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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텅빈 국산과자 자리 꿰찬 수입과자 … 4개 중 1개는 외국산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03-21 01:45:23
  • 수정 2016-02-12 15: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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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 66.5%, 수입제품 구입 경험 … 나트륨 함량 국산보다 3배 높아, 세균도 득실

지난해 수입과자를 한 번이라도 구입한 경험이 있는 국민은 전체의 66.5%였을 만큼 국내시장에 수입과자가 깊숙히 들어왔지만 나트륨 함량, 세균수 기준치 초과 등 위생적으로 검증돼야 할 부분이 아직 많이 남았다.

최근 인터넷에선 창렬이란 말이 떠돈다. 이 단어는 겉포장은 그럴싸하지만 내용물은 형편없다는 뜻으로 가수 김창렬 씨 이름을 브랜드에 쓴 편의점 즉석식품에서 시작됐다. ‘김창렬의 포장마차란 이름으로 나온 곱창구이, 순대볶음 등은 6000원대로 다른 즉석식품에 비해 비싸지만 내용물은 7~10조각만 들어있다. 네티즌들은 이를 조롱하기 위해 창렬하다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국내 제과업체의 과대포장 논란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가격을 슬금슬금 올리더니 이젠 내용물을 점점 줄이고 있다. 이에 대해 소비자 불만이 이어지자 업체 측은 내용물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질소 충전재로 포장해 내용물이 적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같은 양의 수입과자와 값을 비교하면서 업체의 행태에 대해 분노한다.

국산과자의 신뢰가 떨어지면서 수입과자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최근 환율이 낮아지고 여러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 FTA)이 활발히 체결되면서 해외 제품이 수입이 부쩍 늘었다. 수입과자도 이같은 영향을 받아 박리다매 방식으로 국내에 들어오고 있다. 수입과자는 국산과자보다 더 달고 기름지며 오감을 자극하는 능력이 같은 종류의 국산과자를 압도한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2013년 국내에 수입된 과자의 총 수입액은 약 4365만달러로 연평균 10.7%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수입과자의 국내 시장 점유율도 늘어 지난해 26.5%를 차지했다. 20108.2%, 201114.3%, 201226.4%, 201320.9%에 이은 상승세가 무섭다.

시장조사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8월 만19~59세 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 대상자의 66.5%가 최근 1년간 수입과자를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20(80%)30(71.2%)가 압도적으로 구매 비율이 높았지만 40(57.2%)50(57.6%) 절반 이상도 수입과자를 구매해본 것으로 조사됐다.

수입과자가 활발히 들어오면서 번화가를 중심으로 해외과자 판매점이 늘고 있다. 특히 기업형 수입과자 할인점을 표방하는 레드버켓’, ‘스위트파티’, ‘카카오칩등은 2013년부터 속속 생기기 시작해 1년만에 전국 500여개의 매장을 뒀다. 대형마트들도 수입과자를 모은 진열대를 별도로 구성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전국 90여개 점포에 관련 구역을 마련했으며 수입 품목도 2013년 대비 약 2배정도 늘어난 250여개로 확대했다.

서울시 상수동 홍익대 앞에서 수입과자 할인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가게를 방문하는 손님들은 대부분 제품을 한 두 개 구입하는 게 아니라 대여섯개씩 사가신다젊은 사람들이 많이 사지만 종종 나이든 손님들도 오신다고 말했다.

수입과자의 나트륨 양이 높아 소비자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올리브영, 왓슨스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멀티숍에서 판매하는 과자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나트륨을 함유한 제품들이 진열되고 있었다. 지난달 관련업계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수입 과자는 대부분 국산보다 나트륨 함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고하는 성인 1인 나트륨 섭취량(2000mg)의 절반에 가까운 함량을 보이기도 했다. 수입과자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제품 중 하나인 미국의 치즈볼의 경우 100g당 나트륨이 1166mg나 포함됐다. 일본에서 건너온 베이비스타 스파이스 치킨맛은 한 봉지(94g)1128mg가 들었다.

국산과자의 경우 농심 자갈치100g당 약 470mg, 오리온 오징어땅콩100g297mg, 해태제과 자가비 버터간장맛100g당 280mg, 롯데제과 제크100g280mg 등으로 수입과자보다 나트륨 함량이 현저히 적었다.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현숙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수입과자 부적합 현황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212, 249t의 수입과자가 부적합 판을 받았다. 대부분 세균수가 기준치를 초과했으며 전체의 40%(84)를 차지했다. 이어 산가 함량 기준 초과 57, 사이클라메이트 검출 35, DBP 함량 기준 초과 4, 타르색소 검출 3건 순으로 나타났다.

일부 수입과자 할인점의 제품에서는 영양성분표와 원재료가 한글로 표시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일본에서 들여온 와사비 과자나 ‘우마이봉’의 경우 대용량 포장제품을 뜯어 낱개로 판매하기도 한다. 이는 식품위생범에 의거해, 한글표시사항 위반으로 식약처의 적발 대상이 된다.

수입과자의 열풍은 국산과자가 국민들의 신뢰도를 회복해야 멈출 것으로 보인다. 수입과자의 범람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국내 제조사들이 과거의 영광에만 안주하다가는 지금보다 더 큰 위기를 겪을 수 있다. 원가 절감, 과다 포장 자제 등을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붙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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