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운 날씨로 근육·관절 경직돼 뼈에 충격 그대로 전달 … 손목·발목·허리·대퇴골 순 빈도 높아
김필성 부민병원 관절센터 부장
‘당신의 어머니나 할머니가 빙판길에서 넘어져 골절된 경험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한 번도 없다’고 답변할 사람은 많지 않다. 낙상사고는 저체온증, 동상과 함께 겨울철 3대 질환으로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근골격계질환 보고서에 따르면 낙상사고 발생률은 여자가 남자보다 약 2배 높으며, 노년기 낙상골절의 경우 3명중 1명만 치료 후 원상태로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년층은 일반인보다 낙상 후 2년내 사망률이 2배 높았다.
부민병원이 2012년 12월부터 2013년 2월까지 낙상사고로 내원한 110명의 환자를 조사한 결과 골절상은 남성(34%)보다 여성(66%)에서 더 자주 발생했다. 50대 이상 여성이 전체 골절환자의 54%를 자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절은 요골(손목), 발목, 요추(허리), 대퇴골(엉덩이)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손목과 엉덩이는 넘어지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땅을 짚거나 엉덩방아를 찧어 골절되기 쉽다. 여성은 하이힐로 인해 발목부상을 입는 경우도 많다.
골반과 다리를 이어주는 고관절은 손상될 경우 일상생활을 지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요한 부위다. 고관절골절 중 발생 빈도가 높은 대퇴부 경부골절(엉덩이)은 장시간 방치할 경우 골절부위가 잘 붙지 않고 뼈가 주저앉아 다리변형을 유발할 수 있다. 초기에는 비수술요법으로, 증상이 악화된 후에는 손상된 엉덩이 주위 관절을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고관절치환술로 치료한다.
어린이는 낙상사고로 손목과 팔꿈치 등에 부상을 입을 때가 많으며, 뼈가 유연해 X-레이로는 발견이 어려울 수 있다. 부상 부위에 부종이 보인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검사받는 게 좋다.
김필성 부민병원 관절센터 부장은 “요즘처럼 기온이 낮을 때에는 근육과 관절이 경직돼 외부충격이 뼈로 그대로 전달되고 골절이 쉽게 발생한다”며 “특히 대퇴부 경부골절 등 고관절골절은 치료가 까다롭고 방치할 경우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평소 규칙적인 운동으로 하체근력을 키워야 한다”며 “고령 환자의 경우 날씨가 너무 추운 날에는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낙상사고를 당했을 때 적절히 대처하면 2차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낙상 환자를 발견한 경우 의식상태를 확인하고 바로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환자를 무리하게 옮기는 행위는 피해야 한다.
환자의 의식이 없을 때에는 머리를 뒤로 기울이고 턱을 밀쳐 올려 기도를 열은 후 자가호흡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자가호흡이 없다면 즉시 인공호흡을 실시한다. 의식이 있을 때에는 어디가 아픈지 물어 통증 및 출혈부위를 확인해야 한다. 이후 부목 등으로 통증부위 관절을 고정한 후 냉찜질로 부종을 가라앉히는 게 좋다. 출혈이 있을 때에는 손상 부위를 심장보다 높은 곳에 위치시켜 과다출혈을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