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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수명연장은 과연 신의 축복일까 … 건강하게 늙는 법은?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06-29 23:30:10
  • 수정 2014-07-07 16: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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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 지지, 은퇴후 사회활동, 인지기능 자극 필요 … ‘daf-2’ 유전자 장수 관여, 오키나와식단 효과

김철호 분당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내과 교수)가 지난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34차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 - Aging, 극복할 것인가, 순응할 것인가?’ 심포지엄에서 성공적인 장수를 위한 필수요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수명 연장은 신이 내린 축복일까, 저주일까. 의학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기대수명은 꾸준히 연장돼왔지만 과도한 스트레스, 고지방 음식, 공해물질 등으로 만성 중증질환의 위험은 오히려 높아졌다. 즉 살아 숨쉬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병에 걸려 골골대는 시간도 늘었다는 의미다.

지난해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2년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1.4세로 남성은 77.9세, 여성은 84.6세였다. 이는 1970년 남녀 전체의 기대수명인 61.9세보다 20년 가까이 연장된 수치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남성은 0.6년, 여성은 1년 8개월 수명이 길었다.

그러나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기간을 의미하는 건강수명은 평균 66년으로 남성은 65.2년, 여성은 66.7년에 불과했다.
약 20년을 질병에 시달리면서 살아야 한다면 수명 연장은 결코 축복이 될 수 없다. 여기에 경제적 빈곤까지 겹쳐지면 노년기 삶의 질은 급격하게 떨어진다.

이 때문에 ‘건강하게 나이 먹기’는 의학계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연구 주제다. 지난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34차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 - 에이징(Aging), 극복할 것인가, 순응할 것인가?’ 심포지엄에서는 성공적인 노화의 정의 및 건강한 장수 비법 등이 논의됐다.

김철호 분당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내과 교수)는 “수술법의 발달, 항생제 발명, 영양섭취 개선, 위험인자 조기발견, 치료법 표준화 등으로 인간의 기대수명은 과거보다 대폭 연장됐다”며 “그러나 오래 살수록 질병에 쉽게 노출돼 경제적 빈곤에 빠질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생활습관 개선, 인지기능 자극, 가족의 지지, 은퇴 후 사회활동 참여는 건강하고 성공적인 노화를 보내기 위한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장수가 유전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이승재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노화는 거의 모든 생물이 겪는 필연적인 생명현상이지만 정확한 과정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별로 없고, 과학과 비과학의 혼재가 극심하다”며 “20세기 후반부터 분자생물학적 연구를 통해 노화와 장수에 대한 중대한 발견들이 다수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효모, 꼬마선충, 초파리 등 동물모델을 이용한 연구로 노화 및 장수를 조절하는 ‘daf-2’, ‘인슐린·인슐린유사성장인자(IGF-1)’ 등이 발견됐으며 사람의 장수도 유전자에 의해 조절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건강한 식이 섭취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내가 먹은 게 나의 몸을 만든다’는 말처럼 음식 섭취는 일생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의학적·유전학적·생물학적 연구와 함께 음식 섭취 및 장수와의 상관성에 대한 연구가 다수 진행돼왔다.

김오연 동아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세계의 유명 장수마을 사람들을 대상으로 식생활조사 연구를 시행한 결과 장수마을 사람들은 일반인에 비해 권장 섭취 열량보다 더 적게 섭취하고, 식단을 식물성 식품 위주로 꾸미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열랑섭취를 제한하면 심장 노화를 지연시키고, 동맥경화성 심혈관계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식품과 식사가 노화를 직접적으로 늦추는 것인지, 아니면 노화와 관련있는 만성퇴행성 질환을 예방하고 사망률을 낮추는지를 밝히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장수 식단으로 꼽히는 오키나와 식단은 저염식·저지방·저단백, 고탄수화물, 풍부한 해조류 및 해산물 등을 특징으로 한다. 이 지역의 요리는 소금 함류량이 적고 칼륨·칼슘·마그네슘이 다량 함유돼 노화 관련 질환의 발생 위험을 낮춘다.
또 고구마·버섯·호박·양배추 등 비타민과 미네랄이 많이 함유된 야채, 해조류, 지방 함유량이 적은 가다랑어를 주로 먹기 때문에 혈중 오메가6와 오메가 3의 비율이 낮다. 이는 동맥경화나 치매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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