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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직날 다가오고 모유 흘러넘치고 아기는 칭얼칭얼… 효과적 단유법?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2-28 15:55:11
  • 수정 2014-03-04 12: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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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혜·엿기름물 도움, 하루 8회 유축에서 점차 횟수 줄여 … 아기와 정서적 유대 지속해야

단유 방법으로는 엿기름물·식혜 마시기, 유축하기 등 다양하며 급하게 젖을 끊어야 할 때에는 팔로델·도스티넥스 등 약물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교사 최모 씨(32·여)는 최근 출산휴가를 마치고 복직준비를 하면서 고민거리가 늘었다. 모유수유를 했던 탓인지 젖이 멈추지 않고 흘러 옷까지 흠뻑 적셨다. 수유패드를 착용해도 그때 뿐, 큰 효과가 없다. 아이도 모유가 입에 맞아서인지 모유가 아니면 칭얼대는 탓에 젖도 줄이지 못하고 스트레스가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그렇다고 복직하는 시기를 늦출 수도 없어 난처하다.
 
요즘엔 육아도 현명하게 해야 하는 시대다. 예전처럼 ‘애들은 알아서 큰다’는 말은 요즘 젊은 엄마들에게 큰일 날 소리로 들린다. 아기와 엄마간의 유대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바쁜 현대여성은 맞벌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두고 다시 일터로 나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게 바로 ‘모유수유’다.
 
모유는 아이에게 가장 완벽한 영양식이다. 뿐만 아니라 엄마와 살을 맞대면서 정서적으로 유대감을 키울 수 있어 적극 권장된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2001년 9.8%였던 국내 모유수유율이 2012년 36.2%로 계속 증가 추세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이 50~70%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아직은 낮은 수준이다.
 
김미경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출산 후 약 7일간 나오는 초유는 1ℓ당 580㎉로 탄수화물 53g, 단백질 37g, 지방 29g으로 이뤄져있고 면역물질이 많다”며 “초유는 색깔이 진하고 면역성분이 많아 아이에게 먹이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초유가 아닌 보통 모유는 1ℓ당 700㎉로 탄수화물 74g, 단백질 13g, 지방이 42g이다. 두 돌까지 아이에게 가장 이상적인 영양공급원은 모유로, 이후에는 모유만으로 영양공급이 충분치 않으므로 이유식을 병행하면 된다.
김미경 과장은 “모유의 칼로리는 지방 성분이 좌우하는데 식단이나 몸 상태에 따라서 하루에 2g 정도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최근엔 12개월 이상 모유수유한 아동은 알레르기비염에 노출될 확률이 떨어지고, 과잉행동장애(ADHD)를 예방한다고 알려졌다.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모유수유를 하는 게 절대적으로 바람직하다는 의미다.
 
보통 영양적인 측면에서 생후 1년 정도가 되면 아기도 성인처럼 하루 세 끼 섭취가 중요해진다. 엄마와 아기의 관계를 확인하는 정서적인 연결고리로서 이 시기가 지나서 모유를 먹여도 괜찮다. 모유수유를 하면서도 아기가 이유식을 순조롭게 먹고 있다면 억지로 끊을 필요는 없다.
 
주의해야 할 것은 영양섭취를 모유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성장단계에 맞춰 모유수유를 마치는 시기를 정하는 게 포인트다. 모유에서 충분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기간은 생후 5~6개월 내외다.
 
한정열 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아이는 성장하면서 더 많은 영양소를 필요로 하고 모유 외에도 보충해야 할 부분이 생기기 때문에 이 시기부터 이유식 시작을 권하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젖을 끊기보다는 이유식을 정착시키는 기간에 모유를 간식처럼 먹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회생활 등 어쩔 수 없이 모유수유를 중단해야 한다면 단계에 맞춰 서서히 끊는 게 좋다. 전통적인 민간요법과 약물요법 등의 도움으로 단유(斷乳) 과정을 거치면 된다.

