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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이유 없이 입안이 타는 듯한 ‘구강작열감증후군’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01-05 19:01:51
  • 수정 2015-01-06 11: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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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경기 여성 10명 중 2명 겪어 … 구강건조증·만성질환·심리요인 등 유발원인 다양

고홍섭 서울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가 여성 환자에게 ‘구강작열감증후군’을 설명하고 있다.

주부 김모 씨(62·여)는 최근 입 속에 불덩이를 물고 있는 것처럼 혀가 타는 듯이 화끈거리고 아프다. 혓바늘이 돋았거나, 입 안에 상처가 난 것도 아닌데 하루 종일 혀가 화끈거려 밥을 먹는 것조차 힘이 든다. 증상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치과병원 구강내과를 찾은 결과 ‘구강작열감증후군’(Burning Mouth Syndrome, BMS)을 진단받았다.

구강작열감증후군은 주로 혀·입천장 앞쪽·입술 등이 화끈거리거나, 쓰라리거나, 따끔거리는 증상을 호소한다. 입 속이 마르거나 맛을 제대로 느끼는 못하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50세 이상 폐경기 여성 10명 중 한두명 정도가 겪을 정도로 흔한 편이다.

겉으로는 멀쩡하게 보여도 입 속 이물감과 종일 이어지는 통증에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음식을 먹는 게 힘들어 기운이 빠지고, 수면장애가 심해지며,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홍섭 서울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구강작열감증후군은 혀나 구강점막에 가해지는 만성적인 자극 및 구강건조증을 가진 환자에서 발생하기 쉽다”며 “빈혈, 당뇨병, 비타민 부족, 수면장애, 불안·우울, 감각신경계 기능변화 등이 원인으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구강작열감증후군은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고 교수는 “구강건조증이나 구강진균(곰팡이) 등 국소요인을 제거하고 감각신경계에 작용하는 약을 복용한다”며 “이후 당뇨병, 빈혈, 수면장애, 우울증 등을 문제가 되는 요인을 차례대로 개선하는 방법으로 치료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구강건조증은 구강작열감을 악화시키므로 인공타액을 사용하거나 타액 분비를 촉진시키는 약을 복용하는 게 좋다. 침이 부족하면 입 속에 곰팡이가 자라 통증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이럴 땐 항진균제를 쓰면 쉽게 치료된다.

당뇨병·빈혈 등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은 혈당을 조절하거나 빈혈을 치료하면 입 속 통증을 줄일 수 있다.

격심한 스트레스, 우울증 등 심리적 요인도 입속 통증을 유발한다. 이럴 땐 원인이 되는 정신과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특히 여성은 폐경기를 거치면서 불안, 초조감, 우울감을 겪으면서 구강작열감증후군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증상은 구강암 등 ‘암질환공포증’을 가진 환자에서도 흔히 나타난다.

고 교수는 “혀가 아파 괴로워하는 환자의 상당수는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할지 몰라 고통을 참고 불안해한다”며 “구강작열감증후군은 조기에 발견해 원인 요소를 잘 관리하면 통증이 완화되는 만큼 제 때 치과병원을 방문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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