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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저 불면증 맞죠? 잠좀 잘자게 해주세요
  • 유은정 좋은클리닉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등록 2014-05-21 15:28:13
  • 수정 2014-05-27 15: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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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5세 이상 3명 가운데 1명이 불면증 … 단시간형 수면제 간헐적 사용은 굳이 나쁠것 없어

유은정 좋은클리닉 원장

숙면은 ‘아, 잠 잘잤다’라고 말할 만큼 주관적으로 만족스러운 느낌이 들어야 한다. 수면의 양이나 질에 불만스럽고 아침에 개운하지 못하다면 불면증을 의심해야 한다. 의학적으로는 잠들기 어렵고, 밤에 자주 깨거나 숙면을 취하지 못하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게 되는 증세가 1주일에 적어도 3회 이상,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수면장애가 있다고 진단한다.

수면장애로 졸음이 자주 오고, 잠자는 시간이 줄어들며, 낮잠을 자주 자고 피로감이나 몽롱함으로 다음날 일상에 지장이 있다면 그냥 둬서는 안된다. 한국의 경우 65세 이상의 노인 3명 가운데 1명이 이런 증세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인이 되면 잠못자는 것이 당연지사. 낮 동안에 사회적 활동을 적게 하는 데다가 낮잠을 자거나 누워지내는 일이 많아지므로 움직임이 적어서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 또 노인은 젊은이에 비해 신체적·정신적 질병이 많고, 약을 많이 복용하므로 숙면이 어렵다.

십이지장궤양,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COPD), 만성통증, 빈뇨, 요실금, 고혈압, 심혈관계질환자, 치매, 야간다리근육경련(nocturnal leg cramp), 다리통증 및 발가락 운동증후군(the syndrome of painful legs and moving toes), 하지불안증후군(RLS, restless legs syndrome) 등은 잠을 못자게 한다.

고혈압과 심혈관계질환으로 복용하는 약물 중 베타차단제는 숙면을 방해한다. 이 약은 수면을 취하고 유지하는데 중요한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합성과 분비를 저해해 결국 수면장애를 일으킨다.

또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과 질환, 배우자와 사별로 인한 외로움, 경제적인 스트레스, 수면 관련 호흡장애, 야간 간대성 근육경련, 악몽 등이 노인에게 더 많이 나타나 수면을 거스른다. 

노인이 되면 청각각성 역치가 떨어지므로 환경적으로도 소음에 매우 예민해진다. 실내 온도가 높거나 낮으면 상대적으로 온도에 민감해져 잠이 깨기 쉽다. 빛이 차단되는 것도 중요하다. 인공적인 조명을 깬 상태로 유지하도록 만든다. 생체리듬은 햇빛에 의해 촉진되고 일몰 후에 잦아드는 게 이상적이다.

잠을 잘 자고 싶다면 커피, 술, 야식을 줄이는 게 기본이다. 커피는 심장을 빨리 뛰게 하고 이뇨작용이 있으므로 오전 중에 한 잔 정도로 줄여야 한다. 술은 음주 이후 3시간 정도는 잠을 잘자는 것처럼 보이나, 결국 알코올의 반동작용으로 그 이후에는 수면 중 자주 깨고 얕게 자게 만든다. 잠을 잘 자려고 하루에 술 한잔씩 하는 것은 좋은 습관이 못된다. 
잠들기 전에 배불리 먹는 것 역시 소화가 어려워 밤에 잠을 깨게 만들수 있으므로 자기 전 폭식이나 단음식은 절제해야 한다. 지나친 당분이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면 오히려 머리가 멍하고 피로해져 수면을 방해하게 된다. 반대로 너무 허기가 져도 스트레스호르몬이 분비되고 위산이 역류될 수 있으므로 적당히 요기해야 한다. 

잘자기 위해 우유 한 잔이 좋다는 말이 있다. 우유는 수면을 유도하는 트립토판이 풍부하다. 반면 칼슘으로 인해 위산 분비가 촉진돼 수면을 저해하기도 한다. 각자 체질에 맞게 우유를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불면증 환자 중에 잠이 안 온다고 심하게 운동을 하거나 목욕을 장시간하거나,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오히려 교감신경계를 흥분시켜 각성에 이르게 하므로 잠자기 삼가야 한다.

수면제를 복용해도 되나요? 이런 질문은 정신과 의사라면 늘 듣는다. 노인에 대한 수면제 처방은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체온이 낮은 노인들은 새벽에 잠을 깨는 경우가 잦은데 몸을 따뜻하게 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족욕이나 반신욕은 잠들고 싶은 시점보다 1시간 전에 하는 게 좋다.

몸이 아직 잠들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잠자리에서 뒤척이지 말고 과감하게 일어나 다른 행동을 하는 게 좋다.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는 글을 읽거나, 심적 안정을 주는 글귀를 따라 쓰다보면 졸음이 오기도 한다. 

노인들은 수면제로 인해 부작용이 나타날 확률이 2배이상 높아진다고 보고되기 때문에 되도록 수면제를 복용하기보다는 이같은 행동치료가 우선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인 5~33%가 벤조디아제핀과 같은 수면제를 처방받고 있다. 수면제를 복용하면 수면을 충분히 취하게 되는 이점이 있지만, 노인들은 부작용이 더 많이 나타나므로 수면제를 시작하기 전 현기증, 정서불안 등이 동반되는지 고려해야 한다. 

노인들에게 흔히 있을 수 있는 수면제 부작용으로는 추락, 교통사고 등 생명과 직접 연관되는 것이다. 따라서 수면제 사용이 실질적인 수면의 개선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세심하게 평가해야 한다. 위약 대조군에 비해 수면제 복용군은 수면의 질, 총 수면시간, 수면 중 일어나는 횟수가 유의하게 개선되지만 사고력 둔화 및 주간 피로감 등의 부작용은 수면제 복용군에서 훨씬 흔하게 나타난다.

의학자들 사이에도 논란이 있다. 수면제 사용에 반대하는 군은 불면증은 수면제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인지장애와 근육이완으로 인한 낙상의 위험을 언급한다. 반면 수면제를 찬성하는 군은 수면제의존현상으로 인해 용량을 늘려야 효과가 지속되는 경우가 별로 없고, 최근에 나온 수면제는 잔류효과·기억력 감퇴·근육이완 효과도 거의 없어서 장기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모든 불면증 환자의 소망은 약을 복용하지 않고도 잘 자는 것이다. 많은 환자들이 수면제를 계속 복용하면 중독이 되고 치매에 걸리지 않을까 두려워한다. 이는 1950년대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벤조디아제핀 계열 수면제에 관한 일반의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당시 약물은 투약하면 몸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다음날 낮까지 몸에 남아 있어 머리가 맑지 않았고, 신체적 또는 심리적 금단증상이 있어 쉽게 중단하기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 나오는 수면제에는 단기간 작용하면서 인지기능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는다. 환자가 가진 수면장애에 특성에 따라 잠드는 것이 힘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약이 있고, 잠은 잘 들지만 자다가 중간 중간에 깨는 사람에게 좋은 약도 있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수면제와는 달리 멜라토닌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이 개발돼 다른 수면제와는 달리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지 않을 정도로 부작용이 적다.

수면제를 장기간 사용하면서 ‘약을 먹어도 잠만 잘 자면 된다’는 식의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시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단기 불면, 시차여행으로 인한 불면, 수면-각성 리듬의 난조로 인한 불면으로 고통스럽다면 65세 이상의 노인에게 간헐적으로, 단기간 작용하면서 잔류효과를 남기지 않는 비(非)벤조디아제핀계 수면제를 적절히 쓰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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