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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창조한 ‘죽음의 신’ 방사능, 그 정체와 대비법은?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3-09-12 16:56:30
  • 수정 2019-12-01 11:3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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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슘-137·요오드-131등 DNA 손상, 백혈병·암·기형아 유발 … 음식물 통한 내부피폭 더 위험

미국 서부영화의 0대부 존 웨인(John Wayne)은 1954년 영화 ‘정복자’ 촬영 당시 방사능에 피폭됐으며, 결국 폐암·대장암 등으로 생을 마감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후폭풍으로 어패류 섭취량 감소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음식물 섭취를 통한 방사능 내부피복은 외부피폭보다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이 더 오래 가고 강도도 높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존 웨인(John Wayne, 1907~1979)은 미국 서부영화의 상징적인 존재로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했던 배우 중 하나다. ‘역마차’, ‘황야의 결투’, ‘알라모’ 등 다수 영화에 출연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화배우 존 웨인은 말년에 폐암, 위암, 담낭암 등으로 고생하다가 1979년 7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폐암과 대장암이었다. 

미스테리한 점은 1954년도 작품인 ‘정복자’에서 그와 함께 일했던 감독·배우·제작진·엑스트라 등이 비슷한 원인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이다. 딕 파우엘 감독은 1963년 임파선암과 폐암으로, 여주인공인 수잔 헤이워드는 1975년 피부암·유방암·자궁암·뇌암으로 사망했다. 조연이었던 페드로 알멘다리스는 임파선암으로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후 권총자살했다. 이처럼 1954~1980년 사이 220명의 배우·스태프 중 90여명이 암 진단을 받았고, 이 중 50여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엑스트라로 출연했던 인디언 300여명도 대부분 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현상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존 웨인 등의 죽음은 방사능 피폭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영화 촬영지였던 미국 유타주 사막이 수많은 핵실험이 진행된 것으로 유명한 네바다주 사막과 200㎞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실제로 냉전 당시 미국은 이곳에서 수많은 핵실험을 진행했는데 여기에 참여했던 군인 중 상당수가 5~8년 사이에 백혈병이나 암에 걸린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언론은 이들을 ‘아토믹 솔저(Atomic Soldier)’라고 불렀다.
이밖에 방사능의 무서움을 느낄 수 있는 사례는 많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 투하, 체르노빌 및 후쿠시마 원전사고 등이 대표적인 예다.

‘죽음의 신’ 방사능, 암·심혈관질환·생식기계질환·기형아 등 유발

‘죽음의 신’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방사능(放射能, radioactivity)은 라듐, 우라늄, 플루토늄, 토륨 등 원소의 원자핵이 붕괴되면서 방사선을 방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방사능은 쉽게 말해 방사선의 세기를 말하며, 엄밀히는 단위 시간당 원자핵 붕괴 수를 가리킨다. 방사선은 우라늄, 플루토늄 등 원자량이 매우 커 핵이 너무 무거운 원소들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스스로 붕괴하며 다른 원소로 바뀔 때 방출하는 입자나 전자기파를 일컫는다.

방사선은 물질을 투과하며 인체에 ‘전리(電離)’ 작용을 일으켜 해를 끼친다. 전리는 방사선이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로부터 전자를 튕겨내 양이온(+)과 전자(-) 한 쌍으로 분리하는 것을 말한다.
방사선은 인체를 통과하면서 전리작용을 통해 세포의 증식과 생존에 필수적인 DNA에 화학적 변성을 가져올 수 있다.

방사능은 자연에 원래부터 존재하고 인체에 극미하게 축적되는 천연방사능, 인공적으로 만들어지고 인체에 축적되는 것을 인공방사능으로 나뉜다. ‘세슘-137’, ‘요오드-131’, ‘스트론튬-90’ 등은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선을 내뿜는 대표적인 인공방사능 물질이다.
이석호 가천대 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방사능 피폭으로 인한 대표적 질환은 갑상선암과 백혈병”이라며 “특히 어린이 및 청소년기에 방사선에 노출되는 경우 암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방사능은 고형암, 백내장, 심혈관계질환, 생식기계질환, 신경정신계질환 등을 일으킨다.

