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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유레아플라즈마, 성병 여부로 싸우기보다 ‘치료’부터 신경써야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1-28 16:03:14
  • 수정 2014-02-04 16: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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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한 만큼 ‘성병 여부’ 놓고 논란, 성경험 적은 젊은 여성 40% 서 발견 … 항생제 치료 어려운 편

유레아플라즈마는 성경험 없는 여아와 화장실 변기서도 발견되는 만큼 성병 여부를 놓고 과민하게 반응할 게 아니라 조기발견, 재발방지, 배우자 공동치료 등에 힘쓰는 게 더 중요하다.

자영업을 하는 김 모씨(25)는 최근 질염이 생긴 것 같아 산부인과를 방문했다가 당황스런 이야기를 들었다.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검사하기 위해 냉검사를 받았는데 ‘유레아플라즈마’(Ureaplasma urealyticum)라는 균이 검출됐다는 결과가 나왔다. 처음 들어본 이름인데다 산부인과에서는 ‘남자친구도 함께 치료받아야 한다’고 말해 더욱 애가 탄다. 일종의 성병으로 볼 수 도 있다는 말에 남자친구가 괜히 밉고, 반대로 자신이 남자친구에게 의심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서로 오랜기간 사귀어 오면서 ‘하늘에 맹세코 딴 짓 한 적 없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데 검사결과 때문에 좋았던 관계가 틀어질까봐 걱정된다.
 
유레아플라즈마균은 성인 남녀 70%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해 성병으로 봐야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감염돼도 심각하거나 특징적인 염증반응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여성은 질염·골반염·방광염·불임·습관성 유산 등이, 남성은 전립선질환 등이 유발되기도 한다. 또 일반적인 검사로는 잘 검출되지 않아 유전자(DNA)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신용덕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은 “일반적으로 유레아플라즈마는 성병균으로 인식되는 편”이라며 “다만 유아에게서도 발견되고 화장실의 위생시설에서도 발견되는 만큼 아직 더 밝혀져야 할 점이 많은 균이어서 성병 여부에 대해 의료계에서도 이견이 많다”고 말했다
 
이 균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많이 발견된다. 여자어린이의 경우 약 5%에서 나타난다. 젊은 여성의 경우 성적인 활동이 거의 없는 사람에서 약 40%가, 성적으로 활발한 여성에선 67%가 발견된다. 폐경이 지난 여성의 약 25%에서도 이 균이 나타난다.
 
건강한 젊은 남성은 63%에서, 비임균성 요도염을 가진 남성은 25~35%에서 이 균이 존재한다. 그렇다고 흔히 발견될 수도 있는 균이라고 해서 치료를 안 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의외로 치료시기를 놓쳐 쉽게 치료되지 않는 난치성 유레아플라즈마 감염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적잖다.

신용덕 원장은 “유레아플라즈마는 보통의 세균보다 더 작은 균으로 대개 성접촉으로 전파되나 성과 무관하게 감염되기도 한다”며 “중증 합병증을 유발하는 경우는 적어 너무 걱정하지는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모든 질병이 그렇듯 건강상태가 허약해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더 많은 해를 끼치고 치료도 어려워 조기에 발견됐을 때 바로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부 박 모씨(29)도 같은 검사결과로 당황하고 있다. 남편과 1년째 임신을 계획하는 중인데, 산부인과 의사가 “유레아플라즈마는 골반염 등을 유발해 불임의 원인으로 꼽힌다”며 겁을 준 것이다. 박 씨가 너무 당황하자 그는 “치료하면 좋아진다”고 달랬지만 불편한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물론 유레아플라즈마균만이 불임의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이 균이 여성에게 질염·자궁경부염·골반염·방광염 등을 유발해 불임·습관성 유산·주산기사망·신생아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남성이 유레아플라즈마에 노출되면 정자의 운동이 느려지는 등 방해를 받기도 한다.
 
신 원장은 “물론 치료되면 해결되지만 치료는 쉽지 않다”며 “특히 유레아플라즈마로 골반염이 오래 지속돼 난관이 주위 조직과 유착하거나 막히는 등 후유증이 발생했다면 유레아플라즈마만 치료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마크로라이드(Macrolides) 계통의 아지트로마이신(Azithromycin)이나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s) 계통의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 등 항생제로 치료한다”며 “치료 실패시 약물을 바꿔서 투약하며, 성관계파트너와 함께 치료해 지속적 감염과 재발을 막는다”고 말했다. 이어 “치료를 받고 3주가 지나면 다시 검사를 시행해 균이 없어졌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자신의 체력관리 등에 힘써 면역력을 높이는 것도 기본이다.
 
신용덕 원장은 “유레아플라즈마는 너무 심각하게 걱정할 균은 아니며 흔한 만큼 성병 여부로 보는 의료진의 의견도 조금씩 다르므로 이 균의 존재 유무로 부부싸움을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다만 불임증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자연유산의 경우에도 이 균이 발견되고, 임신 중기 한국인 ‘양막조기파수’ 임부의 양수를 검사한 결과 양수가 조기파열된 산모의 23%에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산부인과 교과서에도 언급돼 있는 만큼 균이 발견되면 무시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해 치료받는 게 권장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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