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서울특별시 동부병원 가정의학과장

바이러스성 간염은 A·B·C·D·E형으로 분류되며, 이 중 A형과 B형만 예방백신으로 치료할 수 있다. A형간염은 원래 영·유아 시기에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질환이었다. 하지만 최근 상하수도 및 위생 환경이 개선되면서 오히려 깨끗한 환경 탓에 어릴 때 항체가 생기지 않아 성인이 된 뒤 발병할 경우 간부전 등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 A형간염 예방접종은 항체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20~30대에게 권장되며, 2회에 걸쳐 접종하면 된다.
B형간염은 만성질환이나 간암 등으로 악화될 수 있으므로 감염력이나 예방접종 이력이 없는 성인은 백신 접종이 권장된다. 접종은 3회에 걸쳐 진행된다.     

패혈증 등 침습성 폐렴사슬알균에 의한 감염증은 겨울철 노년층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다. 발병 후 세균이 혈액이나 뇌수막에 침투해 합병증을 유발한다. 보건복지부 조사결과 65세 이상 노인에서 패혈증이 발병할 경우 사망률은 60% 정도로 높게 나타났다. 수막염일 때 사망률은 80%에 달한다.

65세 이상 성인은 폐렴사슬알균 예방접종이 우선 권장된다. 건강한 65세 이상 성인은 13가 단백결합백신이나 23가 다당류백신을 접종하는 게 좋다. 만성심질환·폐질환·당뇨병·알코올중독·만성간질환 등에 해당되는 65세 이상 성인은 담당 주치의와 상담한 뒤 과거 접종 경험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통증의 왕’으로 불리는 대상포진은 백신 접종으로 예방하는 게 좋다. 노화로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지는 60세 이상부터 금기사항이 없는 한 대상포진 백신 접종이 권장된다. 50~59세 성인은 개별 피접종자의 상태에 따라 접종 여부가 결정된다.

11~12세 여성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을 접종하는 게 권장된다. 이 백신은 20대 전후에 감염률이 높은 인유두종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형성해 자궁경부암을 예방한다. 권장 시기에 예방접종을 받지 못했더라도 성경험 이전에 백신을 접종하면 자궁경부암 예방효과가 높아진다.

파상풍 백신은 종류에 따라 Td(파상풍·디프테리아 혼합백신)와 Tdap(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혼합백신)로 나뉜다. 소아 때 접종하고, 성인이 된 뒤에도 10년마다 1회 접종하는 게 좋다. 이 중 한번은 백일해 백신이 포함된 Tdap 백신을 접종하는 게 권장된다.
성인형 Tdap 백신의 접종력이 없는 여성은 출산 직후나 임신 전 1회 접종이 권고된다. 임신 27~36주 임신부에게도 접종이 권장된다.

MMR(홍역, 유행성이하선염(볼거리)·풍진) 백신은 풍진 또는 MMR 백신에 대한 접종 기록이 없거나, 이들 질환에 걸린 적이 없어 항체가 확인되지 않은 성인이라면 1회 접종이 권고된다. 특히 임신 전 가임기 여성은 풍진으로 인한 기형아 출산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하다. 

매년 10~11월은 독감 예방주사 시즌이다. 소아, 만성질환자, 65세 이상의 성인은 우선 접종이 권장된다. 반면 6개월 미만 유아, 중등도 이상 급성 열성질환 환자, 알레르기질환 환자는 접종을 피해야 한다. 임신 여성은 전문의와 상의한 뒤 접종하는 게 바람직하다.

해외여행을 가거나 특수 직업을 갖고 있는 성인은 폴리오, 홍역·풍진·볼거리(유행성이하선염), 일본뇌염, 장티푸스, 신증후군출혈열,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공수병, 수막구균, 황열, 콜레라 등에 대한 예방접종이 권장된다.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 상담한 뒤 개인 상황에 따라 필요한 백신을 접종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