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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자외선·스테로이드·면역억제 중심 건선 치료, 피부 ‘자연치유력’ 훼손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4-05-02 16:55:54
  • 수정 2014-05-12 17: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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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월태 단한의원 원장, “한약으로 면역력 복원하면 낙엽지듯 건선 탈락되고 붉은 새살 돋아나”

조월태 단한의원 원장이 건선 환자에게 치료 3개월 후 증상이 호전된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스테로이드제제, 면역억제제, 자외선치료 등으로 차도가 없거나 역효과를 보는 건선환자들이 뒤늦게 찾는 곳이 한의원이다. 46세의 가정주부 김 모 씨는 20년전 처음 발생한 건선이 지금도 재발을 반복해 괴로워하고 있다. 석달 전에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스테로이드 성분 연고제(베타메타손+칼시포트리올)를 처방받아 두달간 사용했으나 오히려 상처가 덜 아물고, 더 가렵고, 붉어지는 부작용을 겪고 포기했다. 병원 측에서는 더 좋은 생물학적 제제를 주사하면 스테로이드의 부작용 없이 증상이 개선될 것이라며 6회 주사분으로 1800만원을 예치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일단 불신이 생긴 김 씨는 한의원을 수소문하게 됐다.

대표적 난치성 피부질환인 건선은 먼저 생성된 각질세포가 완전히 탈락하지도 않은 채 계속해서 각질세포가 생겨 붉고 두텁고 진물이 흐르는 증상을 보인다. 정상적인 피부는 28일 주기로 신구 각질세포가 교체되는 반면 건선 환자의 각질은 주기가 4~5일에 불과하다.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자외선, 과도한 육식, 스트레스, 화학독소, 중금속, 환경호르몬, 미생물감염 등으로 추정된다. 건선·아토피피부염·화폐상습진 등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단한의원의 조월태 원장(서울 방배동)은 “건선의 90%는 20~30대에 발병한다”며 “건축물의 화학내장재(새집증후군), 의복의 염료나 화학물질, 고무제품, 농약, 시멘트의 사용 등이 원인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젊어선 면역과민,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로 건선이 일어나기 쉽다”며 “이를 자외선조사,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를 투여해 억누르는 것은 탱크 하나 폭파시키려 원자폭탄을 투하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유했다.

예컨대 스테로이드는 면역과민성 때문에 각질세포의 분열이 활발해지는 것을 억제한다. 하지만 장기간 사용할 경우 피부위축, 모세혈관 확장, 자반증, 여드름, 딸기코, 피부감염을 초래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피부의 자연치유력을 잃게 해 건선이 악화 또는 재발하는 것을 조장한다. 일시적으로 증상이 누그러질 뿐 뿌리가 오히려 깊어진다는 게 조 원장의 설명이다.

조월태 원장은 “스테로이드제제나 면역억제제는 지나친 면역억제 효과로 각질세포의 재생력(세포주기)을 떨어뜨려 결국엔 환부 자리에 건강한 피부세포가 올라오는 것을 방해한다”며 “결국 이런 약물의 치료효과는 일시적이고 면역력의 조화를 깨뜨린다”고 주장했다. 자외선 치료도 마찬가지.양방에서 자외선을 쪼여 과잉 증식한 각질세포를 사멸시키는 치료를 하지만 효과가 일시적이고 오히려 피부를 노화시켜 자연치유력만 약화시킨다는 게 조 원장의 견해다.

한의학적 해법은 면역기능의 조화로운 복원이다. 조 원장은 “건선은 면역반응이 과민하거나 또는 균형이 깨지고,해독기능이 저하돼 세포에 독이 쌓이고 피부저항력이 약화될 때 생긴다”며 “한약으로 생명현상의 근간 요소가 되는 음양,한열,허실, 정기신혈(精氣神血) 등의 균형을 잡으면 자연치유력이 회복돼 피부세포의 적정한 재생을 촉진하게 된다”고 말했다.

조 원장이 쓰는 한약은 맥문동 감국 목단피 숙지황 등 면역력의 균형을 잡아주는 10여종의 약재가 주로 처방된다. 그는 1980년대 중반부터 20여년간 1만5000명에게 이들 약재를 투여한 결과 전체 환자의 80%가 완치됐고 98%가 증상이 호전되는 등 치료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나머지 2% 가량의 환자는 식물성 생약재 향기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환자로 호전이 없었다. 전체 환자의 약 60%는 4~6개월간의 투여로 완치됐으나 3%가량은 난치성이어서 1년이 넘는 치료기간이 필요했다.

그는 “한약치료를 하면 환부 중앙에서 가장자리로 서서히 정상적인 살이 차오르는 변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며 “치료 초기에는 피부가 하얗게 변해 마치 건선이 더 악화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건선이 죽어 낙엽처럼 지는 것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고 흰 인설 밑에 연하게 붉은 기가 도는 새로운 세포가 돋아나와 대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약을 통한 치료과정은 스테로이드나 자외선을 이용한 치료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이라며 “양방치료를 오래 받을수록 치료기간이 길어지긴 하지만 치료되는 메커니즘은 똑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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