상권까지 진출하고 있다. 초기에는 약국의 한 형태로 의약품, 1회용 잡화, 식료품 등을 판매했지만 지금은 뷰티용품이나 건강기능식품에 집중하고 있다.

드럭스토어는 20세기 초 미국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의약품, 잡화, 식료품 등을 취급하는 소매점으로 출발했으며 20세기 후반에는 기존 약국을 대체하는 새로운 업종으로 각광받았다. 미국에서는 약사가 상주하면서 소비자에게 의약품 및 관련 헬스·라이프 추천하고 판매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국내에서는 1999년 CJ가 ‘올리브영’이란 이름으로 서울시 신사동에 매장 안에 약국을 임대하는 형식의 첫 드럭스토어를 열었다. SK는 베데스다란 이름으로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지금은 사업에서 손을 뺐다. 이후 GS, 롯데, 코오롱, 신세계, 애경, 농심 등이 후발주자로 나서고 있다.

국내 드럭스토어 1위 업체는 CJ올리브영이다. 전국적으로 550개 매장이 넘는다. GS의 ‘왓슨스’는 최근 110번째 매장이 문을 열었으며, 코오롱 ‘더블유스토어’도 100호점을 앞두고 있다. 신세계의 ‘분스’와 농심 메가마트의 ‘판도라’는 아직 출발 단계로 시장 분위기를 파악하는 중이다.

국내 드럭스토어 시장은 2002년부터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했다. 올리브영이 첫 개점 이후 2~3년간 시장을 지켜보다 2002년 5호점을 내고 홍콩 ‘데어리팜’(Dairy Farm)을 합작 파트너로 끌여 들여 본격적으로 세를 불렸다.

올리브영이 성공하자 2004년 코오롱그룹 계열사 코오롱웰케어는 웰빙스토어 개념의 더블유스토어를 냈다. 각종 비타민, 영양제, 다이어트식품, 건강음료 등을 비롯해 화장품 및 뷰티용품을 판매했다. 약국을 매장 중심부에 배치하고 주변에 각종 건강기능식품을 진열하며 소비자를 맞고 있다. 올리브영과 달리 약사가 매장 소유주이면서 현장에 근무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약사가 없는 드럭스토어는 진정한 드럭스토어가 아니라며 차별화하고 있다.

GS는 왓슨스란 브랜드로 2005년 초 홍콩 허치슨왐포아그룹과 제휴, 국내에 매장을 설치했다. 왓슨스는 전세계 10여개국 1000개의 매장을 보유한 글로벌 드럭스토어다. 해외시장에서 검증받은 상품을 소개하는 전략을 구사하며 드럭스토어 콘셉트보다 헬스 및 뷰티 상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매장은 크게 뷰티(Beauty), 헬스(Health), 펀(Fun) 등 3개의 카테고리로 나눠져 있다. 이 중 뷰티 코너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농심은 부산·경남 지역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대형할인점 메가마트를 통해 2010년 판도라를 열었다. 부산에서 1호점을 오픈한 이후 헬스&뷰티숍 내에 약국을 입점시키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지난해 9월부터 국내 실정에 맞는 드럭스토어 모델을 구축해 출점 전략을 수정했다. 그 결실로 경희대병원과 서울시 압구정동 등에서 새로운 형태의 가맹사업을 펼치며 수도권 및 부산권역에 8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농심 판도라 관계자는 “판도라 매장은 약사와 본사가 공동 출점하는 직영점모델과 약국에 의약외품 운영을 위탁해 공급 및 관리하는 가맹점모델 등으로 구분해 운영된다”며 “약사는 조제의약품과 일반의약품에 집중하고 본사에서 의약외품의 입고, 이익·재고 관리 등을 담당해 신규 약사들로부터 호응이 좋다”고 밝혔다.

드럭스토어는 별도 업종별 유통채널에 의해 제공되던 의약품, 식품, 화장품 등을 한 곳에서 판매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스타일의 소매점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초기 약국친화형 드럭스토어를 표방했던 CJ올리브영 매장에서 약국은 찾아보기 힘들며, GS왓슨이나 신세계 분스 등도 약국을 매장 필수요건으로 삼지 않은 듯하다.

이같은 이유로 약사단체 등은 정식 약국도 아니면서 드럭스토어란 명칭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 약사가 대형마트나 번화가에서 드럭스토어를 운영하는 것은 수용하면서도 동네 구석까지 스며드는 것은 소규모 약국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비판하는 등 이중적인 자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의약품 판매가 허용되면서 기존 드럭스토어와의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드럭스토어 업체 측은 정부에서 일반의약품 판매 품목을 확대하고 약사법을 개정해 소비자들이 드럭스토어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이 다양해져야 관련 산업이 발전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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