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후반부터는 조금만 많이 먹어도, 먹은 것에 비해 움직임이 조금만 적어도 금세 살이 찌기 마련이다. 성장호르몬 등 각종 호르몬이 감소되고 근육량이 줄어들면서 뱃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런 나잇살은 사망 원인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뇌졸중, 심장병 등의 원인이 된다.
나잇살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기면 곤란하다. 뱃살은 몸매만 망가뜨리는 게 아니라 의외로 건강에 해롭다. 기름진 음식을 적게 먹고 운동만 열심히 하면 뱃살이 빠질 거라고 여기기 쉽지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장인들은 술자리 때문에 복부비만이 더욱 악화되는 게 심각하다. 알코올은 영양소는 없으면서 1g당 7㎉의 고열량을 낸다. 알코올이 몸에 들어오면 다른 영양소가 산화돼 칼로리로 소모되는 것을 방해한다.
또 술은 주로 밤에 먹게 되고 다른 안주를 같이 먹게 하므로 소주 한 병을 마셨다면 운동을 3시간 가까이 해야 합니다. 주위에서 매일 술을 마시는데 살이 안 찐 사람이 있다면 밥이나 안주를 잘 먹지 않는 알코올중독자일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지방과 근육량이 감소하고 영양결핍으로 인해 체중이 적게 나가게 된다. 주2회로 술자리를 줄이고 적어도 2일 이상 금주해서 술이 해독되는 시간을 갖는 게 필요하다. 술자리 전에 꼭 식사를 하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음주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폐경기 전후엔 체중 5kg 증가
밥과 김치만 먹는데 나는 왜 살찌나요? 집에서 혼자 보내는 주부들의 식단을 살펴보면 국수, 흰쌀밥, 떡 등 탄수화물 과잉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혈당지수(GI)가 높은 음식으로 탄수화물이 체지방으로 잘 저장되기 때문에 중성지방 수치가 올라가기 마련이다. 과일은 살이 찌지 않는다고 하루 한두 개씩 먹게 되면 혈당이 급속하게 치솟아 결국 지방이 쌓이게 된다.
밥과 김치에는 단백질이 없기 때문에 근육이 점점 줄어들수 있고, 폐경기 전후엔 단백질원이 특히 중요해 필요하면 단백질 파우더라도 대체 섭취해야 한다. 운동으로 살뺀다고 너무 무리하게 운동하는 것은 좋지 않다.
수영, 골프, 에어로빅체조를 하고 나서 커피 한잔에 간식을 먹게 되면 하루 종일 운동한 게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된다. 오히려 운동했다는 보상심리로 더 먹는 경우도 있고 피로감을 잊으려고 단 것을 찾기도 한다.
중년 여성들은 남이 남긴 음식을 먹지 않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자신의 몸이 쓰레기통은 아니다. 남이 권한다고 따라서 먹어서도 안된다. 여자들은 흔히 먹기 싫어도 같이 가서 먹어주는 것을 우정이나 의리로 여기는데 피해야 한다. 밥배, 빵배, 디저트배가 따로 있으니 상관없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생리주기 중 황체기에 에너지 소모율이 15%나 증가한다. 폐경이 되면 이런 에너지 소모가 없어지므로 이전과 같이 똑같이 먹고 운동해도 체중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폐경은 결국 나잇살의 주범이 된다.
대한폐경기학회는 약 절반의 폐경기 여성에서 5㎏ 이상의 체중증가가 나타난다고 보고했다. 폐경기 여성의 복부비만은 결국 노화의 증거다. 나이가 들면 척추의 기립근 약화, 뒤틀린 자세로 인한 거북목, 어깨 두꺼워짐, 팔 지방 축적, 부종 등으로 체형이 많이 망가지게 된다.
오랫동안 앉은 자세로 지내는 직장인 역시 골반의 뒤틀림, 자세의 망가짐으로 인해 인대의 과사용, 결체조직의 굳어짐 등으로 통증이 오고 몸통이 두둑해진다. 이는 그냥 살만 찐 게 아니라 근막염증과 함께 셀룰라이트, 부종 등이 함께 생긴 상태이기 때문이다. 체외충격파 치료로 이런 근막의 통증과 염증을 해결해야만 사이즈를 줄일 수 있다. 요즘 체형교정이 비만과 항노화의 기본치료인 이유다.
멀리서 서있는 자세만 봐도 50대인지, 60대인지 분간할 수 있다. 몸이 뒤틀려 있으면 아무리 운동해도 오히려 더 자세만 망가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폐경기 이후 혼자 남아서 밥을 대충 때우는 습관, 부족한 수면, 음료수나 술 섭취, 영양의 불균형 등은 비만과 이로 인한 우울증을 초래하기 쉽다.
