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7.9% 비특이적 전신증상, 고막팽륜·발적 등 확인해야 … 삼출성으로 악화시 아데노이드절제술
박수경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유·소아 급성중이염은 부비동염 등 상기도질환이 동반될 때가 많아 이를 함께 치료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급성중이염을 치료할 때 항생제 남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고막진찰이 중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수경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대한이비인후과 학회지 지난 1월호에 발표했다.
박 교수팀이 2010년 1월부터 1년간 서울·경기·강원지역 대학병원에서 급성중이염을 진단받은 133명의 15세 이하 유·소아를 대상으로 후향적 분석을 시행한 결과 71명(53.4%)에서 중이염 이외의 동반증상이 나타났으며, 104명(78.1%)에서 고막발적이 발견됐다. 또 고막팽륜은 85명(63.9%), 이루(耳漏, 귀에서 나온 고름과 진물)는 25명(18.8%)에서 각각 발생했다. 이루는 의사소통이 어렵고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2세 미만 유·소아에서 많았다.
전체 유·소아 중 60명(45.1%)에서 중이에 국한된 증상 및 전신증상 이외에 콧물과 코막힘 등 증상이 나타났다. 이들 60명 중 43명(72%)에서는 한쪽 또는 양쪽의 상악동 부비동염이 발견됐다. 또 전체 대상자 중 10명(7.5%)은 기침과 가래를, 1명은(0.8%)은 이명을 호소했다.
박 교수는 “이 같은 결과는 급성중이염은 단독으로 발생하기보다는 부비동염 등의 상기도질환을 동반하기 때문에 동반질환을 같이 치료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급성중이염의 주관적 증상인 발열은 전체 유소아의 27.1%에서만 발견된 반면 울거나 보채는 비특이적 전신증상은 57.9%에서 나타났다. 즉 유소아 급성중이염을 제대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증상 외에도 고막진찰을 통해 고막팽륜 및 발적을 동반한 고막내 삼출액 등을 확인해야 한다. 정확한 진단은 항생제 남용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중이염은 정상청력을 갖고 태어난 소아에서 청각장애를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전체 소아의 3분의 1이 1년에 3번 이상 앓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귀 내부기관이 완전히 발육하는 6세 이전 소아의 90% 정도는 한 번씩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급성중이염은 열이 38도 이상으로 올라가고, 귀가 아프며, 귀에서 액체나 고름이 나오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급성중이염 환자의 약 10~20%는 중이에 찬 액체나 고름이 빠지지 않는 삼출성중이염으로 인해 고막변성이나 청력장애로 악화되기도 한다.
급성중이염 후 삼출성중이염으로 악화되는 일이 반복되면 아데노이드절제술을 받는 게 좋다. 이 수술은 질환을 일으키는 균주를 제거함으로써 치료결과를 호전시킨다. 아데노이드는 중이염을 일으키는 균주의 저장소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에서도 전체 급성중이염 유·소아의 54%가 아데이노드 비대증을 보였다.
환절기에는 중이염에 걸리는 유·소아의 수가 증가한다. 이는 감기에 걸린 아이가 코를 세게 풀거나 들이마시는 과정에서 콧물세균이 귀와 코를 연결하는 이관을 타고 중이로 침입해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중이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찍 자고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 어린이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코감기에 걸린 경우 반드기 귀 검사를 받는 게 좋다.
환절기에는 따뜻한 음료를 충분히 섭취해 코 점막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귀에 물이 들어갈 경우 귀 입구만 화장지로 닦아내야 하며, 외이도 안을 손이나 면봉으로 후비는 행위는 피하는 게 좋다.
박 교수는 “유·소아의 급성중이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집단 보육시설에서 전염되는 감기를 조심하고, 생후 6개월까지는 모유수유를 하는 게 효과적”이라며 “아이가 누워서 우유병을 빨거나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생후 6~12개월 사이에는 공갈젖꼭지를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