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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질염 예방하려면 ‘유산균’ 꾸준히 섭취하는 게 도움된다?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3-25 13:45:25
  • 수정 2014-03-28 15:4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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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성도 유지하는 락토바실러스 없어지고 혐기성세균 증식하며 질염 발생 … 꾸준히 섭취 효과

질내 산도를 유지하는 락토바실러스 수치를 유지하기 위해 유산균 제품을 꾸준히 복용하면 질염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

“질염에 의외로 좋은 게 ‘유산균’이라는데, 저도 꾸준히 먹고 효과를 봤어요”. 여대생 박모 씨(24)는 최근 밤잠을 이루기 어렵다. 아랫도리가 가려워 오던 잠도 깰 지경이다. 피부에 자극적이라는 합성섬유가 들어간 레깅스도 피하고 순면 속옷만 입는데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심지어 자신의 증상이 ‘질염’에서 비롯됐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다. 이 증상으로 워낙 병원 신세를 자주 졌기 때문이다. 조금만 스트레스받아도 곧바로 아래가 가렵고 쓰라린다. 검사를 해보니 큰 문제는 없고 ‘잡균에 의한 질염’이라는 진단이 나올 뿐이다. 워낙 흔한 질환이지만 제대로 관리하는 방법도 뚜렷한 게 없다. 

그러던 중 질환에 대해 검색하다 온라인 여성 커뮤니티에서 유산균을 꾸준하게 섭취하면 질염이 완화된다는 글을 접하게 됐다. 여기저기 ‘효과를 봤다’는 ‘간증’이 올라오기도 했다. 박 씨도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해외 직구’를 통해 유산균 제품을 구입했다. 은근히 기대했는데 효과가 제법 느껴진다.
 
여성에게 ‘감기’처럼 흔한 게 질염이다. 질 부위가 가렵거나 따끔거리고, 분비물에서 냄새가 나거나 분비물 색깔이 누렇게 짙어졌다면 질염을 의심할 수 있다. 다만 질염도 종류가 다양해 자신이 어떤 질염에 걸렸는지 확인해보려면 병원을 방문해 상태를 정확히 진단받는 게 우선이다.
 
가장 흔한 게 세균성·칸디다 질염이다. 세균성 질염은 질내 산도를 유지시키는 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가 없어지고 대신 가드네넬라(Gardnerella) 등 유해 혐기성 세균이 증식하면서 발생하는 감염증이다. 과거 비특이성 질염 혹은 가드네렐라 질염으로 불리기도 했다.
 
혐기성 세균도 평소 정상 여성의 질 내에 존재하는 전체 세균의 약 1% 미만을 차지한다. 하지만 세균성 질염에 노출되면 농도가 약 100~1000배 정도 증가하며 정상 유산균이 사라진다.

유산균이 없어지는 이유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산균이 살 수 있는 질내 산성 환경이 없어지는 상황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즉 잦은 성교, 질 깊숙한 곳까지 물로 씻어내는 뒷물, 잦은 질 세척 등이 꼽힌다. 대변을 보면서도 잘못된 습관 등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 대변을 본 후에는 반드시 앞에서 뒤쪽으로 닦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뒷처리를 잘 해도 대변 자체에 오염되기도 쉬워 신경쓸 필요가 있다.
 
질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유산균이 한번 없어지고 나면 다시 새롭게 자리잡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일단 세균성 질염에 걸리면 자주 재발하게 된다. 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도 많다.
 
칸디다질염의 경우 가임기 여성의 75% 정도가 1회 이상 경험하며, 1년에 2회 이상 걸리는 경우도 45%를 차지한다. 칸디다질염은 곰팡이균의 일종으로 가장 흔한 원인균은 칸디다 알비칸스(Candida albicans)로 85~90%를 차지한다. 성 매개 질환은 아니다.
 
이 역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면역력 저하, 잦은 항생제 사용, 당뇨병, 에스트로겐 함량도가 높은 피임약 복용, 유전적 소인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칸디다질염은 항진균제를 처방하고, 세균성 질염은 항생제를 이용해 치료한다. 감기처럼 흔하기도 하고 가벼운 질염은 3~7일 정도면 쉽게 치료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만성화가 심하다는 것이다. 점점 병원 가는 횟수를 줄여야 하는데 재발이 잦다보니 직장일 등으로 바빠 그때그때 병원을 찾아가기도 힘든 경우가 많다. 치료를 다 받은 뒤 재발을 막기 위해 유산균 복용을 선택하는 여성이 늘어난 이유다.

2005년 유럽에서 발표된 한 논문에서는 요구르트나 정장제 등을 통한 유산균의 섭취는 여성의 질에 젖산균을 분포시켜 병원균의 감염을 막아주고 생식기의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일부에서 질에 유산균을 바르거나, 솜에 유산균 음료를 묻혀 질에 넣어두는 게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기도 했을 정도다.

김미경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민간요법 차원에서 없어진 유산균을 이런식으로 보충하려는 생각에서 나온 행동”이라며 “실제로 요구르트 등이 유산균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외음부에 바르는 게 크게 해가 될 것은 없지만 그 안에는 유산균뿐만 아니라 설탕·향료 등도 포함돼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설탕은 특히 모든 균을 자라게 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며 “보조적인 요법으로 쓰고 싶다면 유산균이 풍부한 질정이나 외용제를 이용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산균이 풍부한 요구르트, 크랜베리, 김치, 된장 등을 자주 먹는 것은 효과적이다. 질내 산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줘 실제로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세균 자체를 없애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한 뒤 보조적으로 챙기는 차원에서 효과적이라는 의미다.

과유불급이라고 너무 유산균에만 집착할 필요는 없다. 김미경 과장은 “간혹 락토바실러스가 과다해서 생기는 질염도 있다”며 “이는 의사가 관심을 가져야 알 수 있는 질염으로 진단이 어렵고 주로 생리 직전에 소양증 등 증상이 나타났다가 생리가 시작하면서 사라지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질염은 종류가 워낙 다양한 만큼 우선 병원을 방문해 자신이 어떤 균에 감염됐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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