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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몸매 밸런스·요통 한번에 잡으려면 ‘코어근육’ 강화해야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3-03 09:38:20
  • 수정 2014-03-10 19:3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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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윗몸일으키기·상체들어올리기’, 복근강화엔 이상적이나 디스크 내압 높여 척추 약하면 삼가야

플랭크(plank) 자세를 취하고 있는 여성

스튜어디스 김 모씨(27)는 큰 키에 늘씬한 몸매가 매력적인 여성이다.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요가와 근력운동을 병행하며 꾸준히 몸매관리를 해 왔다. 하지만 요즘 오랫동안 서있으면 척추가 뻣뻣해지는 증상이 자주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 뜻밖에도 ‘척추 퇴행이 심해 40~50대 수준’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운동을 오래해서 당연히 몸 상태가 최상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정반대여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요즘 운동이 자기관리의 푯대로 여겨지면서 마지 못해 운동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기존 피트니스클럽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게 ‘트레드밀’(런닝머신) 등 유산소운동기구였다면, 최근엔 웨이트존에서 운동하려는 사람이 부쩍 늘어났다.

예컨대 지난해부턴 하체근력운동이 히트를 쳤다. 스키니진 등의 유행으로 많은 여성들이 뒤태에 관심을 가지며 스쿼트(squat)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더니, 이상화 선수의 ‘금벅지’ 열풍에 아예 국민 근력운동으로 자리잡았다. 하체를 단련하면 당뇨병 등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고, 장수체질로 바꿔주는 등 체질을 튼튼히 만들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열심히 운동해도 이유 없이 허리·골반 등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운동을 많이 하더라도 ‘코어근육’(core muscle)이 약하면 허리·척추에 통증이 생기거나, 허리힘이 약해져 균형감각이 떨어지게 된다. 하체운동을 해 무게를 받치는 하중을 튼튼하게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여기에 코어근육도 견실히 키워야 강한 중심부를 만들 수 있다.

코어근육은 신체의 중심축에서 몸통을 바로 세워 주는 20개 이상의 근육을 통칭한다. 크게 보면 척추를 고정시켜 몸통을 세우는 허리·복부부터 골반 주변과 엉덩이에 이르는 근육을 포함한다. 깊은 곳에 자리잡아 만져지지는 않지만 몸을 지탱하고 균형 잡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크게 몸통 윗부분의 횡격막(Diaphragm), 몸통 아래를 지지하는 골반저근(Pelvic Floor Muscle), 척추를 잡아주는 다열근(Multifidus Muscle), 코르셋처럼 복부·허리에 둘러진 복횡근(Transverse Abdominis)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척추 주위의 흉극근, 흉최장근, 회선근, 다열근 및 골반 주위의 장요근(iliopsoas muscle)도 중요한 코어근육으로 꼽힌다.

이들 코어근육은 척추근육과 뼈를 보호하고 최적의 자세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며, 신체 내부 장기들을 보호한다. 인체의 기둥 역할을 하는 핵심근육이라고 볼 수 있다. 주로 몸통에서 손·발을 뻗을 때 힘을 전달하고, 반대로 손·발에서 받은 충격을 흡수해 몸 안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일종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박재현 연세사랑병원 척추센터 소장은 “척추에는 코어근육이라고 하는 작은 근육들이 존재한다”며 “큰 근육은 허리를 굽혔다 펴는 등 상하로 움직이는 작용을 하지만, 코어근육 처럼 작은 근육들은 좌우로 움직이는 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어근육은 작은 근육으로 따로 운동한다는 생각을 거의 못해 발달이 덜 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예컨대 서서 중심잡는 동작과 등 코어근육을 발달시킬 수 있는 운동을 한다면, 척추 주변 및 속근육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이 근육도 하체근육 못잖게 장수와 연관이 있다. 캐나다에선 8000명의 연구 대상자를 13년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복근과 코어근육이 가장 약했던 사람들은 이 부위가 가장 강했던 사람들보다 사망률이 더 높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연구진은 10주 동안 코어근육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한 남성이 요통을 겪을 가능성이 30%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규태 광화문 유피테르 퍼스널트레이닝 스튜디오 원장은 “가슴·어깨 등 겉으로 드러난 큰 근육보다 척추 주변의 속 근육을 키우는 코어운동이 척추재활 치료에 효과적”이라며 “일반적으로 피트니스센터에서 시행하는 웨이트트레이닝은 척추를 안정시키는 게 아닌 몸통 바깥쪽의 큰 근육을 키우는 훈련 위주의 동작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코어근육이 강하면 척추를 잘 지탱할 수 있고, 척추가 탄탄하면 몸 전체가 구조적으로 튼튼해진다”며 “이럴 경우 근력이 상승해 더 무거운 증량을 들 수 있으므로 웨이트트레이닝 중량을 늘리고 싶은 남성도 코어운동을 병행하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허리의 척추기립근, 배 앞쪽의 복직근, 무릎 앞쪽의 대퇴사두근 등 바깥의 큰 근육을 강화시키면 힘을 발생시킬 때 유리하다. 반면 디스크 사이의 공간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데에는 불리하므로 척추디스크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운동 시 요추를 반복적으로 굽히면 척추 뒤쪽 관절이 굵어지고 퇴행성 변화가 빨리 진행될 수도 있다.

