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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는 ‘홍어’·경상도는 ‘돔베기’ … 지역마다 다른 추석음식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09-15 18:49:55
  • 수정 2020-09-14 12:3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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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도는 다른 지역 특성 모두 갖춰 … 강원도는 나물·뿌리채소 이용, 제주도는 파인애플까지
송편은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작고 앙증맞으며 각 지역의 특산물을 넣어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예부터 추석은 설날과 함께 민족 최대의 명절로 꼽힌다. 추석은 곡식의 추수가 이뤄지는 시기여서 설날보다 상대적으로 먹을 게 풍부하다. 집안 사정이나 풍습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다채롭고 풍성하다. 전, 부침, 나물에서부터 조림과 국까지 손에 꼽기도 힘들 정도다.

한국 가정에서 차리는 추석 차례상은 대체로 비슷하다.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인 틀은 같다. 맨 뒷줄에는 밥과 국, 떡, 송편이 놓인다. 맨 앞줄에는 유과·대추·밤·배·사과·곶감(또는 감) 등이 올라간다. 이 사이에 3종류의 부침개와 나물·탕·식혜·어포·생선·산적 등을 추가하면 한 상이 차려진다. 여기에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음식이 추가된다.

서울을 비롯한 경기도 지역은 상대적으로 다른 곳보다 육류를 이용한 음식이 많으며 간소하다. 생선은 적게 먹으며 굴비, 참조기, 가자미 등을 차례상에 올린다. 다산과 풍요의 상징인 북어도 빠지지 않는다. 녹두를 갈아 배추를 고명으로 넣고 부치는 녹두전은 경기도를 대표하는 추석음식 중 하나다. 전류로는 동태전, 육원전, 녹구정, 두부전, 꼬지전, 버섯전, 소고기산적 등이 나온다.

충청도는 다른 지역과 모두 인접해 있어 추석음식에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했다. 따라서 지역 내에서도 즐겨먹는 음식이 약간씩 다르다. 바다가 인접하지 않은 내륙 지역에서는 통째로 삶은 닭 위에 달걀 지단을 올려 먹는다. 배추전, 버섯전 등도 추석음식에 반드시 포함된다. 경상북도와 인접한 지역에서는 대구포, 상어포, 피문어 등을 차례상에 올린다. 전라북도와 가까운 곳에서는 말린 홍어, 병어, 낙지, 서대묵, 가자미 등을 이용한다.

경상도는 전라도와 함께 추석음식에 해산물이 빠지지 않는 지역 중 하나다. 대구에서는 참상어살(돔베기)을 적이나 전으로 만들어 먹는다. 돔배기는 상어고기를 토막 내 소금에 절인 것으로 구워먹거나 간장에 담가뒀다가 이용한다. 안동에서는 자반고등어와 문어도 사용한다. 안동 식혜에는 차례음식에 쓰지 않는 고춧가루가 들어가지만 차례상에 올라간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쌈을 추석에 먹는다. 바다를 아래와 옆으로 낀 경상남도에서는 조기, 민어, 방어, 도미 등을 이용한 음식을 즐긴다.

제사음식의 나물은 조개류를 다져 볶아 무친다. 갖가지 나물과 함께 두부탕국을 끓인다. 아삭아삭한 식감을 가진 배추전과 부추전도 추석에 빠지지 않는 경상도 음식이다. 진주에서는 제사가 끝나면 남은 음식으로 만든 진주헛제삿밥을 먹는다. 산야초로 만든 약주를 제주로 이용한다.

전라도 지역은 산이 깊고 들이 넓으며 바다가 가까워 물산이 풍부하다.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명절상에는 수십 가지의 산해진미가 오른다.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특징은 삭힌 홍어가 올라가는 것이다. 호남지역에서 홍어는 잔치날에 빠져서는 안될 음식이다. 집안의 중대사와 함께하는 귀한 음식으로 차례상에도 필수적으로 올라간다. 과일 및 과자로는 대추, 깐 밤, 단감, 배, 사과, 약과 등이 차려진다. 경상도처럼 낙지, 꼬막 등 어패류도 단골로 추석음식이다.

강원도의 경우 산간지역답게 나물이나 뿌리채소를 이용한 음식이 유명하다. 메밀꽃으로 유명한 평창에서는 메밀전을 부쳐먹는다. 감자, 무, 배추 등을 이용한 적도 즐긴다. 버섯을 넣은 부침이나 전도 대표적인 추석음식이다. 송이버섯 등 귀한 것은 살짝 구워 먹는다. 해산물이 많이 나는 동해와 강릉에서는 차례상에 명태포와 생선전이 오른다.