전통적 방법으로는 식혜나 엿기름물을 먹는 게 대표적이다. 엿기름물은 한방에서 약재로 널리 이용돼 왔다. 한방에서 ‘맥아(麥芽)’라 부른다. 비장·간·위장에 작용해 소화불량·식욕부진·구토·설사 등에 효과적이다. 특히 맥아는 여성의 유선에 작용, 자주 복용하면 젖 분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단유하려는 엄마들이 많이 찾는다.
간혹 젖을 말리려고 가슴을 동여매는 엄마가 있다. 이는 오히려 유관이 막히거나, 유선염을 유발할 수 있어 삼간다.
 
갑자기 젖을 끊는 것은 아기와 엄마 모두에게 매우 힘든 일이다. 엄마는 유축을 제때 하지 못하면 젖이 심하게 불어서 유선염이나 유방농양이 생길 수 있고, 호르몬변화로 우울증 등이 생기거나 악화될 수 있다.
 
아기도 젖떼기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경우, 심리적 퇴행을 겪을 수 있다. 예컨대 자꾸 보채거나, 안아달라고 하고, 인형을 가지고 다닌다던지, 뭔가를 깨물거나, 복통·변비를 호소하기도 한다. 이럴 경우엔 일단 젖떼기를 중단하고 아기가 자연스럽게 젖을 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 다시 시도하는 게 좋다.
 
한정열 교수는 “젖을 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기가 먹으려 할 때만 젖을 주는 것”이라며 “먹을 시간이 됐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젖을 주기보다는 아기가 먹고 싶어할 때에만 주면서 서서히 수유 횟수를 줄이는 게 아기와 엄마에게 모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방법은 어느 정도의 적응시간이 필요하며 아기의 월령을 고려해야 한다. 돌이 지난 아기라면 점점 분유의 양과 횟수를 늘리면서 모유에 대한 관심을 분유로 자연스럽게 돌리면 된다. 돌 전의 아기라면 8개월부터 빨대를 사용할 줄 알게 되므로, 아기에게 연습시킨 뒤 젖을 떼는 과정을 거치면 된다. 

한 교수는 “평소 유축기나 손으로 젖을 소량씩 짜내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며 “젖은 비워진 만큼 생성되기 때문에 젖을 다 비우지 말고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만 짜내는 게 포인트”라고 조언했다.
 
손을 이용할 때에는 유륜 위·아래 2~3㎝ 부위를 눌러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만 짜주면 된다. 3시간 간격으로 8번 정도 유축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후 익숙해지면 2~3일 간격으로 1~2회씩 횟수를 줄여 나가 젖에 무리가 없도록 서서히 끊어야 울혈과 유선염을 예방할 수 있다.

만약 이런 방법을 모두 시도했는데도 젖을 끊을 수 없거나 급하게 끊어야 하는 엄마는 ‘약물처방’을 고려해볼 수 있다.
가장 많이 처방되는 게 ‘팔로델’(성분명 브로모크립틴, bromocriptine)이다. 한정열 교수는 “이 약은 효과는 좋지만 부작용이 너무 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젖을 끊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허가를 취소했다”며 “부작용으로는 수유부의 사망, 경련, 뇌졸증, 저혈압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약물을 사용해야 된다면 ‘도스티넥스’(성분명 카베골린, cabergoline)를 처방받는다. 이 약은 안전하게 젖을 말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팔로델은 하루에 2번씩 14일 정도 복용해야 하지만, 도스티넥스는 하루 1회 복용(1.0㎎)으로 부작용 없이 95% 정도의 단유 성공률을 보인다. 
 
한 교수는 “간혹 이런 약물을 복용했다가 재수유해야 하는 경우엔 어떡하냐고 고민하는 엄마들이 많다”며 “이런 약물들은 젖을 만드는 ‘프로락틴(prolactin)’이라는 호르몬을 억제하는 것 외는 아기에게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바로 수유해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젖을 끊는 동안 아기가 애정과 친밀감을 잃었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아기에게 더 많은 관심을 주고 스킨십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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