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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식 마니아의 천국 ‘편의점 음식’ … 건강 생각하면 지옥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08-17 15:03:34
  • 수정 2021-08-10 23:4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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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혜자푸드’ 인기 얻으면서 대세 … 삼각김밥·컵라면, 하루 나트륨 권장량 훌쩍
국내 편의점 시장은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약 13조원을 웃돌며 연평균 17%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국내 1인 가구 비율이 증가하고 간단한 식사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간편식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편의점과 식품업체들은 이를 겨냥해 다양한 즉석식품을 출시하고 있다. 삼각김밥·컵라면으로 대표되던 편의점 음식이 최근에는 도시락, 치킨, 고로케, 와플 등으로 다양해지며 소비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편의점은 1989년 중반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1982년 롯데쇼핑이 롯데세븐이란 이름으로 편의점 사업에 진출했지만 당시 생활패턴과 맞지 않아 2년만에 철수했다. 롯데는 1988년 5월 코리아세븐을 세우면서 편의점 사업에 재진출했다. 1988년 8월 당시 코리아제록스(롯데 계열사이자 당시 동화산업의 모기업)는 세븐일레븐의 체인본부인 미국 사우스랜드와 기술제휴계약을 맺었다. 1989년 5월 올림픽선수촌아파트에 국내 최초의 편의점(CVS, Convenience Store)을 개점했다.

롯데는 2000년 코오롱으로부터 270여개의 가맹 점포를 가진 드럭스토어 ‘로손’까지 인수했다. 1991년 사우스랜드가 파산 위기에 몰리자 세븐일레븐의 일본 현지법인 격인 이토-요카도가 인수했다.

이후 사우스랜드는 회사 이름을 세븐일레븐산업(7-Eleven, Inc)으로 전환했다. 2005년 11월 일본이 중심이 된 Seven & I 지주회사는 세븐일레븐의 지분을 전량 매입하는 데 성공한다. 이로써 미국의 기업이던 세븐일레븐은 완전히 일본계 회사가 됐다. Seven & I의 자회사로는 세븐일레븐, 이토-요카도, 데니스 체인 등이 있다.

1992년 드라마 ‘질투’로 인해 편의점 붐이 일어나면서 LG25, 훼미리마트, 미니스톱 등이 속속 생겨났다.

편의점은 크게 미국식 씨브이에스(CVS)와 유럽에서 건너온 스파(SPAR)로 나뉜다. CVS는 일반적으로 흔히 알려진 24시간 편의점이며, SPAR는 오전 7시∼밤 11시까지 문을 여는 동네마트와 비슷한 식료품점이다. 참고로 세븐일레븐이란 사명은 이같은 영업시간에서 유래했다. 미국, 한국, 일본 등에서는 주로 CVS가 성행하며 유럽에서는 SPAR가 대부분이다.

일본은 편의점 대국으로 약 4만5000여 곳이 성업 중이다. 지난달 2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이 조사·발표한 일본 편의점 시장규모에 따르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약 10조1718억엔(약 95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보다 약 3.7% 성장한 수치다. 이미 백화점(약 6조엔) 시장을 넘어섰고, 마트(약 18조엔) 시장을 추격하고 있다.

국내 편의점 시장은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약 13조원을 웃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조사결과 편의점 매출은 5년간 연평균 17% 이상 성장하고 있지만 일본에 비해서는 아직도 성장여력이 크다. 국내 편의점 시장은 1인가구 및 노인층의 증가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편의점 음식은 기업이 미리 조리해 판매하는 음식을 고객이 구입, 가정이나 편의점에서 먹는 형태로 집밥과 외식의 중간 형태다. 과거엔 편의점 음식이 ‘비싸고 양은 적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값싸고 양도 많은 음식도 많다. 게다가 각종 카드회사와의 제휴로 할인하는 품목이 늘어났다. 편의점도 자체적으로 1+1(한개 사면 하나 더 주는 것)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 편의점 음식의 대세는 ‘혜자푸드’다. 제조업계의 과대포장을 비꼬는 ‘창렬하다’는 말의 반대말로 값도 싸고 양도 많은 음식을 뜻한다. 창렬하다는 말은 가수 김창렬씨 이름을 브랜드에 쓴 편의점 즉석식품에서 시작했다. ‘김창렬의 포장마차’라는 이름으로 나온 순대볶음, 곱창구이는 5000~6000원이란 높은 가격대임에도 7~10조각의 순대, 곱창만이 들어 있다.

온라인에서 혜자푸드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한 지난해 9월 이후 ‘김혜자 도시락’의 판매량은 급속도로 늘었다. 한달만에 38.7%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뒤이어 올해 초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를 통해 인기를 얻은 가수 걸스데이의 멤버 혜리의 이름을 딴 ‘혜리 도시락’도 혜자푸드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적인 편의점 음식인 삼각김밥은 효자상품으로 불린다. 양이 많지 않고 가격도 저렴해 소비자들이 가볍게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영양학적으로는 가장 문제가 많은 식품 중 하나다. 영양구성이 탄수화물로 치우쳐 영양소가 불균형적일 우려가 크다. 김밥 속 재료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부족하다. 삼각김밥을 식사대용으로 하기에는 양이 부족해 다른 간식거리나 컵라면과 같은 음식을 찾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컵라면은 삼각김밥과 가장 흔히 곁들여 먹는 음식이다. 컵라면 하나에 포함된 나트륨은 하루권장량에 육박한다. 삼각김밥의 김도 나트륨이 들어있는 조미김이다. 여기에 김치나 단무지까지 추가하면 나트륨의 양은 어마어마해진다.

전자렌지에 데워 먹는 가공식품과 즉석조리식품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나트륨이 포함돼 있으며 화학조미료인 MSG가 다량 함유해 먹고 나면 갈증을 유발하고 몸을 붓게 한다. MSG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일부 유아식품에 첨가하지 않도록 규정돼있으며 특정체질에 있어 섭취 제한을 권고하는 물질이다.

최재경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나트륨을 과잉 섭취되면 신장 기능을 악화시키거나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즉석식품에는 대부분 인공향료와 방부제가 뿌려진다. 일부 도시락, 컵라면, 냉동식품 등의 용기에 열을 가하자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가 검출되기도 했다. 비스페놀A는 플라스틱을 만들 때 사용하는 가소제로 체내에 들어오면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의 역할을 흉내내면서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분비에 악영향을 줘 발달장애, 발달지연, 뇌기능 저하, 유방암 등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밝혀졌다.

24시간 운영되는 특성상 편의점은 야식 마니아들에게 천국과도 같다. 늦은 시간에 야식이 생각날 때마다 편의점으로 달려가면 손쉽게 배를 채울 수 있다. 하지만 잠 들기전 섭취하는 야식은 건강상 해롭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야식은 평소 불규칙한 식습관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위장장애, 수면장애, 스트레스성질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음식은 바로 먹고 잘 경우 축적된 칼로리로 인해 비만의 우려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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