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 이하라면 ‘정기검진’ 성실하게 … 근종 크기 크다면 제왕절개, 필요에 따라 소작술 병용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은 미리 근종 여부를 확인하는 검진을 시행해 자궁근종 위치나 크기 등에 대한 정확하게 파악하고 치료한 뒤 임신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
법무사 김모 씨(32·여)는 바라던 임신을 했지만 ‘자궁근종’도 함께 나타나 적잖이 당황했다. 혹시나 태아에게 악영향을 끼칠까 불안해 ‘평소 검진받을걸’ 후회까지 하고 있다. 주치의는 “너무 불안해하지 말라”며 “근종 위치나 크기에 따라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검진하면서 지켜보자”고 말했다.
자궁근종은 일종의 악성 종양으로 위치에 따라 △점막하근종 △장막하근종 △근층내근종 등 3가지로 나뉜다. 이중 점막하근종은 자궁내강에 근종이 위치해 임신을 어렵게 만들 우려가 있다.
가임기 여성 중 40~50%는 자궁근종을 갖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이 중 35세이상 여성은 2명중 1명꼴이다. 식습관과 생활습관 등이 불규칙한 청소년, 20대 젊은 미혼 여성도 근종을 가진 경우가 적잖다. 최근 4년간 자궁근종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21%나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자궁근종은 이렇다 할 증상이 없어 임신 전까지 모르고 지내다가 임신 후 초음파검사 중 우연히 발견되는 산모가 적잖다. 임신 후 자궁근종이 발견됐다면 여성의 불안함이 커지게 된다. 일부 산모는 태아가 근종에 눌려 자라지 못하거나 기형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한다.
자궁근종 중 임신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자궁 내막 쪽에 위치한 ‘점막하근종’과 자궁의 가운데층에 형성된 ‘근층내근종’이다. 하지만 거대 자궁근종 또는 점막하근종이 태아가 있는 자궁강 안으로 커진 상황이 아니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3㎝ 이하의 작은 근종이라면 임신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신용덕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은 “3㎝ 이하의 자궁근종은 임신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6㎝ 이하의 근종이 자궁 체부의 아래쪽에 있으면 태아가 나오다가 막히는 일이 거의 없지만 자궁경부에 있을 때는 근종으로 산도가 좁아져서 난산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궁경부에 근종이 있어도 크기가 작다면 주치의의 지도를 잘 따르면 큰 문제가 없다.
신 원장은 “다만 근종의 크기가 크다면 태아에 충분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며 “근종이 자궁내막 근처에 생성되면 자궁내막이 얇아지고 태아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혈액공급량이 줄게 되는데 심한 경우 유산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은 미리 근종 여부를 확인하는 검진을 시행해 자궁근종 위치나 크기 등에 대한 정확하게 파악하고 치료한 뒤 임신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자궁근종을 가진 여성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임신 시기에 통증이 호발될 수 있다. 이때는 배를 따뜻하게 하며 안정하면 대부분 증상이 좋아진다. 필요하면 진통제를 쓰기도 한다. 자궁근종이 조기진통 및 태아 위치이상 비율이 조금 높아진다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연구자에 따라서는 별 차이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임신 중 자궁근종이 태아나 산모에게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때 외에는 치료가 필요 없고 정기적으로 관찰하는 게 원칙이다. 대부분 별일 없이 임신이 유지된다.
다만 근종 아래쪽에 태반이 자리잡고 있으면 자연유산, 산후 출혈, 잔류 태반, 태반 조기박리 등이 나타나는 빈도가 높다. 근종이 많거나 큰 게 여러개 있으면 이같은 합병증은 더욱 잘 생기므로 검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신용덕 원장은 “근종의 위치 및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혹이 산도를 막고 있지 않으면 대부분 정상분만으로 출산할 수 있다”며 “하지만 근종 크기가 커 산도가 좁아진 경우에는 제왕절개를 시행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왕절개 시 5㎜ 정도 작은 장막하근종이 여러개 있다면 전기나 레이저로 간단하게 소작해 천천히 없어지도록 유도한다. 이때 근종을 모두 떼어 내 봉합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뿐만 아니라 출혈이 커 나중에 유착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만약 임신 중 발견된 자궁근종이 지나치게 커 수술해야한다면 출혈이 클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자궁근종을 가진 산모가 제왕절개 시 근종절제수술을 시행하지 않았거나 정상분만했다면 자궁이 정상으로 돌아가는 산후 6~8주에 다시 초음파검사로 근종 상태를 체크한다. 이때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혹의 크기가 변했는지 그대로 두고 볼 것인지 다른 치료를 할 것인지 등을 결정한다. 임신 중 커졌던 근종이 산후에는 대부분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