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는 테스토스테론 수치 낮아 호르몬요법 시급 … 불안·우울·피부노화 등 나타나
경윤수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 교수가 40대 환자와 남성갱년기 증상에 대해 상담하고 있다.
40대 이상 남성 3명 중 1명은 성기능 저하 등 남성갱년기 증상을 앓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윤수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 교수팀은 2011년부터 2년간 서울아산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40대 이상 남성 1822명을 조사한 결과 630명(34.5%)이 남성갱년기 증상을 경험하고 있었으며, 187명(10.3%)은 혈중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 수치가 3.0ng/㎖ 이하로 나타나 호르몬 보충요법 등 치료가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2일 밝혔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3.0ng/㎖ 이하인 경우 뼈의 경도가 약화되고 체지방과 근육량이 감소된다. 성생활의 만족도도 감소해 전반적인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이처럼 남성갱년기 증상이 나타나고 남성호르몬 수치가 정상 이하로 떨어졌다면 전립선질환자를 제외하고는 반드시 호르몬 보충요법 등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연구팀이 성기능 증상 및 우울증에 대한 내용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0대의 30.1%, 50대의 33.5%, 60대의 42.5%, 70대의 33.6%, 80대의 53.8%가 남성갱년기 증상을 경험하고 있었다. 이는 전체 중·장년 남성의 평균 34.5%에 해당되는 수치다.
남성호르몬 수치는 30대에 정점에 도달한 이후 점차 감소하며, 이로 인해 50~70대 남성은 장기기능이 저하되고 다양한 갱년기 증상을 앓게 된다. 이를 남성갱년기증후군이라고 한다.
성욕감소, 발기부전 등 성기능장애가 가장 흔한 증상이며 이밖에 공간인지능력 및 의욕 저하, 불안, 우울, 체지방 증가(복부 중심), 체형변화, 피부노화, 만성피로 등이 나타난다.
이번 연구에서는 남성호르몬 수치와 성생활의 연관성과 관련된 흥미로운 사실도 밝혀졌다. 조사대상 1822명 중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남성호르몬 수치가 확실하게 낮은 사람은 187명이었으나 그 중 139명(74.3%)이 성생활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응답했다.
연구팀은 한국사회 통념상 아직도 많은 사람이 성생활 문제의 외부노출을 기피하기 때문에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런 기피현상은 성생활에 대한 의학적인 평가와 진료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윤수 교수는 “남성호르몬 감소는 나이들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증상”이라며 “그러나 꾸준히 자기관리를 하면 진행속도를 얼마든지 늦출 수 있으며, 주기적으로 검사받고 전문의료진의 도움을 받는다면 삶의 질이 저하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성갱년기에 대한 호르몬치료는 신체 전반에 걸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전문의료진과 상담한 후 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단될 때에만 실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