세슘-137은 수용성 유독물질로 보통 수증기를 통해 체내에 유입된 후 근육 등에 축적된다. 축적된 세슘은 세포 내 DNA를 손상 및 파괴시켜 불임, 전신마비, 골수암, 폐암, 유방암, 갑상선암, 기형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반감기(방사성 물질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기간)가 30년에 달해 한 번 오염되면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는 게 쉽지 않다. 세슘이 축적됐을 때에는 ‘프러시안블루(Prussian blue)’라는 약품을 사용해 대변으로 배출시키는 치료법을 사용한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관계자는 “세슘-137은 물리적반감기가 30년, 생물학적반감기는 109일 정도인 방사성동위원소”라며 “수용성이기 때문에 장을 통해 100% 흡수되며, 과다 축적 시 각종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경우 프루시안블루 1g을 물과 함께 하루 3번씩 3주간 투여해 방사능을 대변으로 배출시킨다”며 “이뇨제를 투여해 체외로 배출시키는 방법도 피폭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요법은 과도하게 방사선에 노출됐을 때에만 쓰이며, 일반인에 대해서는 적용할 필요가 없다.

요오드-131은 갑상선으로 침투해 갑상선암 등을 일으킨다. 반감기가 8일 정도로 짧아 세슘보다는 덜 치명적이며, ‘요오드화칼륨(Iodine Kalium, KI)’을 투여하면 치료 가능하다. 이석호 교수는 “방사성 요오드에 의해 피폭되면 요오드화칼륨을 최대한 빨리 경구 투여해야 한다”며 “7~14일간 꾸준히 사용해 방사성요오드가 체내에서 재순환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예방을 목적으로 임의 복용하거나 과다 투여하면 요오드중독증이나 갑상선기능저하증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방사능 노출시간 및 정도에 따라 생존율 천차만별

급성방사선증후군(방사능병, ARS)은 전신 혹은 광범위한 신체 부위가 대량의 방사선에 노출될 경우 나타나는 신경혈관계·조혈계·위장관계·피부질환 등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이 중 조혈계와 위장관계는 방사능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치명적인 손상을 받게 된다. 방사선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증상은 심해지고 사망률이 높아진다.

피폭 초기에는 오심, 구토, 무력감, 식욕 부진, 설사 등 증상이 최대 3일 정도 지속된다. 이후 약 1~3주간의 잠복기를 거치는데 그동안 림프구·혈소판·위장점막세포들은 계속 파괴된다. 잠복기가 지나면 방사선 노출기간 및 정도에 따라 질병이 발생할 수도, 적절한 치료로 치유될 수도 있다.
특히 생식세포의 경우 세포분열이 활발해 방사선에 대한 민감도가 높으며 그 영향이 후대까지 이어진다. 방사선으로 DNA가 손상되면 기형을 지닌 아이가 태어날 수 있다.

방사선으로 인한 생물학적 영향을 나타내는 단위는 시버트(Sievert, ㏜)로 국내에서 자주 쓰이는 밀리시버트(millisieverts, m㏜)의 1000배를 말한다. 인간이 보통 자연에서 받는 방사능 조사량은 0.0035㏜(3.5m㏜)정도로 알려져 있다.

노출량이 1~3㏜일 때에는 두통, 구토, 메스꺼움, 피로, 식욕부진 등 일반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면역체계가 저하돼 있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높고, 여성의 경우 영구적인 불임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 사망률은 10~35% 정도로 추정된다.
방사선 노출량이 4~5㏜이면 30일 이후 사망률은 50%에 달하며 내부 출혈, 감염, 암 등의 발생률이 높아진다.
6~10㏜의 방사선에 노출되는 경우 사망률은 거의 100%에 가까우며 위·내장조직, 골수 등이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
노출량이 10㏜ 이상이면 피폭 증상이 30분 내로 나타나고 생존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대량의 설사, 내부 출혈, 탈수 등이 나타난다.

