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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말벌주의보, 알레르기 쇼크 반응 조심해야
  • 정종우 인턴 기자
  • 등록 2014-07-18 16:36:37
  • 수정 2014-07-21 17: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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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 고온현상에 개체수 늘어 … 긴옷 착용, 향수·화장품·헤어스프레이·청량음료·과일은 자제

말벌에 쏘이면 전신 가려움증, 두드러기, 복종, 복통, 어지럼증, 호흡곤란, 저혈압, 실신, 의식 소실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최근 말벌이 주택가 인근에 집을 지으면서 벌에 쏘여 응급실로 실려가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각 지역소방서는 잇따라 ‘말벌주의보’가 내리고 주의를 당부했다. 보통 추석 성묘를 앞두고 벌초할 때 말벌 피해가 두드러졌던 전례에 비해 올해의 7월 주의보 발령은 이례적이다. 봄 고온현상으로 벌들의 개체수가 늘어난 데다 장마철에 비가 내리지 않아 번식이 왕성해졌기 때문이다. 벌끼리 먹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경도 예민해져 사람이 공격당하기 쉬운 상황이다.

말벌은 벌 중에서도 몸집이 크다. ‘말’은 ‘큰’을 뜻하는 접두사다. 우리나라에 사는 말벌의 종류는 30여종으로 장수말벌의 덩치가 가장 크다. 어른 새끼손가락만한데 그만큼 힘이 세고 독성도 강하다. 도심에 나타나는 것은 장수말벌보다 작은 쌍살벌, 땅벌, 등검은말벌 등이다. 말벌 독 속의 만다라톡신이라는 신경마비물질이 치명상을 입힌다. 벌초하다 벌에 쏘여 죽는 사고의 주범은 대부분 말벌이다. 사람 뿐 아니라 새, 사마귀, 거미까지 공격한다.

말벌의 침은 주사바늘처럼 여러 번 찔렀다 뺄 수 있다. 한번 쏘고 죽는 꿀벌과 다르다. 원래 알을 낳는 산란관이었으나 생존법칙에 따라 공격형 무기로 변했다고 한다. 암컷에게만 침이 있는 이유다. 

지난 13일 경북 울주군에서 밭일을 하던 76세 여성이 말벌에 쏘인 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벌쏘임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이 원인이었다.

벌쏘임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으로는 전신 가려움증, 두드러기, 부종, 복통, 어지럼증, 호흡곤란, 저혈압, 실신, 의식 소실 등이 있다. 이런 반응들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아나필락시스(알레르기 쇼크) 반응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는 같은 알레르기 유발 원인에 재차 노출되면 증상이 재발하고 처음으로 원인에 노출됐을 때보다 더 극심한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때로는 치명적일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의료진과 상담 후 면역요법을 시행받는 것이 좋다. 응급약을 처방받아 야외활동을 할 때 소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벌쏘임을 막기 위해서는 야회활동을 할 때 긴 옷을 착용하도록 한다. 자극적인 향수, 화장품, 헤어스프레이 등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청량음료와 과일 등 단 음식을 곁에 두는 것을 삼가야 한다. 밝고 화려한 옷무늬도 꽃처럼 보이므로 피해야 한다. 실수로 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뛰지 말고 제자리에서 최대한 낮은 자세를 취해야 안전하다.

벌침을 제거하려면 신용카드의 모서리를 이용해 살살 긁어낸다. 벌침 끝 부분에 남아 있는 벌독이 몸 안으로 더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손으로는 잡아 뽑지 않아야 한다.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비눗물로 세척하고 이후에 얼음찜질으로 부종을 잡는다. 벌침을 뽑았는데도 온 몸이 가렵거나 호흡이 가빠오면 즉시 병원에 옮겨 알레르기 억제 약물을 투여해야 한다.

알레르기 반응의 원인은 말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꿀벌이나 다른 벌들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일부 벌독은 개미독과 교차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개미에 물린 경우에도 동일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봉침(벌침)도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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