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모 씨(42)는 1년에 서너 번씩 허리통증으로 고생한다. 오래전 집 근처 병원에서 X-레이를 찍어봤지만 별 문제가 없다고 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다 얼마전 김장하면서 무리한 탓에 다음날 요통이 느껴졌다. 이번엔 증상이 더 심했고 통증이 다리까지 뻗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 척추 전문병원을 방문해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한 결과 요추간판수핵탈출증(허리디스크)이라는 소견이 나왔다. 담당의와 상담 후 내시경 장비로 신경을 누르는 돌출된 디스크를 제거하고 찢어진 디스크 막을 재건하는 성형술(섬유륜성형술)을 받기로 했다.
척추뼈 사이엔 충격을 완화해주는 추간판(디스크)이 들어 있다. 추간판탈줄증은 퇴행성 변화나 과도한 운동으로 디스크를 둘러싼 막인 섬유륜이 손상돼 내부의 수핵이 빠져나오면서 신경을 압박, 허리 아래에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보통 내시경을 이용해 치료한다.
내시경 치료법은 비수술적 요법으로 레이저가 부착된 6㎜ 굵기의 척추내시경으로 신경을 압박하는 디스크를 제거한다. 주로 옆구리 쪽 척추뼈 사이의 신경 구멍을 통해 접근한다. 척추구조물이 치밀하게 모여 있는 등쪽으로 접근하는 치료법보다 정상조직의 손상이 적어 부작용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
척추수술 후 하지통증은 개선됐는데 요통이 남아있으면 섬유륜성형술을 실시한다. 최경철 안양윌스기념병원 원장은 “추간판탈출증 환자를 대상으로 내시경치료와 섬유륜성형술을 실시한 뒤 2년간 전향적으로 추적 관찰한 결과 하지통증과 요통이 호전되고 환자만족도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2011년 통증 분야 세계적인 저널인 ‘통증의학(Pain medicine)’에 실렸다.
또 수술 전 디스크 퇴행이 심했던 환자는 내시경치료를 받아도 요통이 잔존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땐 척추유합술이나 인공디스크치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즉 내시경 치료는 모든 추간판탈줄증에 적합한 게 아니고 상태에 따라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통해 환자에게 맞는 치료법을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