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BMS제약과 한국화이자제약이 2013년 7월 출시한 차세대 항응고제 ‘엘리퀴스정(성분명 아픽사반, Apixaban)’이 ‘포스트와파린’으로 나서고 있다. 엘리퀴스는 와파린의 가장 큰 문제점인 약물상호작용이 없어 다른 약을 동시에 투여해도 되고, 다른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New Oral Anti-Coagulant, NOAC) 중 위장관출혈의 위험이 적어 상대적으로 선택의 폭이 넓다.
이 제제의 주성분인 아픽사반은 주된 혈액응고 단백질인 Xa인자 활성부위에 직접 결합해 프로트롬빈(prothrombin)이 트롬빈(thrombin)으로 전환되는 것을 막아 다양한 병리적 상황에서 항응고 및 항혈전 효과를 나타낸다. 1차 유효성 평가변수인 뇌졸중(출혈성 및 허혈성)과 전신색전증, 1차 안전성 평가변수인 주요 출혈, 2차 유효성 평가변수인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위험을 와파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또 신장 배설률이 25%로 비교적 낮아 신장기능장애 환자가 용량을 조절할 필요없이 간편하게 투여할 수 있다. 심방세동 환자는 상대적으로 신기능이 감소하는 고령층이 많기 때문에 연령 및 신장기능 장애에 대한 우려 없이 효능을 보일 수 있는 약물을 선택해야 한다. 엘리퀴스는 이를 모두 만족하는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심재성 정맥혈전증 및 폐색전증은 각각 심부정맥(주로 종아리, 허벅지, 골반)과 폐의 혈관이 혈전으로 막힌 상태를 말한다. 국내의 경우 1000명 중 1명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인구 고령화, 식습관 변화, 수술 증가로 인해 늘어나는 추세다. 심재성 정맥혈전증과 폐색전증은 미국에서 매년 약 60만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약 10~30%가 진단 후 1개월 안에 사망한다.
폐색전증은 수술한 이후 발생하기 쉽고, 중증질환이 동반될 경우 경우 사망률이 높아진다. 급성 중증 폐색전증의 경우 진단 이후 7일 내 사망률이 88%로 매우 높았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조아현 가톨릭의대 여의도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심방세동 환자는 뇌졸중 발병률이 약 5배 가량 증가하며, 심방세동과 관련한 뇌졸중은 질환의 중등도 및 장애 발생이 더 높게 나타난다”며 “대한뇌졸중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와파린 치료가 부적합한 고위험도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아픽사반 사용이 우선 권장된다”고 밝혔다.
정보영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와파린은 음식물 조절, 약물간 상호작용, 목표 치료범위 유지가 어렵다”며 “와파린 투약을 시작한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약 25%의 환자가 첫해 투약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NOAC은 와파린 대체제로 출혈 위험 및 사회적 비용을 경감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약들은 각 약제별로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엘리퀴스는 INR (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 수치와 상관없이 일관성 있는 효과와 출혈 위험을 낮춘 약”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