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최모 씨(32·여)는 최근 출산휴가를 마치고 복직준비를 하면서 고민거리가 늘었다. 모유수유를 했던 탓인지 젖이 멈추지 않고 흘러 옷까지 흠뻑 적셨다. 수유패드를 착용해도 그때 뿐, 큰 효과가 없다. 아이도 모유가 입에 맞아서인지 모유가 아니면 칭얼대는 탓에 젖도 줄이지 못하고 스트레스가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그렇다고 복직하는 시기를 늦출 수도 없어 난처하다.
전통적 방법으로는 식혜나 엿기름물을 먹는 게 대표적이다. 엿기름물은 한방에서 약재로 널리 이용돼 왔다. 한방에서 ‘맥아(麥芽)’라 부른다. 비장·간·위장에 작용해 소화불량·식욕부진·구토·설사 등에 효과적이다. 특히 맥아는 여성의 유선에 작용, 자주 복용하면 젖 분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단유하려는 엄마들이 많이 찾는다.
간혹 젖을 말리려고 가슴을 동여매는 엄마가 있다. 이는 오히려 유관이 막히거나, 유선염을 유발할 수 있어 삼간다.
갑자기 젖을 끊는 것은 아기와 엄마 모두에게 매우 힘든 일이다. 엄마는 유축을 제때 하지 못하면 젖이 심하게 불어서 유선염이나 유방농양이 생길 수 있고, 호르몬변화로 우울증 등이 생기거나 악화될 수 있다.
아기도 젖떼기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경우, 심리적 퇴행을 겪을 수 있다. 예컨대 자꾸 보채거나, 안아달라고 하고, 인형을 가지고 다닌다던지, 뭔가를 깨물거나, 복통·변비를 호소하기도 한다. 이럴 경우엔 일단 젖떼기를 중단하고 아기가 자연스럽게 젖을 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 다시 시도하는 게 좋다.
한정열 교수는 “젖을 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기가 먹으려 할 때만 젖을 주는 것”이라며 “먹을 시간이 됐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젖을 주기보다는 아기가 먹고 싶어할 때에만 주면서 서서히 수유 횟수를 줄이는 게 아기와 엄마에게 모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방법은 어느 정도의 적응시간이 필요하며 아기의 월령을 고려해야 한다. 돌이 지난 아기라면 점점 분유의 양과 횟수를 늘리면서 모유에 대한 관심을 분유로 자연스럽게 돌리면 된다. 돌 전의 아기라면 8개월부터 빨대를 사용할 줄 알게 되므로, 아기에게 연습시킨 뒤 젖을 떼는 과정을 거치면 된다.
한 교수는 “평소 유축기나 손으로 젖을 소량씩 짜내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며 “젖은 비워진 만큼 생성되기 때문에 젖을 다 비우지 말고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만 짜내는 게 포인트”라고 조언했다.
손을 이용할 때에는 유륜 위·아래 2~3㎝ 부위를 눌러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만 짜주면 된다. 3시간 간격으로 8번 정도 유축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후 익숙해지면 2~3일 간격으로 1~2회씩 횟수를 줄여 나가 젖에 무리가 없도록 서서히 끊어야 울혈과 유선염을 예방할 수 있다.
만약 이런 방법을 모두 시도했는데도 젖을 끊을 수 없거나 급하게 끊어야 하는 엄마는 ‘약물처방’을 고려해볼 수 있다.
가장 많이 처방되는 게 ‘팔로델’(성분명 브로모크립틴, bromocriptine)이다. 한정열 교수는 “이 약은 효과는 좋지만 부작용이 너무 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젖을 끊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허가를 취소했다”며 “부작용으로는 수유부의 사망, 경련, 뇌졸증, 저혈압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약물을 사용해야 된다면 ‘도스티넥스’(성분명 카베골린, cabergoline)를 처방받는다. 이 약은 안전하게 젖을 말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팔로델은 하루에 2번씩 14일 정도 복용해야 하지만, 도스티넥스는 하루 1회 복용(1.0㎎)으로 부작용 없이 95% 정도의 단유 성공률을 보인다.
한 교수는 “간혹 이런 약물을 복용했다가 재수유해야 하는 경우엔 어떡하냐고 고민하는 엄마들이 많다”며 “이런 약물들은 젖을 만드는 ‘프로락틴(prolactin)’이라는 호르몬을 억제하는 것 외는 아기에게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바로 수유해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젖을 끊는 동안 아기가 애정과 친밀감을 잃었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아기에게 더 많은 관심을 주고 스킨십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