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년 정도 늘었지만, 자살에 의한 사망률은 10년 연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남성의 흡연율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으며, 비만 및 과체중 인구는 가장 낮았다.
보건복지부는 OECD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OECD 건강정보 2014(OECD Health Data 2014)’의 주요 지표를 분석해 2일 발표했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그동안의 경제위기로 많은 OECD 국가에서 정체되거나 감소했던 보건 관련 지출이 상승하기 시작했지만 성장세는 경제위기 이전에 비해 여전히 낮은 상태다.
OECD는 제네릭의약품 시장의 확대로 인한 약가 인하로 2009년부터 회원국의 3분의 2에서 의약품 지출이 실질적으로 감소한 것을 하나의 트렌드로 꼽았다.
이번 조사에서 최근 5년간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1.3년으로 5년간 1.9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OECD 평균(80.2년)보다 1.1년 긴 수치다.
자살에 의한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29.1명으로 OECD 평균(12.1명)보다 17.0명 많아 1위를 차지했다. 다만 2011년의 33.3명보다는 감소했다. 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가장 낮은 국가는 터키로 인구 10만명당 1.7명이었다.
영아사망률은 출생아 1000명당 2.9명으로 OECD 평균(4.0명)보다 1.1명 낮았다. OECD 회원국 중 아이슬란드, 슬로베니아, 일본, 핀란드, 노르웨이 등 11개국은 영아사망률이 3.0명 미만으로 낮게 나타났다.
한국의 암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183.3명으로 OECD 평균(207.5명)보다 24.2명 낮았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멕시코, 터키, 핀란드, 이스라엘, 스위스에 이어 6번째로 낮은 수치다.
허혈성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43.2명으로 OECD 평균(119.2명)보다 낮았지만 뇌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76.5명으로 OECD 평균(68.1명)보다 높게 나타났다.
15세 이상 인구 중 담배를 매일 피우는 인구의 흡연율은 21.6%로 OECD 평균(20.3%)보다 다소 높았다. 여성 흡연율은 5.8%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았다. 반면 남성 흡연율은 37.6%로 OECD 회원국 중 그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15세 이상 인구의 1인당 연간 주류소비량은 순수 알코올 9.1ℓ로 OECD 평균(9.0ℓ)과 비슷과 수준이었다.
과체중 및 비만인구 비율은 31.8%로 OECD 회원국 중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으며, OECD 평균(56.8%)과 큰 차이를 보였다.
국내 병원의 총 병상수는 인구 1000명당 10.3병상으로 OECD 평균(4.8병상)보다 2.1배 많았다. 대부분의 OECD 국가에서 지난 5년간 총 병원병상 수가 줄어든 반면 한국에서는 1.4배 증가했다.
국내 병원의 자기공명영상(MRI) 보유 대수는 인구 100만명당 23.5대로 OECD 평균(14.0대)보다 9.5대 많았다. 컴퓨터단층촬영(CT) 스캐너도 인구 100만명당 37.1대로 OECD 평균(24.1대)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국내 임상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1명으로 OECD 평균(3.2명)보다 1.1명 적었으며, 이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의대졸업자 수는 인구 10만명당 8.2명으로 OECD 평균(11.1명)에 비해 낮아 중·장기적인 의료인력 수급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임상간호사 수는 인구 1000명당 4.8명으로 OECD 평균(9.3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국민 1인당 연간 의사 진찰 횟수는 14.3회로 OECD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했으며, OECD 평균(6.9회)보다 2.1배 높았다.
환자 1인당 평균 병원재원일수는 16.1일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길었으며 OECD 평균(8.4일)과 1.9배 차이났다.
또 이번 조사결과 한국인의 항생제 소비량은 OECD 평균보다 높은 반면 항우울제 소비량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항생제 소비량은 국민 1000명당 하루 28.4DDD(Defined Daily Dose·일일상용량)로 OECD 평균(20.3DDD)보다 높았다.
반대로 항우울제 소비량은 국민 1000명당 하루 14.7DDD로 OECD 평균(56.4DDD)에 비해 크게 낮았다.
국내 65세 이상 노인 1000명당 장기요양에 필요한 병원 병상과 시설 침상은 50.1개로 2007년의 24.4개보다 두 배 이상 급증했으며, OECD 평균(50.5개)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국민의료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OECD 평균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증가 속도는 OECD 국가 중 가장 빨랐다.
최근 5년간 국민의료비로 97.1조원이 지출됐으며,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6%로 OECD 평균(9.3%)보다 낮았다. 연평균 증가율은 6.6%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
1인당 의료비 지출은 2291달러로 OECD 평균(3484달러)보다 낮았다. 국민의료비 중 공공재원의 비중은 54.5%(52조9000억원)로 OECD 평균(72.3%)보다 낮았으며, 가계직접부담 비중은 35.9%(34조8000억원)로 OECD 평균(19.0%)보다 낮았다.
의료비 중 의약품 등의 비중은 19.8%(19조3000억원)로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20% 이하로 감소했지만 OECD 평균(15.4%)보다 높았다. 이는 2012년 4월 약가인하 도입을 통해 보건지출 증가를 제한하려는 정부 정책의 결과로 분석되다.
OECD Health Data는 34개 회원국의 건강상태, 보건의료자원, 보건의료비용 등 보건의료 전반의 통계를 담은 데이터베이스다. 회원국의 전반적인 보건 현황을 같은 기준에서 비교할 수 있어 보건의료 정책을 수립하는 데 기초자료로 많이 활용된다. 한국은 1996년 12월 OECD 가입 이후 매년 보건통계를 제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