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새 암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57% 증가했으며, 특히 위암으로 소요되는 비용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소영 충북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공공의료사업실 부실장)와 박종혁 교수팀은 국립암센터와 공동연구를 실시한 결과 2009년 한 해 국내 암 관련 경제적 부담은 22조1000억원으로 2005년의 14조1000억원에 비해 8조원 증가했다고 20일 밝혔다. 22조1000억원은 2009년 전체 국내총생산(GDP)의1.75%에 달하는 금액이다.
암종별로는 위암의 경제적 부담이 가장 컸다. 이 질환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은 2005년 2조1000억원에서 2009년 3조6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간암은 1조9000억원에서 2조8000억원으로 늘었다.
이밖에 2009년 기준 경제적 비용이 큰 암종은 대장암 2조80000억원, 폐암 2조2000억원, 갑상선암 1조9000억원 순이었다. 갑상선암의 경우 2005년 4700억원에 비해 1조4300억원이나 늘어 2008년 이후 경제적비용 기준 상위 5대 암에 진입했다.
2009년 암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 22조1000억원 중 조기사망으로 인한 손실액이 6조7000억원(30.3%)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직접의료비가 6조3000억원(28.3%), 이환손실금(질병 치료로 인해 발생한 작업일수 손실의 경제적 비용) 5조4000억원(24.2%), 비(非)직접의료비는 3조8000억원(17.2%)을 기록했다.
또 이번 조사결과 암치료에 대한 본인부담금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암치료 관련 직접의료비 6조3000억원 중 공단부담금이 4조2000억원(67.8%), 본인부담금 6000억원(9.7%), 비급여진료비는 1조4000억원(22.4%)이었다. 결과적으로 직접의료비 중 환자가 부담하는 본인부담금과 비급여진료비 합계는 2조원(32.1%)으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다.
2002년과 비교했을 때 최근 암 생존율이 증가하면서 사망손실금의 비중은 65.3%에서 30.3%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이환손실금의 비중은 2002년 14.5%에서 2009년 24.2% 늘어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직접의료비 및 비직접의료비의 비중도 크게 증가했다. 직접의료비 비율은 13.7%에서 28.3%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암 발생률 및 진단검사비 증가, 신약 개발, 신의료기술 도입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김소영 교수는 “가파른 의료비 증가율와 높은 환자부담률을 감안할 때 근거에 기반해 급여항목을 확대하고 이를 모니터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특히 비직접의료비 중 간병비 비율이 3.1%에서 8.8%로 두 배 이상 증가하는 등 경제적 부담이 크게 늘었다”며 “간병비를 줄이고 환자 보호자의 사회적·정신적 건강문제를 암 진료 과정의 일부로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종혁 교수는 “앞으로 사망손실금보다 이환손실금이 사회적으로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암 경험자의 사회복귀를 지원하는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2009년의 사회경제적 부담을 추계한 것으로 최근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정책에 따라 환자의 직접의료비 부담은 줄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간병비 등 이화손실금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평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아시아태평양암예방학술지(Asian Pacific Journal of Cnacer Preven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