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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조기축구서 멋있게 슛 쏘려다 ‘뚝’, 햄스트링 부상 방치마세요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7-03 18:24:01
  • 수정 2014-07-08 17:5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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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작스런 출발·터닝·점프·슈팅 탓, 사두근·햄스트링 동시 과잉수축 원인 … RICE처치 도움

축구처럼 갑작스러운 추진력을 요구하는 스포츠에선 사두군과 햄스트링이 동시에 과잉 수축되는 과정에서 부상이 발생하기 쉽다.

대학생 백 모씨(23)는 20살 무렵부터 조기축구회 회원으로 3년간 활동해왔다. 워낙 축구를 좋아하고 사람들과 마음이 맞아 매주 일요일 아침마다 참가해 경기를 즐기고 있다. 나이가 적잖은 어른들 사이에서 체대 학생으로 운동신경도 좋아 팀에서 나름 스타플레이어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최근 그는 경기를 하며 슛을 날리려다 허벅지 뒤에 강한 통증을 느끼고 주저앉고 말았다.

사태가 심각한 것을 느낀 팀원들은 ‘뒷 허벅지가 아프다’는 이야길 듣고 ‘햄스트링이네, 파스 뿌려줄게’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걸을 때 다리가 너무 욱신거려 병원을 찾았더니 역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진단받았다. 그는 팀원 선배들은 어떻게 병원에 가지 않고 버텼는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햄스트링은 대퇴후부 혹은 넓적다리 뒤 근육을 말한다. 엉덩이와 무릎관절을 연결하는 반건양근·반막양근·대퇴이두근, 무릎 관절쪽에만 붙어 있는 대퇴이두근 단두 등 4개의 근육으로 이뤄져있다.

김동구 서울시 북부병원 재활의학과 과장은 “햄스트링 근육은 고관절을 굽히거나 무릎을 펼 때 자주 이용되며, 빠른 속도로 몸을 움직일 때 중심을 이동하고 착지의 충격을 흡수한다”며 “축구선수에서 햄스트링 부상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며, 갑자기 방향을 바꾸거나 무리하게 힘을 줄 때 손상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뜀뛰기 동작으로 넓적다리에 손상이 가면 근육통이 심해 제대로 걷기조차 힘들다. 무릎을 구부리거나 펴는 동작에도 통증이 심하게 나타난다. 심한 손상을 입은 경우에는 출혈과 근육파열로 걸을 수 없는 정도까지 심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김동구 과장은 “햄스트링 부상은 축구의 꽃 ‘슈팅’을 할 때 많이 일어나는 부상”이라며 “뛰다가 갑자기 설 때, 슛을 하기 위해 강하게 힘을 주거나, 급격히 방향을 전환할 때 순간적 근력차이와 회전력에 의해 발생한다”고 말했다.

조승배 한국프로축구연맹 의무위원(강남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부원장)은 “햄스트링 주변엔 ‘사두군’이라는 큰 근육이 있는데, 평상시에 걷거나 활동할 때에는 사두군 수축이 먼저 발생한 뒤 햄스트링 수축이 발생한다”며 “축구처럼 갑작스러운 추진력을 요구하는 스포츠에선 사두군과 햄스트링이 동시에 과잉 수축되는 과정에서 부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미드필더나 공격수에게 흔하며, 과거 박지성 선수와 기성용 선수도 같은 증상으로 치료받은 바 있다. 최근 조기축구 등 평소 생활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일반인도 이같은 부상에 노출될 확률이 높지만 방치하는 게 대부분이다.

존슨앤드존슨의 정형외과 브랜드인 드퓨신테스는 최근 만 19~60세 축구 동호인 543명을 대상으로 ‘축구경기 중 발생할 수 있는 부상과 관련한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조사에 응한 축구 동호인 10명 중 8명은 경기 중 부상을 당한 경험이 있었다.

부상당한 사람들 중 70%는 파스 등으로 스스로 치료하는 데 그쳤고, 이어 저절로 나을 때까지 기다린다(8%)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같은 부위를 반복해서 다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은 63.8%를 차지해 절반을 넘었으나, 이들 중 73%는 큰 통증이 없다면 굳이 병원을 찾지 않고 자가치료한다고 답해 부상을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 중 부상을 경험한 사람 4명 중 1명(26%)은 부상 후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아 영구적인 손상이나 후유증이 남은 경우가 있다고 응답했다.

조승배 원장은 “햄스트링 부상이 경미하다면 근육 내 큰 파열은 없지만 걷거나 생활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고 뒷다리 근육이 경직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며 “심한 경우 허벅지 뒷근육이 완전 파열되면 다리에 체중을 전혀 실을 수 없고 걷거나 움직이는 활동에 많은 제한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구 과장은 “축구는 갑작스런 출발, 터닝, 점프 등 변화무쌍한 동작이 순식간에 이뤄지는 운동”이라며 “이때 햄스트링에 무리가 가해져 근육을 싸고 있는 막이나 근육의 일부가 찢어지는 경우가 발생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햄스트링이 파열되지 않았다면 휴식을 취하며 물리치료·주사치료 등의 보존적인 요법으로 회복할 수 있다. 다만 근육과 힘줄이 완전히 파열됐다면 수술이 필요하다. 햄스트링이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 파열됐다면 수술적 요법이 필요하다. 손상이 만성화된 사람은 허벅지의 통증보다 근육의 불균형으로 인한 2차적인 문제로 허벅지 앞뒤쪽 간의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

김 과장은 “불균형이 오래되면 골반이 비틀어지고 전체 몸의 균형이 틀어지는데, 이는 결국 운동수행능력을 감소시키고 재발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만약 축구하다가 다쳤다면 응급처치법으로 근육을 풀어준 상태에서 얼음찜질을 실시하는 게 도움이 된다. 조승배 원장은 “얼음찜질은 통증 부위의 열을 식혀주고, 혈액이 모이지 않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며 “환부에 얼음주머니 등을 1회에 약 15분 정도 반복적으로 대어 차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이는 신경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 통증이 전달되는 것을 막는 효과도 있다. 이후 압박붕대를 감거나 부목·보조기 등을 활용해 환부를 고정,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RICE’(rest·휴식, ice·얼음, compression·압박, elevation·들어올리기) 요법이라고 한다.

김동구 과장은 “햄스트링 부상 예방엔 오히려 과도한 스트레칭이 독이 될 수 있다”며 “무리한 스트레칭은 오히려 햄스트링 부위에 손상을 줄 수 있어 가급적 힘을 주어 몸을 뻗거나 불편한 자세를 오해 취하는 것보다 엉덩이의 유연성을 키우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조승배 원장은 “만약 햄스트링 손상으로 치료받았다면 통증이 나을때까지 운동을 중단하고 휴식을 취하는 게 우선”이라며 “증상이 호전되면 통증이 없는 범위 내에서 스트레칭을 실시하며 서서히 재활운동을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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