제주도는 육지와 떨어진 거리만큼 독특한 추석음식이 있다. 옥돔, 전복 등 특산물이 차례상에 등장한다. 제주도에서만 재배할 수 있는 바나나, 파인애플 등도 추석음식이 된다. 차좁쌀로 만든 오메기술은 제주 사람들이 추석에 마시는 전통주다.

설날에 떡국이 있다면 추석에는 송편이 있다. 송편은 햇쌀과 햇곡식으로 만들어 수확을 감사하며 차례상에 바치던 음식이다. 일반적으로 멥쌀가루를 반죽해 여러 종류의 소를 채워 빚은 뒤 솔잎을 깔고 찐다. 반죽에 아무것도 넣지 않은 흰송편, 송기(솔가지 껍데기)를 넣어 붉은색을 낸 송기송편, 봄철에 나온 쑥을 삶아 익반죽(곡류의 가루를 끓는 물로 반죽)할 때 넣어 만든 쑥송편 등이 대표적이다.

송편은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작고 앙증맞다. 북한 지방의 송편은 큼직한 반면 서울 송편은 ‘서울 깍쟁이’라는 말에 걸맞게 한입에 먹을 수 있도록 작게 빚는다. 음식의 멋을 중요시하는 서울 지역의 특색을 들어가 빛깔이 화려하다. 오미자, 치자, 송기, 쑥 등 천연재료로 색을 낸다.

충청도는 서울 못잖게 멋을 살려 만든다. 말린 호박으로 가루를 내 멥쌀가루와 섞어 만드는 호박송편 등이 대표적이다. 호박 특유의 선명한 노란색과 한입에 먹을 수 있는 크기가 돋보인다. 충남 홍성에서는 국화송편을 주로 먹는다. 실제 국화는 들어가지 않으며 모양이 국화와 비슷해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당근즙, 쑥가루, 자색 고구마 등 다양한 재료로 색을 내고 수저를 돌려가며 국화잎 모양을 낸다.

경상도는 칡, 모시 등 지역에서 나는 재료를 송편 반죽에 넣어 푸짐하게 빚는다. 멥쌀가루에 칡가루를 섞어 익반죽해 강낭콩과 팥으로 만든 소를 넣고 빚어 찐 칡송편이 유명하다. 칡의 단맛·쓴맛에 독특한 향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칡송편은 경북 산간 지역에서 볼 수 있는 토속음식으로 구수하면서 달콤하다.

지역 음식이 다양하기로 소문난 전라도는 명성만큼이나 송편의 종류가 많다. 삘기는 짚 대신 지붕을 엮는 데 쓰이는 띠(벼과의 다년초)의 어린 새순이다. 흰 부분을 씹으면 들큼한 맛이 나서 옛 어린이에게 인기만점 간식이었다. 삘기가루와 멥쌀가루를 섞어 빚은 삘기송편은 차지고 쫄깃한 맛이 있다.
모시가 많이 재배되는 전남에서 주로 먹는 모시잎송편은 노비송편으로 불린다. 2월 초하루 중화절식을 ‘노비일’로 정해 노비에게 송편을 나이 수대로 먹여 격려하는 풍습이 이어져 추석에도 먹는다. 일반 송편보다 3배 이상 큰 크기는 당시의 인심을 짐작케 한다.
치자, 쑥, 송기, 포도즙, 오미자즙, 도토리 가루 등 색을 내는 각종 재료를 사용해 수려한 자태를 뽐내는 꽃송편도 전라도를 대표한다. 송편을 꽃모양으로 빚어 명절 이외에 돌상이나 차례상에 오르기도 한다.

강원도 지역의 송편에는 산간지역 서민들의 소탈함이 녹아있다. 대표적으로 감자송편에는 멥쌀가루가 아닌 감자녹말이 들어간다. 일반 송편과 다르게 반죽이 반투명하다. 감자송편만의 매끈하면서 쫄깃한 맛으로 인기가 많아 동네 떡집에 가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도토리송편은 강원도에서 많이 나는 도토리가 반죽에 들어간다. 멥쌀가루와 도토리가루를 섞어 진한 갈색빛이 돈다. 검은깨, 풋콩, 팥, 검은콩, 동부, 녹두 등도 재료가 된다.

제주도 송편은 비행접시 모양이다. 동글동글하며 납작하다. 완두콩송편이 대표적이다. 동그란 송편을 반으로 가르면 연두색 완두소가 나온다. 깔끔하고 달큰한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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