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라이피시·번지점프 등, 어깨탈구 및 경추손상 유발 … ‘거북목’ 현대인은 부상위험 더 커
블롭점프를 즐기고 있는 모습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익스트림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익스트림스포츠는 번지점프, 빙벽 등반, 웨이크보드 등 극한의 상태에 도전해 스릴을 즐기는 변칙적인 운동이다. 과도한 신체활동과 낙상 등의 원인으로 척추관절이 손상되기 쉽다.
플라이피시는 모터보트나 제트스키에 가오리 모양의 고무보트를 묶은 채 물살을 가르는 해양스포츠다. 빠른 속도로 질주하기 때문에 고무보트가 위아래로 크게 요동치면서 강한 스피드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구명조끼 외에는 별다른 안전장비가 없어 상하운동을 하면서 생기는 충격이 요추 등 관절에 그대로 전달된다. 만약 탑승자가 보트 밖으로 튕겨나가게 되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보트가 갑자기 방향을 전환하거나 속도를 줄일 경우 손잡이 하나에 의지해 팔과 어깨로만 체중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강한 외회전력이 발생, 어깨나 팔꿈치에 외상적 탈구가 발생할 수 있다. 어깨힘줄의 하나인 회전근개가 파열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어깨가 탈구됐을 때 자가교정은 금물이다. 빠진 어깨를 무리하게 맞추면 인대, 근육, 혈관 등이 손상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뼈가 부서지면서 골절되기 때문이다. 수건이나 붕대로 어깨를 고정시킨 뒤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블롭점프는 공기를 주입한 대형튜브 한쪽 끝에서 사람이 뛰어내리면 그 반동으로 반대편에 있는 사람이 공중에 날아올랐다 수면으로 떨어지는 수상레포츠다. 성인 남성이 뛰어내리면 반대편 사람은 공중으로 10~20m 날아오른 뒤 수면 위로 떨어지는데, 이 때 충격이 매우 심하다.
실제로 15m 정도 높이에서 물로 뛰어들 때 받는 충격은 아파트 5층 높이에서 떨어질 때와 비슷하다. 2013년 8월에는 블롭점프를 하던 20살 이모 씨가 에어매트 위로 떨어지면서 척추에 금이 가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김인철 부천하이병원장은 “낙하 높이가 크고 수면에 닿는 면적이 넓을수록 몸이 받는 충격이 크다”며 “요추후방, 요추, 무릎전방십자인대, 외측골반 등이 주요 취약 부위”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부위에 보호대착용을 의무화하고 점프 전 각 관절부에 대한 스트레칭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사전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블롭점프는 지난 4월 개정된 수상레저안전법 시행규칙에 따라 점프매트를 공기주입형 고정식 튜브로 설치하는 것으로 제정됐다. 그러나 아직도 점프대의 높이, 안전장비, 안전요원 배치 등 구체적인 기준이나 규정은 없는 상태다.
산악자전거(MTB)는 일반 자전거와 달리 극대 타이어를 달아 비포장도로의 주행이 가능하고 일자형 핸들과 유압식 브레이크가 장착돼 컨트롤이 쉽다.
험난한 산악 지대를 질주하는 크로스컨트리, 경사가 급한 오르막길을 오르는 힐클라이밍(hill climbing), 장애물을 헤쳐 나가는 트라이얼(trial) 등의 방식이 있다. 헬멧과 보호대 착용이 비교적 일반화돼 있어 부상위험은 낮은 편이다.
하지만 울퉁불퉁한 노면 탓에 좌골(엉덩뼈)이나 둔근이 자전거 안장과 부딪히는 충격이 커 숙련자 중에도 좌골점액낭염 등 염증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초심자는 무리한 페달운동으로 무릎 바깥부분에 만성통증이 생기는 장경인대증후군을 주의해야 한다.
자전거로 이동이 어려워 직접 짊어지고 걸을 땐 무릎 반월상연골판이 손상될 수 있다. 체중이 1㎏만 증가해도 슬관절이 받는 하중은 3~5㎏까지 증가하기 때문이다.
번지점프를 즐기다 관절 부상을 겪는 환자도 많다. 번지점프 후 로프가 관성의 법칙에 따라 다시 상승하면 경추가 강하게 젖혀지며 주변 인대 및 근육이 미세하게 파열된다. 의학적으로는 ‘편타성 손상(鞭打性, whiplash injury)’으로 불린다. 평소 거북목증후군이 있으면 손상 위험은 더 커진다.
김 병원장은 “평소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현대인은 경추의 정상적인 ‘C’자 곡선이 무너진 경중도의 거북목증후군을 앓고 있기 때문에 인대와 근육이 외부충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할 때가 많다”며 “편타성 손상은 물론 목디스크로 악화될 수 있으므로 번지점프를 할 때 목이 움직이지 않도록 주의하고 현장요원의 지도를 잘 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목을 움직이지 못하는 항강증(項强症)과 뒷목 통증이 나타나면 편타성 손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증상은 소염제,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 보존적 방법으로 개선이 가능하다. 그러나 손상부위가 크고 보존요법이 효과가 없을 땐 경추신경성형술을 실시한다. 이 시술은 특수카데터를 통해 약물을 주입, 염증과 신경다발의 압박부위를 제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