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경험자의 82.5%가 한번의 술자리에서 소주를 8잔 이상 마시는 ‘고위험 음주자’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최초 음주 연령은 낮아졌으며 폭탄주를 마시는 사람의 수는 증가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7~8월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3년 주류 소비·섭취 설문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국민 1회 평균 음주량은 맥주 1잔(200㎖)을 기준으로 남자는 6.5잔, 여자는 4.7잔이었다. 이는 자신이 생각한 적정 음주량(남자 4.9잔, 여자 3.8잔)과 세계보건기구(WHO) 권장 저위험 음주량(남자 5.6잔, 여자 2.8잔)보다 많은 수치다.
소주 평균 음주량은 1잔(50㎖) 기준으로 남자는 7.8잔, 여자는 4.5잔이이었다. 자신이 생각하는 적정 소주 음주량은 남자 4.6잔, 여자 3.2잔으로 조사됐다.
한번의 술자리에서 소주를 8잔 이상 마시는 고위험 음주를 경험한 비율은 82.5%로 2012년의 68.2%보다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20대 86.7%, 20대 86.5%, 40대 85.6% 50대 80.5% 순이었다. 폭탄주를 마신 경험이 있는 비율은 55.8%로 전년의 32.2%보다 늘었다. 폭탄주 중에선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을 마신 경우가 96.0%로 가장 많았으며 ‘위스키·맥주’는 34.4%, ‘소주·과실주’는 2.6%, ‘맥주·과실주’는 1.4%를 기록했다.
최초 음주 연령은 2012년 평균 20.6세에서 지난해 19.7세로 낮아졌으며 전체 조사자의 95.0%가 음주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에너지폭탄주(카페인이 함유된 음료와 술을 섞어 먹는 것) 경험자는 2012년 1.7%에서 지난해 11.4%로 급증가했다. 음주 중 에너지음료를 마시는 비율도 6.2%에서 24.7%로 크게 늘었다.
건강한 음주습관에 대한 인식도에서는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신다’는 답변이 2012년 15.0%에서 2013년 20.2%로, ‘술을 마실 때 물 등을 섭취한다’는 20.9%에서 35.1%, ‘원하지 않는 술은 거절한다’는 49.0%에서 53.3%로 각각 증가했다. 건강한 음주습관에 대한 인식이 증가했는데도 고위험 음주와 폭탄주를 경험한 비율이 높아진 이유는 현재의 음주문화에선 올바른 음주습관을 알고 있더라도 실천이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잔돌리기·회식 등 술문화로 인해 적정 음주를 유지하기 어려운 것으로 추측된다”며 “연말연시 잦아지는 술자리에 대비해 건강을 위한 음주습관을 실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