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질에 맞는 탕액·외치시스템·식생활교정 등 복합 처방으로 재발까지 방지
장진평 하늘마음한의원 부천점 원장이 건선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얼굴과 몸 전체에 늘어난 심각한 건선 때문에 고통의 늪에서 헤어날 수 없었던 직장인 박 모씨(32)는 요즘 날아갈 것만 같다. 그는 지난 5년간 건선치료를 위해 좋다는 것을 다 해봤지만 그렇다 할 결과를 얻지 못해 실망하고 있었다. 통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공기 좋은 곳에 가면 나을 수 있다는 말에 산골 외진 곳에 가서 생활하기도 했다.
처음 병원치료를 받았을 때에는 스테로이드 부작용에 시달리기도 했다. 당시 사람들은 박 씨를 마치 괴물 보듯 인상을 찌푸리며 가까이 다가오기를 꺼렸다. 박 씨는 “그런 취급을 받자 성격도 난폭해졌다”며 “건선 때문에 모든 게 망가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어머니의 권유를 받아들여 한방치료를 시작했다. 체질에 맞는 탕약을 마시고 스테로이드제가 함유되지 않은 보습제를 발랐으며, 한의사가 코치해준 대로 식이요법도 병행했다. 그렇게 3개월쯤 지나자 차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가려움증이 약해지고 피부의 반점들도 엷어지기 시작했다. 또 2개월이 지났다. 가려움증과 반점들은 언제 그랬냐 싶게 많이 좋아졌다. 박 씨는 요즘 외출하는 게 즐겁다.
건선은 대표적인 만성피부질환 중 하나로 피부에 은백색 비늘같은 게 생기거나 붉은색 반흔이 나타난다. 국내 전체 인구의 1~2% 정도에서 발병하고 있다.
원인은 아직 완벽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면역세포인 T세포의 활동성이 증가돼 분비된 면역 물질이 피부의 각질세포를 자극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세포가 빠르게 자라나기 때문에 피부 위에 비듬 같은 각질이 겹겹이 쌓여서 보이게 된다.
이밖에도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약물, 피부자극, 건조함, 상기도 염증, 정신적 스트레스 등이 건선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건선은 때로는 저절로 조금씩 좋아지기도 하고 반대로 전신으로 퍼지는 경우도 있어 항상 주시해야 한다. 가려움증은 습진 등 다른 피부병에 비해 심하지 않은 편이다. 무릎과 팔꿈치에 가장 많이 생기며, 엉덩이나 두피에도 흔하다. 그 다음으로 팔, 다리, 손, 발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문제는 건선이라는 질환 자체의 심각성보다 치료가 어렵다는 점이다. 박 씨도 “치료방법이 없다고 여겨져 치료에 불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즉 치료를 중도포기하거나 방치해 병을 키우게 돼 증상이 더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한방에서는 건선의 원인을 ‘면역시스템 이상’으로 본다. 따라서 면역강화에 중점을 둔 치료를 한다. 한의학에서는 체내에 축적된 독소물질을 배출·차단하고, 해독 및 면역력을 강화시켜 건선을 치료하고 재발을 막는다.
난치성 피부질환 한방치료를 시행하는 장진평 하늘마음한의원 부천점 원장은 “이상면역 반응의 결과인 건선을 치료하려면 면역계 교란을 바로잡는 내적 치료와 오염물질의 유입을 차단하는 외적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며 “두가지 치료시스템은 건선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건강 상태를 회복해 재발까지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적치료로는 해독탕 치료와 심부온열주열치료를 시행한다. 외적 치료의 경우 외치 약물치료, 광선치료, 식생활 개선 가이드 제공이 기본이다.
‘4체질 8형 진단’에 의한 맞춤형 해독탕을 복용하면 심부온열이 상승해 체내 독소를 배출시키고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심부온열주열치료는 정체된 기혈을 풀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피부 깊숙이 축적돼 있는 독소를 배출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외치 약물치료와 광선치료는 염증유발을 억제시키고, 피부재생을 촉진한다. 경혈을 자극해 인체의 자생력을 돕고 장부의 대소 편차를 바로잡는 ‘침요법’, 어혈을 제거하고 막힌 기를 소통시켜주는 ‘부항요법’도 병행하고 있다.
장진평 원장은 “피부질환이 발생한 원인을 ‘면역교란’으로 보고, 외부 독소유입을 차단하지 못하는 것은 장 면역체계의 손상 때문”이라며 “이를 교정해 근본적인 원인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장육부의 대사 기능이 정상화되면 일상생활로 돌아가도 건선은 쉽게 재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