자녀들도 내 품을 떠나는 ‘빈둥지증후군’이 우울증의 또다른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새로운 전성기라고 보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육아와 가사에서 벗어나 인생의 2막을 준비할 나만의 꿈을 찾을 수 있는 자유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식사는 나만을 위해서, 여왕처럼 균형 있게, 양보다는 질을 챙기도록 한다. 자녀들에게 신경 쓰던 에너지를 남편이나 친구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취미나 여행에 쏟아붓도록 하자.
저주받은 하체도 결국 나잇살
하루 종일 사무실에 앉아있는 직장인들은 복부뿐만 아니라, 엉덩이, 허벅지로 몰리는 살과 하지부종으로 고민한다. 부종이 생긴다면 아침식사를 꼭 하도록 하자. 저지방 우유와 시리얼도 좋다. 점심에 과식하지 않으려면 공복 상태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공복이 되면 우리 몸은 비상사태가 되어 점점 더 지방을 저장하려 들고, 몸의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무심코 들이키게 되는 음료수나 커피, 간식에 얼마나 많은 설탕이 들어있는지 명심해야 한다. 다이어트한다고 혼자 밥먹는 것도 옳지 않다. 식사는 여럿이, 다양한 메뉴로 먹어야 오후에 간식을 피할 수 있다. 점심식사 후 동료들과 산책하면서 걷는 것도 좋다. 가까운 공원이나 걸을만한 코스를 살펴보자. 화장실을 갈 때에도 다른 층을 이용한다든지 이동거리를 만들어서 동선을 길게 해야 한다. 사무실 안에서 앉았다 일어서기, 수건돌리기, 스트레칭. 케틀벨·아령을 이용한 팔운동, 다리운동을 한다면 멈춰진 대사속도를 높일 수 있다.
직장인들의 가장 큰 문제는 점심 메뉴다. 도시락을 싸간다든지 주변에 균형 있게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점심뷔페를 이용해보도록 하자. 하체를 빼겠다고 너무 많이 걸으면 오히려 체형이 뒤틀리고 셀룰라이트가 더 악화될 수 있다. 근육의 과사용이 때로는 오히려 다리의 부종이나 셀룰라이트를 촉발할 수 있다. 이런 경우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마사지, 좌욕 등으로 다리 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 다리를 꼬지 않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도록 한다.
마른비만이 더 빼기 어렵다
체중은 정상보다 적게 나가는데 체지방이 30%이상 되고 복부만 불룩한 경우를 ‘마른 비만’이라고 한다. 건강에 더 위험할 뿐만 아니라, 살을 빼기도 더 어렵다.
나이가 들면 근육량이 감소해 점점 기초대사량이 떨어지면서 복부비만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특히, 다이어트를 반복적으로 한 여성들은 근육량이 더욱 부족해서 살찌기 쉬운 체질로 바뀌게 된다. 다이어트를 많이 해서 말랐다고 보이지만 근육이 없고 활력이 없어서 쉽게 피곤하고 점점 움직이지 싫어해 근육량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근육이 있어야 뱃살도 빠지는 법이다. 운동할 때 체지방을 연소시키는 곳이 바로 근육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30세가 지나면 매 10년마다 근육이 3㎏씩 줄어들고, 한 살 먹을 때마다 기초대사량은 1%씩 떨어진다고 하니 덜 먹어서 감량하는 다이어트보다는 운동으로 근육량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
뱃살을 빼야겠다고 윗몸일으키기를 하는데 사실 별로 효과가 없다. 날씬한 복부는 근육량과 비례하므로 허벅지 강화운동, 즉 등산이나 앉았다 일어서기 등이 적절하다.
스트레스는 마른 비만의 주범이며, 별 약도 없다.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생활습관과 생각의 예방주사가 필요하다. 세로토닌이라는 행복호르몬을 올릴 수 있는 생활습관으로는 많이 걷고 사색하기, 복식호흡, 햇빛쬐기, 트립토판이 함유된 콩·두부·우유·바나나 섭취하기, 잠 푹자기 등을 추천할 수 있다.
생각의 예방주사로 100%의 완벽주의를 버리고 80%만 일하라고 권고한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으니 50%만 만족시키자고 생각해야 한다. 인정받으려고 애쓰는 순간 기대치가 높아지고 자신의 감성을 억눌러야 하기 때문에 욕구불만이 생기게 된다.
욕구불만은 끊임없이 배고프고, 먹는 것에 집착하게 만든다. 궁극적인 해결은 삶의 목표와 의미를 찾는 것이다. 직장인이든, 주부이든, 내가 살아가는 이유를 알고 일이 재미있어야 한다. 작은 일부터 하나씩 재미있는 것을 찾아보자.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미혼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1.8%가 자신의 체중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그만큼 많은 여성들이 비만도와 상관없이 다이어트 강박증을 보이고 있다. 건강한 체형으로 나이 들어가려면 내 몸을 소중하게 여기고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