특이한 점은 피폭 초기에 극도의 피로와 메스꺼움을 느낀 후 며칠간은 ‘걸어다니는 유령’이라고 불릴 정도로 정상적인 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잠복기가 끝나면 순환기관이 파괴되고 정신착란 등이 일어나면서 결국 사망하게 된다. 1946년 5월 21일 미국 로스알라모스에서 발생한 방사능 유출사고에서 캐나다 출신의 루이스 슬로틴은 21㏜의 방사선에 노출됐음에도 약 9일간 생존했다는 기록이 있다.

음식물·공기 통한 내부피폭, 외부피폭보다 훨씬 위험

방사능 피폭은 외부방사성 물질에 의한 ‘외부피폭’과 신체 내부로 유입된 방사성물질로 유발되는 ‘내부피폭’으로 나뉜다. 외부피폭은 일정거리에서 전신 또는 신체 일정 부분이 방사선에 노출된 것을 의미한다. 이런 경우 신속히 샤워를 하거나 입고 있던 옷을 벗어 오염물을 제거해야 한다.
내부피폭은 음식물, 공기, 상해부위 오염 등을 통해 방사성 물질이 체내에 침투한 후 내부장기 및 유전자 등을 손상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인체 내 방사성 물질이 지속적으로 생물학적 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에 각종 질병을 유발하며 외부피폭보다 훨씬 위험하다.

이 교수는 “외부피폭이 확인됐을 때에는 따뜻한 비눗물로 샤워하고 중성세제로 입었던 의복을 세탁해 오염물질을 제거해야 한다”며 “내부피폭의 경우 프러시안블루나 요오드화칼륨 등 적절한 약제를 사용해 방사능이 신체 내부에 쌓이는 것을 방지하고 체외로 배출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방사능은 종류에 따라 낮은 확률로 타인에게 전이될 수 있다. 이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처럼 공기 중에 퍼진 방사성핵종 등 극소량의 방사성 물질이 몸에 묻은 경우 먼지처럼 타인에게 이전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이같은 현상이 국내에서 발생할 확률은 매우 낮다”고 조언했다.

방사능 피폭 시 행동요령 및 대피방법

원자력의학원은 방사능 피폭 시 행동요령 및 대피방법으로 △주관적인 판단과 행동 지양 △라디오, TV, 민방위 조직 등 통해 정부 지시 따를 것 △외출 삼가고 집안에서 대기, 소개(疏開) 시 비상대응요원 안내 따를 것 △우천 시 비 맞는 것 피해야 △우물·장독 뚜껑 덮을 것 △음식물은 실내로 옮기고 야외에서 음식물 섭취 금지 △가축은 축사로 옮기고 사료는 비닐로 덮을 것 △야채·과일 등 채소류는 잘 씻어서 먹을 것 △창문을 닫아 외부공기 유입을 최소화할 것 등을 제시했다.

◆방사선 이용 의료장비의 방사선 피폭량(기준 1회,단위 mSv)
-가슴 X-레이 촬영 0.1~0.3
-저선량 흉부 CT  1.6~2
-뇌 CT 6~8
-흉부 CT 8
-복부 CT 10
-조영제 투입 심혈관조영술 10~12
-혈관 CT 14~24
-양전자방출-컴퓨터단층촬영(PET-CT) :18
-다중검색컴퓨터단층촬영(MDCT):8~10이하(장비 업체 주장),20이상(반대 견해)
-연간 진단용 및 암치료 방사선 허용치:한계치 없음
-서울대병원 진단 방사선 연간 허용치:20
-원전 종사자 및 의료용 방사선 취급자
 연간 허용치 : 50
-방사성 갑상선질환 요오드 치료 :400 
 일반 방사선 암 치료: 수천 내지 1만
*CT나 심혈관조영술은 조영제 사용량을 줄이면 방사선 피폭량도 30~50% 감소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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