박재현 소장은 “척추에 문제가 있다면 굳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필요는 없다”며 “서서 중심잡는 운동이나 외다리 자전거 등 간단한 운동부터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규태 원장은 “허리에 통증이 느껴지거나 무리가 가는 느낌을 받을 때 코어운동을 꾸준히 하면 유연성이 향상되고, 균형 잡힌 몸을 만들 수 있다”며 “척추를 강화시켜 몸 전체가 구조적으로 안정화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인체의 중심을 담당하는 코어근육이 단련돼야 무너지지 않고 몸의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준호 나누리병원 강남본원 재활의학과 과장은 “코어근육을 강화하면 눈에 보이는 큰 근육들이 자리를 잘 잡을 뿐만 아니라 척추 및 관절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하지만 잘못된 근육강화 운동은 요추 손상에 의한 2차 요통을 유발할 수 있어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예컨대 △허리·골반운동을 하는데 예전에 없던 통증이 느껴지거나 △오래 걷는 게 힘들다거나 △한쪽 다리로 균형을 잡는 동작이 어렵다면 코어근육이 약해진 게 아닌지 한번쯤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밖에 △양쪽 어깨높이가 다르거나 △엉덩이가 처졌거나 △좌우 골반의 높이가 다르거나 △무릎을 펴고 상체를 숙였을 때 한쪽 등과 허리가 솟아 있을 때도 코어근육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다.

척추에 문제가 있거나 코어근육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대표적인 척추운동으로 알려진 엎드려 상체들기(골반은 바닥에 대고 상체만 위로 올리는 운동)는 권하지 않는다. 오준호 과장은 “엎드려 상체들기나 윗몸일으키기는 척추신경을 둘러싼 공간을 좁아지게 만들어, 즉 디스크 내압을 증가시켜 협착증 환자에게는 위험한 운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들 운동이 복근 강화에는 효과가 있겠지만 척추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 과장은 “그렇다고 무조건 근력운동을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고, 몸에 문제가 느껴진다면 전문의를 찾아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며 “척추관협착증도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달리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자신의 몸을 잘 아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코어근육이 잘 정리돼 있으면 몸매를 이상적인 라인으로 다잡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유산소운동만 하면 군살은 줄어들지만 라인까지 잡는 것은 어렵다.
코어운동은 배우 최여진 씨의 몸매유지 비법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최 씨는 “코어운동은 척추와 연결돼 있는 몸의 중심근육을 단련시켜 몸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잡는 데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이규태 원장은 “초보자에게 가장 추천되는 코어운동은 ‘플랭크(plank)’”라며 “푸시업 기본자세에서 팔꿈치를 구부린 뒤, 팔이 아닌 전완에 체중을 싣는 자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때 몸은 어깨부터 발목까지 일직선을 이루되, 복근에 힘을 줘 코어근육 전체를 수축시키는 게 포인트”라며 “심호흡을 하며 일정 시간 자세를 유지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처음 이를 시행하는 사람은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등 30초도 버티기 힘들다. 이 자세에서 힘을 가장 많이 쓰는 부위는 복직근, 내외복사근, 광배근이다. 처음엔 짧은 시간만 버티다가 점차 시간을 늘려간다.

플랭크 자세에 익숙해졌다면 ‘버피테스트’(Burpee test)에 도전해 본다. 이는 코어에 가장 좋은 전신 유산소성 근력 운동이다. 처음 해본 사람은 간혹 구토까지 하는 등 강도가 굉장해 ‘악마의 운동’으로 불리기도 한다.
원래 체력 테스트 목적으로 만들어진 운동이나 전신 집중운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운동선수들의 체력 향상을 위한 필수 운동으로 꼽히는 만큼 운동 강도가 높다.

우선 허리를 곧게 펴고 선 뒤, 상체를 숙이고 바닥에 양손을 짚는다. 양쪽 다리를 점프하듯 뒤로 쭉 뻗어 어깨와 발끝이 일직선이 되도록 한다. 이때 배에 힘을 준 뒤 양 발을 팔 앞쪽으로 당기듯 점프하며 양팔 사이에 둔다, 양손을 하늘 위로 쭉 뻗으며 다시 일어선다. 이 때 익숙해진 사람은 점프해서 일어나는 것도 좋다. 이를 초보자는 15회 3세트 정도로 반복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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